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Article

표층과 심층의 시각에서 바라본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의 관점에서

이은희1,
Eun-Hui Lee1,
1대진대학교 박사과정
1Ph.D.Candidate, Department of Daesoon Theology in Daejin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Lee, Eun-Hui, E-mail : hhaha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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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Oct 10, 2016 ; Revised: Oct 25, 2016 ; Accepted: Nov 22, 2016

Published Online: Jun 01, 2017

초록

지금 전 세계에는 자기 안의 신성을 되찾고자 하는 영성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종교 갈등은 진행 중이다. 테러 사건, 종교 간의 분쟁 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등 오히려 더 규모가 커지고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종교 간의 화합은 더욱 요원해 보인다. 종교 간 갈등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종교공동체 사이에 소통한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가? 비록 문화가 다르고 교리적 의례적 표현은 다르지만 어느 종교이든 핵심적인 부분인 심층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종교 상호 간에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인정할 때 서로 배움의 자세가 되어 소통이 용이하게 된다. 그렇다면 종교 간의 공통점으로 무엇이 있을까? 많은 학자들은 각 종교의 신비주의에서 말하는 ‘하나됨’의 경지를 주장한다. 이 하나됨의 경지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성숙시키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의 궁극적 도달점인 것이다. 이 도달점에 이르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깨달음의 종교가 심층종교라고 할 수 있다. 표층종교가 기복적이고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심층종교는 내 안의 신성(神聖), 참나, 큰나를 깨닫는 것을 강조하는 종교이다.

표층종교와 심층종교라는 것은 비교종교학자인 오강남 교수가 편의상 분류한 용어로, 이 잣대는 상대적 개념이며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표층ㆍ심층종교의 개념은 종교생활이나 종교성의 발달을 모두 포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종교에 대한 논의를 보다 분명하고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표층ㆍ심층의 분류를 이러한 의미에서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고자 한다. 필자는 표층ㆍ심층의 용어를 빌리되 여러 학자들의 분류를 참조하여 재고찰해 보고, 이 시각을 종교적 경험과 연결해 보고자 한다.

종교성의 발달 즉 신앙의 성숙은, 진리에 대한 깊이 있는 깨달음은, 개방적이고 공감하는 태도는 어떻게 가능할까? 대부분의 많은 학자들은 ‘종교적 경험’을 꼽는다. 종교적 경험을 통해 기복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표층적인 믿음에서 좀 더 성숙한 신앙으로, 계속되는 깨달음과 그 실천으로 더욱더 깊은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종교사에는 표층종교와 심층종교의 측면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역대 종교에 대한 비판의 소리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이러한 표층과 심층의 시각으로 대순진리회 수도인들의 종교적 경험 수기 몇 가지를 분석하여, 표층에서 심층으로의 종교성의 발달이 종교적 경험을 통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특성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ABSTRACT

Currently, the whole world is being swept away by spiritual movements seeking divinity in oneself. Yet there are terror attacks, religious disputes and other conflicts continuously taking place on larger and larger scales as well as expanding further and further throughout the world. Interreligious harmony seems like a distant ideal. What is the ultimate cause of religious conflicts? Is interreligious communication truly that difficult? Even among different cultures, said cultures' varieties of ritual expressions, and various religious doctrines, there are points of general common to be appreciated if a deep perspective is adopted. When we find the common ground and understand each other's difference, it will be easier to communicate since everyone will be learning from each other. What could serve as common ground for different religions? Many scholars speak about the state of ‘oneness’ that is claimed by mysticism throughout a large array of religions. This state of oneness is typically not achieved overnight, but it serves as a prospective state which is pluralistically inclusive. This "religion of enlightenment" emphasizes the process of reaching comprehensive interreligious agreement would be characterized by a deep religious perspective. If superficial religious perspectives focuses only on faith to attain blessings and engage in blind belief, then, by contrast, deep religious perspectives emphasize inner divinity, the true self, orthe higher self.

The words, ‘superficial religious perspective’ and ‘deep religious perspective’ were defined for personal convenience by O Gang-nam, a scholar of comparative religion. Consequently, this classification is a relative binary concept lacking hard and fast rules with regards to distinctions. But the concept of superficial religious perspectives and deep religious perspectives has its advantage in allowing clearer and easier discussion about religions because it could embrace all aspects of religious life and the development of various religious sentiment. In this way, the terms surface religious perspectives and deep religious perspectives will be used in limited framework. I both borrow this concept and reconsider it by referring to other scholars' methods of classification. From that point, I explore and these views in relation to religious experience.

How does religiosity develop, maturity of religious faith take place, deep awareness of truth reveal itself, or an attitude of open-mindedness arise? After these states are realized, is interreligious agreement possible? Most religious studies scholars point out ‘religious experience.’ They say people could develop their faith from superficial religious beliefs into a more mature and deeper faith through religious experience while continuously aspiring towards enlightenment and practicing their religion in daily life.

This study will try to examine aspects of superficial religious perspectives and deep religious perspectives represented in each religion and also explore criticism of each religion. With this view of superficial religious perspectives and deep religious perspectives, some cases documenting the religious experience of Daesoonjinrihoe disciples will be analyzed to see how their religiosity develops from superficial religious perspectives into deep religious perspectives through certain religious experiences. The characteristics of those experiences will also be investigated.

Keywords: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 표층종교; 심층종교; 신비주의; 깨달음
Keywords: Daesoonjinrihoe; Religious Experience; Surface Religious Perspectives; Deep Religious Perspectives; Mysticism; Awareness

Ⅰ. 머리말

21세기 첨단과학시대, 다원화의 시대, 세계화의 시대에 세계는 아직도 종교 갈등 중이다. 테러 사건, 종교 간의 분쟁 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등 오히려 더 규모가 커지고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종교공동체 내부에서도 경전에 대한 해석이 달라 역사적으로 많은 갈등과 함께 분파가 이루어졌다. 그 분파들끼리의 소통 역시 어려움이 많다. 종교 간의 소통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인가?

소통은 공통점이 있을 때 쉬워진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인정할 때 서로 배움의 자세가 되어 소통이 용이하게 된다. 비록 문화가 다르고 표현은 다를지라도 어느 종교이든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체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종교 간의 공통점으로 무엇이 있을까? 표면적으로는 대부분의 종교에서 개인기복적인 경향을 취하고 있다는 점 등이 있다. 이것은 종교가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라는 인간의 기대를 수용한 측면으로 보인다. 심층적으로도 각 종교의 공통점이 있는데, 많은 학자들에 의하면 그것은 ‘존재의 연대성’과 ‘하나됨’의 경지이다. 표층적이든, 심층적인 부분이든 이들을 가능하게 해서 종교공동체를 성립시키고 유지시키는 것은 종교적 경험이다. 종교적 경험이란 것은 기실 모든 종교의 공통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표층종교와 심층종교라는 것은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대학 비교종교학 명예교수인 오강남이 편의상 분류한 용어로, 이 잣대가 절대적일 수 없고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상대적인 개념이다. 오강남은 표층ㆍ심층종교의 개념이 종교생활이나 종교성의 발달을 모두 포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종교에 대한 논의를 보다 분명하고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든다.1) 필자 역시 이러한 의도로 오강남의 표층ㆍ심층의 용어를 빌리되 여러 학자들의 분류도 살펴보아 이 논문의 분석틀로 사용가능한지 그 타당성을 검토해 본 후 적용하고자 한다. 이 분류는 오강남이 비교종교학을 오랫동안 하면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참조해서 정리한 것이지 오 교수만의 단독주장은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

종교공동체 간에 교리나 종교의례 등을 보면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부각된다. 하지만 거의 모든 종교의 공통요소인 종교적 경험을 살펴보게 되면 각 종교 안에서 개인의 신앙이 표층에서 심층으로 점점 심화되어 종교성이 발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종교사를 보아도 각 종교에서 심층으로 들어간 사람들끼리는 대화가 서로 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층으로 들어갈수록 열린 마음이 되고 공통점을 깨닫게 되어 종교공동체 내부뿐만 아니라 종교공동체들 간의 더욱 원활한 대화와 소통이 가능해질 수 있다. 표층ㆍ심층종교의 개념을 신앙인이나 종교공동체를 가치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와 같은 의미에서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종교적 경험이 인간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성숙시키기도 하지만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아무리 황홀한 종교적 엑스터시를 경험했다고 하더라도 그 체험을 잘못 해석하여 자신과 사회에 해독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종교적 체험, 그 체험 자체에 대한 개인의 이해까지를 아울러 ‘종교적 경험’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경험’이라는 것은 체험한 것에 대한 개인의 해석이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칼 융(C. G. Jung)에 의하면 경험은 일종의 동화과정(同化科程)이며, 이해라는 인간행위도 그 동화과정 없이는 성립되지 않으므로 반성적 고찰을 거치지 않은 경험이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2)

본 연구에서는 먼저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아 오강남의 표층ㆍ심층종교 개념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종교사에서는 종교가 표층ㆍ심층 중 어떤 모습을 띠며 변화해 왔는지, 역대 종교에 대한 비판의 소리는 표층ㆍ심층 중 어떤 종교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 살펴본다. 이러한 표층과 심층의 시각으로 볼 때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의 실제사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몇 가지 표본을 통해 살펴보고, 그 특징을 발견해 내고자 한다. 필자는 그 특징을 찾기 위해서 『대순회보』 1983년 7월(제1호)부터 2016년 9월(제185호)까지 실린 수기 약 660여 편을 분석하여 표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수기가 비록 간접자료이긴 하지만 종교적 경험에 표층적인 면과 심층적인 측면이 어떻게 나타나고 시간에 따라 종교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는 데는 적절한 자료라고 판단된다.

Ⅱ. 표층종교와 심층종교

1. 표층종교와 심층종교의 개념

표층(表層)은 겉으로 드러난 층이며, 심층(深層)은 속의 깊은 측면을 말한다. 양파껍질처럼 바깥 껍질이 벗겨지고 나면 그 속의 층 또한 다시 표층이 된다. 즉 표층ㆍ심층이란 것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단지 상대성에 기반을 둔으로 심층이 드러나는 순간 이전의 층위는 모두 표층이 된다.3) 표층에서 심층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매 순간 표층과 심층의 내적 갈등 속에서 하나씩 깨달아 종교성이 점점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 신앙의 자세가 청원태(請願態), 희구태(希求態), 체주태(諦住態) 세 가지로 나타나는데, 기복신앙에서 궁극적 가치를 직관적으로 체득해 나가는 쪽으로 신앙이 단계적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주장이 있듯이,4) 희구태는 청원태에 비해 심층이고, 체주태는 희구태에 비해 심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종교공동체 내부의 개개 신앙인의 종교성 성숙 차원에서 말한 것이지만, 종교공동체 차원에서의 표층ㆍ심층도 사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표층종교와 심층종교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서 오강남은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5): 표층종교는 자기 기복적이고 신의 초월(超越)을 강조하여 신을 자신 밖에서 찾고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등 문자주의에 대체로 빠져있는 반면 심층종교는 개별적인 나를 넘어 참나를 찾으라고 하고 범재신론적(凡在神論, panentheism)이어서 참나를 찾는 것과 신을 찾는 것이 같아 경전의 속뜻을 헤아려 나와 신, 우주가 모두 하나임을 깨닫는 것을 중요시한다. 모든 존재가 ‘하나’이며, ‘상호연관(interrelatedness)’ 혹은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이 모든 종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라는 것이다.6) 그러므로 심층종교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상호 의존하는 하나의 몸임을 가르치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체적 자아인 참나를 만나는 경험이 자기의 ‘신성(神聖)’을 깨닫는 것이고, 나와 우주와의 합일의 경지에 드는 것이며, 궁극적 실재와 ‘하나됨’을 경험하는 것이다. 결국, 심층종교란 한마디로 ‘깨달음을 지향하는 종교성’이라고 할 수 있다.7) 흔히 신이나 우주와 하나됨의 체험을 중요시하는 ‘신비주의(神秘主義, mysticism)’라는 개념이 있다. 그러나 신앙 성숙의 발전적 모습을 나타내기엔 신앙 발달의 최종 단계를 의미하는 신비주의보다는 심층종교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용어로 분류한 사람에는 켄 윌버(Ken Wilber)가 있다.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철학자 중의 한 사람이며 통합심리학의 개척자인 켄 윌버 역시 종교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을 말하고 있다. 윌버는 종교를 분리된 자아를 강화시키고자 하는 ‘좁은 종교’와 자아를 초월하고자 하는 ‘넓은 종교’ 또는 ‘심층 종교’로 나눈다.8) 개인이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여 자아의 경계가 점점 확장이 되고 그 경계마저 사라지면 우주와 내가 하나라는 합일의식인 지고의 본성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지고의 본성 경험이 워낙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어서 힌두교, 불교, 도교,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를 포함한 거의 모든 주요 종교의 중심에 이러한 유형의 경험과 지식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대단히 많다는 것이다.9)

한편, 정신분석학자인 에리히 프롬(E. P. Fromm)은 종교를 ‘권위주의 종교’와 ‘휴머니즘 종교’로 분류하여 설명한다10):권위주의 종교와 권위주의적인 종교경험의 본질적인 요소는 인간을 초월해 있는 ‘힘에 대한 굴복’이며, 휴머니즘 종교는 ‘인간’과 ‘인간의 능력’에 중점을 두어 종교경험에서 사유와 사랑을 통해 파악되고 이 세계와 자기 자신이 연대되어 있음에 기초를 두고 있는 ‘전체와의 하나됨’의 경험을 하게 한다. 권위주의 종교는 신의 초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표층종교와 관련이 있다. 반면 휴머니즘 종교는 인간의 한계는 인정하지만 인간의 힘을 최대화하여 전체와 하나가 되는 것을 강조한다. 휴머니즘 종교경험에서는 두려움과 굴종에서 오는 죄책감이 아닌 사랑과 자기 힘에 대한 확신으로 기쁨의 정서가 주를 이룬다.11)

유기체 철학으로 유명한 화이트 헤드(A. N. Whitehead)는 사교적(sociable) 종교와 합리적 종교로 구분한다. 사교적 종교는 공허로서의 신, 적으로서의 신이 나타나는 단계이고 제의, 정서, 무비판적 믿음이 차례로 나타나며 부족적인 사회적 의식이 나타나는 반면, 합리적 종교는 동반자로서의 신을 주장하고 고독과 직관적인 통찰에 호소한 세계의식이 나타난다.12) 초월적 신관과 무비판적인 믿음, 부족적인 면이 나타나는 사교적 종교는 표층종교 개념과 맥락이 통하며, 동반자로서의 신관은 범재신론, 직관적인 통찰은 깨달음, 세계의식은 세계와의 연대성과 맥락이 통하여 심층종교 개념과 연결된다.

현재 미국 에모리대학교 교수로 있는 종교심리학 분야의 학자인 제임스 파울러(J. W. Fowler)는 『신앙의 발달단계』에서 우리의 신앙도 나이에 따라 여섯 단계를 거친다고 주장한다13):영아기와 미분화된 신앙을 넘어 제1단계는 직관적-투사적 신앙, 2단계는 신화적-문자적 신앙, 3단계 종합적-인습적 신앙, 4단계 개별적-반성적 신앙, 5단계는 결합적 신앙, 6단계는 보편화된 신앙이다. 신앙도 정신적 성장의 단계처럼 어떠한 환경을 통해서나 계기를 통해서 계속 자란다는 것이다. 여섯 단계는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ㆍ2ㆍ3단계는 투사적이고 문자적이며 인습적인 신앙이므로 표층종교의 특성과 가깝고, 4ㆍ5ㆍ6단계는 반성적이고, 결합적이며, 보편화된 신앙이므로 심층종교와 더욱 가깝다.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검토한 결과 그 주장들은 오강남 교수의 표층ㆍ심층 이론과 맥락이 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연구자는 종교적 경험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표층ㆍ심층 이론이 크게 무리가 없는 분석틀이라고 판단하였다.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종합하여 정리하자면, 표층종교는 자기중심적이고 기복적이며 사교적이고 부족적인 사회의식이 나타난다. 신의 초월을 강조하여 무비판적인 믿음을 강조하고 문자주의적이다. 반면에 심층종교는 인간의 한계는 인정하지만 인간의 힘을 최대화하여 지금의 나를 초월하여 참나를 찾는 깨달음을 중요시한다. 고독과 직관적 통찰에 호소하고 세계의식이 나타난다. 자신과 세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신은 초월과 동시에 내 안에 내재하므로 결국 나와 신과 우주는 하나임을 말한다.

2. 종교사에 나타난 표층ㆍ심층종교의 현상

전 세계의 종교역사를 보면 종교가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인격을 성숙시켜 삶이 변화하도록 도와 자기희생적 삶을 통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변화시키며 사회나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 기여를 많이 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때론 고집스럽고 폐쇄적이며 유해한 인격을 가진 종교인들을 배출하여 같은 종교 안에서도 자기와 다른 주장에는 무조건 이단시하여 박해하기도 하고, 타종교에 대해서도 거대종교의 힘과 정치권력을 이용해서 탄압과 집단 살육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종교가 사회에 대해 긍정ㆍ부정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반대로 사회구조로부터 비롯했을 수도 있다. 서로 밀접하게 계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종교도 그 사회 속에서 탄생했고 종교도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사회와 긴밀히 연결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종교 역사에서 사회구조와 종교경험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방대한 증거가 있는데,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스스로 자유와 독립을 갈구하는 그런 집단의 일원인 곳에서는 휴머니즘적인 종교경험이 발달하는 반면, 종교가 세속적인 권력과 제휴할 때는 언제나 필연적으로 종교도 권위주의적으로 되어야만 했다.14) 다시 말하면 개인이 속한 사회구조와 개인의 종교적 경험, 그리고 종교도 서로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그리스도교의 경우를 살펴보면 예수 당시 휴머니즘적이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흐름은 로마 제국의 공식 종교가 되면서 정치권력과 부착이 되었고 점점 더 초월적인 신관을 강조하고 면죄부를 파는 등의 권위주의적이고 자기 기복적인 성향으로 흘렀다. 하비 콕스에 따르면, 예수 사후 신앙의 시대에서 믿음의 시대가 되는데 이는 약 1500년간 지속되며 믿음의 다발인 신조에 반한다는 이유로 그리스도교 근본주의는 숱한 희생자를 낳았다.15)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후에, 기독교를 단순화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져서 깨달음을 강조하는 걸 거부당해 파기처분당한 대표적인 것이 ‘도마복음’이며, 여기 등장하는 예수님은 믿으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깨달으라고 한다.16) 그리스도교가 일신교가 되는 과정에서 심층종교는 비주류가 되어 버리고 배타성이 강한 부류가 주도권을 잡게 된 것이다. 500여 년 전 루터는 교황과 신부의 권위를 부정하고 종교개혁을 하였다. 그리하여 하비 콕스는 성령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재 개신교가 근본주의 옷을 걸친 타자부정적인 성향을 강하게 가지게 되었고, 그 이면에는 루터 종교개혁의 핵심교리인 세 개의 ‘오직(only)’ 교리-오직 믿음, 오직 은총, 오직 성서-가 자리했으며 한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17) 현대 한국 천주교회는 자본주의와 세속화의 물결에 흔들려 영적 동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고 냉담자 증가와 교회의 세속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개신교 역시 치유와 기복, 교회성장지상주의 배타적 선교활동과 교권 다툼으로 인한 교파 분열, 극단적 복음주의와 축복 중심의 풍요의 신학 등으로 그리스도인의 영적 성숙과 사회복음화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18)

한편 요즘 세계의 핫 이슈인 이슬람교를 잠시 살펴보기로 하겠다. 무슬림 복음서가 이슬람 문화권에서 약 1천여 년에 걸쳐 중단 없이 전승되는 데 이슬람의 신비주의인 수피즘의 역할이 컸다.19) 수피즘은 초월적 신관에 범신론을 도입하여 내재적 신관을 주장하면서 자기부정과 금욕생활을 하는 등 수행적인 모습을 강하게 띤다. 과거 이슬람교는 그리스도교와는 달리 타 종교에 대해 그렇게 배타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타 종교를 인정하고 그들의 자율적인 종교활동을 크게 간섭하지 않는 등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오히려 현대에 와서는 문자주의, 근본주의, 극단주의를 지향하는 부류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면서 그 폐해가 심해지고 있다. 근본주의자들은 초월적 신관을 더욱 강조하고 종교를 정치적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며 미국이나 서구유럽에 대한 혐오감, 자본주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신도들에게 끊임없이 주입시켜 갈등을 조장하고 자폭테러리스트를 영웅시하면서 많은 희생자를 양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9ㆍ11 테러 이후 미국에서도 수피즘을 장려하고, 21세기에 들어서 모로코 같은 나라는 수피운동을 확산시켜 자국 내 극단주의를 몰아내는 등 현대 수피즘 내지 이슬람 신비주의는 전 세계 무슬림 인구의 70%를, 수피 종단들의 회원 수는 세계 이슬람의 1/3 내지 1/2를 차지한다.20)

한편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는 고대로부터 진리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참다운 자기를 찾기 위한 여러 수행방법들이 유행하였고 이러한 방법들은 서로 교류를 통하여 발전하기도 하였다. 특히 불교와 유교, 도교는 상대에 대해 비판의 소리를 내면서도 서로 배우고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수행체계를 재정립해 왔다. 물론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도 종교가 정치적으로 공인받으면서부터는 권력과 결탁이 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표층만을 강조하는 쪽으로 흘렀다. 깨달음, 무아, 해탈을 부르짖던 불교도 석가부처를 절대적 힘을 지닌 신처럼 추앙하고 기복을 우선으로 내세우는 등 점점 표층종교적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게 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참나를 찾으려는 심층 지향적 부류가 있는 반면, 자신이 필요할 때만 절에 가고 등을 달고 제를 드리는 등 자기 기복에만 머무르는 경향을 지닌 표층적인 부류도 많다. 중국이나 한국에서의 유교 역시 처음엔 심층을 추구했으나 후대로 갈수록 형식에 치우쳐 당파분쟁으로까지 번졌다. 물론 심층을 되살리려 노력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자신과 자기가 속한 가문, 학파만을 중시하는 인간 욕구는 유학의 가르침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특히 조선에서는 숱한 사화(士禍)로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도교도 마찬가지로 처음엔 천지우주의 운행원리를 말하고 인간의 한계를 넘은 초월적인 선(仙)이라는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종교화가 되어 원래의 취지보다는 건강을 추구하고 복을 구하며 장생술을 추구하는 기복신앙의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도 역시, 기수련 단체들은 많으나 도가적 수행방법을 건강과 기(氣)적 신비성을 내세워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서구와 마찬가지로 동양 전반도 정치권력과 손을 잡으면서부터는 심층적인 측면보다 표층적으로 많이 기울었다. 하지만 서양과는 달리 동양 전반은 대세인 표층종교 속에서도 심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존중을 받았고 타종교와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속한 종교의 교리나 수행방법을 더욱 심화시키기도 하였다. 현대에 와서 한국, 대만 등의 신종교들은 기성종교들의 사상을 포용ㆍ융합하고 깨달음을 강조하는 수행경향으로 흐르고 있고, 이슬람교의 경우 수피운동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기독교 내에서도 과거 수도원에서 하던 신비주의 전통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 종교 비판으로서의 표층과 심층

여기서는 종교 비판 시각의 대표격으로 자주 언급되는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마르크스는 왜 자신의 사회학 이론에 종교를 끌어들여 비판했는지, 프로이트 역시 왜 정신분석학 연구에 종교를 불러들여 부정적인 비판을 하게 되었는지, 그 당시 그들이 알고 있는 종교란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 맥락을 살펴보겠다.

종교를 신랄하게 비판한 대표적인 학자 중 한 명인 마르크스(K. Marx)는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까지 하였다. 종교가 노동자 계급으로 하여금 계속 착취를 당하면서도 거기에서 오는 소외된 삶의 고통을 투쟁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게 만들고, 참고 견디고 위로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은 아편을 맞은 것처럼 처음엔 고통을 잠시 잊고 행복을 느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도, 이어 자신의 자손들도 계속 착취당하는 상황을 만들어 줄 뿐이다. 당시 마르크스가 본 종교공동체들은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자본주의로의 변화 속에서 생긴 많은 폐해를 줄이려고 노동자들과 같이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성질서를 수용하고 정치권력과 같은 편에 서서 자본가의 지배와 착취를 정당화하는 기능을 하였다. 당시의 종교가 신의 초월성을 강조하여 오직 믿음과 복종만을 강조하고 인간의 능동적 힘을 무력화시키는 사상을 가졌기 때문이다. 종교는 인간이 주체가 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사회구조의 객이 되게 만드는 주객이 전도된 의식을 심어준다고 생각했으므로 종교의 소멸에서 인간해방을 꿈꾼 것이다.21) 이를 통해 볼 때, 그가 알고 있던 19세기 당시 서구유럽에 퍼져있던 종교는 표층종교의 특성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으며, 종교의 현실도피적 특성을 비판한 것일 뿐이다. 결국, 마르크스는 표층종교의 소멸을 꿈꾼 것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현존재로서의 삶을 살기를 희망했는데, 이는 심층종교의 특성과 맥락이 통한다.

마르크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프로이드(S. Freud) 역시 종교를 적대시하고 ‘집단적 유아 신경증’이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프롬에 의하면 프로이드는 종교의 윤리적 핵심을 강조하여 말하고 있으며, 다만 종교가 이러한 윤리적인 목적들이 충분히 실현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종교의 유신론적이고 초자연적인 종교개념들을 일컬어 인류발달에 있어서 한때는 필요했으며 인간의 성장을 촉진했으나 이제는 더 이상 필요치 않고, 오히려 더 큰 성장에 장애만 되고 있는 전초단계들이라는 주장이다.22) 이 말처럼 사실 프로이드가 적대시한 것은 본래의 뜻을 잃고 표층적으로 변해버린 종교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이드가 생각하는 인간발달의 목적이란 앎(이성, 진리, 로고스)이나 형제애, 고통의 경감, 인간의 독립 그리고 책임감과 같은 이상들을 달성하는 것이다.23) 이러한 항목들은 심층종교의 특성들이다. 널리 알려져 있던 것과 달리 프로이드는 종교 자체를 적대시한 것이 아니라, 표층종교를 비판했을 뿐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에리히 프롬 역시 종교의 표층적인 측면을 비판하고 심층적인 면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 내부의 사랑과 선의 능력 등을 모두 신에게 투사하여 인간 자신을 무력화시키고 주체성을 상실시키는 권위주의적인 종교를 지향하지 말고 인간의 능동적 힘을 최대로 발휘하여 주체적인 참다운 자신을 찾게 하는 휴머니즘적 종교를 지향할 것을 권한다. 마르크스처럼 사회학을 가지고, 프로이트처럼 정신분석학을 가지고 종교를 비판하기도, 프롬의 말처럼 권위주의 종교와 휴머니즘 종교로도, 하비 콕스의 말처럼 믿음(belief)과 신앙(faith)이란 기준24)을 가지고 종교를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맥락을 보면 그들은 표층종교를 대상으로 하여 그 폐단을 비판한 것이지 심층종교적인 차원을 비판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의 베스트셀러였던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의 원제목은 “The God Delusion”으로 ‘신이라는 망상’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도킨스에 의해 비판을 받는 신은 범재신론적인 신이 아니다. 그 신은 초월성이 강조되어 인간을 무력화시켜서 신의 은총만을 기대하게 하는 유일신이다. 이러한 부류의 책들이 잘 팔리는 것도, 이러한 비판들이 계속 나오는 것도 실상 표층종교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실망과 거부와 함께 자신의 영성을 찾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심층종교에의 갈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Ⅲ. 표층과 심층 이론에서 바라본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

1. 표층적 시각에서 본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

필자는 석사논문에서 『대순회보』에 실린 대순진리회 수도인들의 수기 600여 편 이상을 모아서 종교적 경험을 유형별로 분석한 바 있다. 그 결과, 계시ㆍ신비ㆍ치병ㆍ기적ㆍ지적각성ㆍ극기ㆍ예언자적ㆍ감화 등 여덟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25) 여덟 가지 중 그 명칭으로 보았을 때 타 유형보다 표층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것은 치병유형과 기적유형이다. 여기서는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 수기 중에서 자신의 병이 낫고 가족이 잘 되게 하려는 기복목적으로 종교생활을 하는 등 표층적인 면이 보이는 사례를 선별해서 지면상 두 가지만 들고자 한다. 두 가지 사례가 모든 수기의 대표성을 담고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종교적 경험을 통해서 반성과 갈등을 통해 표층에서 점차 심층으로 깊어지는 종교성 발달과정을 보여주는 데에 있어서는 충분할 수 있다고 본다.

아래는 글쓴이의 관심이 가정의 여러 어려운 문제해결에 있었으므로 표층적 접근이라 볼 수 있다. 치성과 어느 정도의 기도 후 생활의 힘든 점들이 해결되었지만 회심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 후 나태해지고, 다시 어려움이 닥치면서 강렬한 회심이 일어나고 있다. 회심(回心, conversion)은 이전의 의식 주변부에 있던 종교적 관념들이 종교적 경험 후에는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의미이다.26) 달리 말하면 종교적 경험을 한 후 오는 의식의 전환을 일컫는다.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입도치성을 모셨습니다. 조그만 식당을 하고 있었기에 주일기도에 열심히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술로 세월을 보내던 남편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도 하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생활도 차츰 안정을 되찾으며 좋아졌습니다. 그러다 가게를 접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활이 조금씩 편해지니 마음이 해이해진 것 같습니다. “피곤하다.”, “바쁘다.” 핑계를 대면서 주일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 넘게 주일기도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먼저 남편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옛날의 술 마시던 남편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마음이 해이해졌을까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조그만 가게를 하던 아들도 사고가 났습니다. 이래서 윗분께서 “주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모셔야 한다.”라고 말씀하셨구나. 내가 주일을 모심으로써 모든 업과를 막아나가고 또 닦아나가고 있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비록 늦기는 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도에 입문시켜준 선각에게 너무너무 감사하고…자다가도 웃는다는 말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일 큰 바람은 저처럼 어렵고 힘든 많은 인연을 찾아서 열심히 포덕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27)

윌리엄 제임스는 기도는 “우리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어놓는 행위”이며, 많은 예들을 보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결정적인 행위가 된다고 말한다.28) 표층으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기도는 마음의 문을 열어 ‘나’라는 경계를 순간이나마 허물기 때문에 심층으로 갈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여기서는 다시 어려움이 찾아옴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오히려 감사의 정서가 강하게 일어나면서 회심과 함께 이타행으로의 의지까지 나타나고 있다. 사실 표층적인 면이 해결되면서 일시적인 회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이고 회심 전 상태로의 환원이 일어나고 있다.29) 즉 표층적인 접근을 통한 경험이더라도 뭔가 신비의 차원을 한 번 경험했으므로 종교성이 생겨나서 재타락이 일어날지언정 반성하고 회심상태를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두 번째 사례도 표층적인 관심에서 출발하여 개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이다. 어느 정도의 기도와 수행 후 치병이 되었으나 회심 후 고마움을 잊고 재타락이 일어난다. 오히려 자만하고 거만해지면서 병이 재발한다. 이러한 신비한 경험으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또다시 회심이 일어나고 있다. 선각에 대한 고마운 감정을 깊이 깨달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리를 깨닫고 타인에게로 관심이 옮겨가는 등 신앙이 심층으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 제가 유달리 선각 속을 썩여 드렸거든요.…그런데도 어떻게 인연이 되려고 했는지, 제가 병명 없는 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을 때 찾아와서는 하신다는 말씀이 집안 조상을 알아맞추고 병도 낫게 해 주는 할머니가 계신다는 말에 갔다가 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만나지 못했지만 얼마 후 선각 말씀대로 병이 완치 되더군요.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자만과 거만함이 생기기 시작했고, 선각에 대한 고마움을 그만 잊게 되었던 것입니다.…몸이 좋아지니까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둘러대며 도를 소홀히 생각하고 행동했죠.…이런 생활을 두 달 정도 하다 보니, 신벌을 받았는지 천벌을 받았는지 몰라도 병이 다시 발병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이치인데, 요즘도 가끔씩 아플 땐 신경질과 짜증이 나요.…하지만 후회한들 뭣하겠습니까. 버스는 이미 지나갔는데…. 그리고 내가 뿌린 씨앗을 거두는 건데….… 근데 뭐가 안타까운가 하면 이제서야 도를 깨닫기 시작했고, 선각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는데,…그래서 전 결심했습니다. 비록 늦게 도를 깨달아 선각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지만, 포덕을 많이 많이 해서 선각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는 후각이 되겠다고….30)

이러한 두 가지의 사례에서 표층적인 종교적 경험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 잠깐 나타난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회심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회심을 일시적으로 한 것은 사실이며 마음을 게을리하였을 때 다시 모든 일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신비한 경험을 하고 재회심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표층적인 종교적인 경험이 당장은 큰 변화를 주지 않았을지라도 종교성을 되살려 주어 회심의 효력은 더욱 심층으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수기 자체의 특성상 표층에서 심층으로의 변화가 일어나는 경험담을 싣지만 연구자는 실제 표층적인 접근을 통해 종교적 경험을 했으나 삶에 지치면 재타락하고 재회심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가끔 보았다. 하지만 윌리엄 제임스에 의하면 종교적 경험은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일지라도 종교적 삶의 입장에 서보았기 때문에 재타락해서 종교적 열정은 사그라질 수 있으나 매우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수반하므로 중요하다.31) 그러므로 사실 표층적인 종교적 경험이라기보다는 표층적인 접근을 한 종교적 경험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종교적 체험을 하여도 그 체험을 각자가 해석하기에 따라 삶이 변화하기도 하고 별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다. 이것은 종교적 행동에 있어서 지적인 사유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지적인 반성을 통해 재회심이 일어나 의식이 전환되어 삶이 변화하게 된다. 또한, 반성 후 실천적 노력이라는 의지적인 측면도 심층으로 가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종교적 경험에서도 인격의 기본적인 측면 지ㆍ정ㆍ의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루어야 신앙의 발전, 인격의 성숙이라는 열매가 얻어지는 것이다.32) 따라서 표층적으로 접근했더라도 종교적 경험은 삶에 용기와 희망을 주고 의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주어 심층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의미에서 커다란 중요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2. 심층적 시각에서 본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

연구자가 분류한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의 유형 중에서 심층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경우는 계시ㆍ신비ㆍ지적각성ㆍ극기ㆍ예언자적ㆍ감화의 경험이다. 치병과 기적 경험에도 심층적인 면이 드러나는 사례들이 사실 많다. 그래서 이러한 유형 중 치병유형이긴 하지만 심층적 시각이 두드러지는 사례와 심층을 계속 지향해서 종교적 경험을 통해 더욱 심층을 깨닫게 되는 두 경우를 대표적으로 살펴보겠다. 앞에서 말한 바와 마찬가지로 이것이 대순진리회 수도인들의 종교적 경험 전체를 대표하지는 못하지만, 심층적 측면은 종교적 경험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어떻게 심층으로 심화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는 데에 있어서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첫 번째는 치병유형이긴 하지만 자신의 현실적 문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심층적 접근을 했는데도 병이 낫게 되는 사례이다. 치병이라는 종교적 경험에서 생긴 용기로 일하는 속에서 자신의 교만한 성격을 인식하고 마음이 열리면서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은 ‘나’라고 하는 경계가 넓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상대를 수용하고 이해를 하게 되면서 하나됨의 경지를 깨닫는다. 어떤 일에 심층적인 접근을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여 바른 실천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나타나고 감사의 정서가 일어나고 있다. 지ㆍ정ㆍ의가 고루 나타나고 있다. 하나의 체험을 통해서 신앙의 발달과 인격의 성숙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회관은 상제님을 모시는 우리 모두가 모아가는 정성의 하모니다. 그러한 상제님을 모시는 집을 리모델링하는 데 참여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행운이었고 영광이었다.…사실 회관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나의 겁액이 발동해서 목 디스크에 걸린 상태였다. 그래서 ‘과연 작업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많았다.…결정적으로 선각분과 상의 끝에 ‘그래 힘들겠지만 어떤 일이라도 시켜주신다면 무엇이라도 하자.’라고 마음을 먹고 현장감독 임원분께 말씀드리니 아주 반갑게 오라고 하셨다.… 그런데 막상 일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하니 이게 왠일인가! 그렇게 아프던 어깨의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힘이 닿는 대로 열심히 했다.…몸이 일에 점점 적응되기 시작하자 힘들다는 생각보다 몸은 날로 좋아졌다.…내 몸을 아프게 했던 겁액을 극복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겁액은 나의 다른 부분을 치고 들어왔다.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교만한 성격이었다.…다행히 그때마다 선각분들이 너그럽게 받아주셨고 때로는 충고도 해주셨다. 동기들의 한마디 말은 비록 그 순간에 받아들이기 어려워도 나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성찰할 기회가 되었다. 뒤돌아보면 나의 수도는 얼마나 교만과 자존으로 가득 차 있었던가!…지금 이 글을 쓰면서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만 하다.…이제라도 조금 눈이나마 뜨게 된 것이 이 회관 작업에 참여하고 얻은 결과다.…작업의 과정은 나에게 상호이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었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상대방의 장점에 대해 눈을 뜨게 했다.…똑같은 상황에서 긍정적인 면을 보고 그렇게 행해 나가는 도우들을 보면서 내 마음은 한없이 열려갔다.…비록 부족하지만 회관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하고 돌이켜보면 하늘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몸만 조금 보탰을 뿐 내가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감사할 뿐이다.…33)

두 번째는 무아지경이라는 자신을 잊은 순수한 경지를 갈망하면서 살아온 한 예술인의 사례이다. 현실과 이상의 부조화를 겪으면서 갈등하다가 수행생활을 통해 무아라는 순수한 경지를 경험하게 된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늘면서 자기중심성을 극복하다보니 자아의 경계가 순간 사라지면서 자아가 확장되어 무한한 행복을 느끼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궁극적 실재와 교류되는 하나됨의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더욱더 자신을 갈고닦겠다는 실천의지가 나타나고 있다. 지ㆍ정ㆍ의가 역시 모두 나타나고 있으며 심층적 특성이 강하게 잘 드러나는 사례이다.

나는 일찍이 무용에 뜻을 두고 인생을 살아보려는 한 사람의 예술인이었다.…많은 공연도 해보고 실력도 향상되어 갔지만 이상하게 나의 자신 안에는 도저히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나는 무아지경에서 춤추고 싶었다. 이 세상의 추잡함과 번뇌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상태를 갈망하면서. 그러나 그 경지는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모든 사람들이 가식적으로 보였다. 항상 팽배한 긴장감, 즉 시기, 질투, 교만 속에서 살아가야 되는가?…현실과 이상간의 부조화….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나는 발레자체마저 미워하게 되었다. 인생을 바쳤던 발레의 꿈이 허물어지고 나는 늪을 헤매게 되었다. 그러나 확실히 나에게는 복이 있었다.…나의 기운이 상제님과 교류되기 시작한 순간 나는 그러한 경이로움을 맛본 것이다. 입도한 후 방면의 임원들이 이끌어 주신대로 열심히 수도를 행했다. 그런 과정에서 나의 마음이 점점 순수해짐을 느꼈다. 나의 이기심보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늘자 무한한 행복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느꼈다. 나를 초월하는 마음, 이것이 무자기요 무아지경인 것이다. 내가 발레 할 당시 나의 영혼을 불태움으로써 관객들에게 어떤 환희, 기쁨을 주고자 했던 그 마음인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부단히 상제님의 뜻에 따라 일하면서 마음과 영혼을 갈고 닦아야겠다.34)

이상의 사례에서 볼 때, 심층에 관심을 가지고 종교적 활동을 할 경우 병이나 일상생활의 번뇌나 고통 등은 그다지 신앙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심층을 더욱더 갈망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심층적 시각으로 접근한 종교적 경험에는 깨달음의 욕구와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반성, 감사와 행복이라는 깊은 정동, 자기 수행과 이타행의 실천의지, 타인과 상호이해를 통한 하나됨, 남을 잘 되게 함으로써 자신이 점점 더 순수해지고 자기중심성을 극복하고 하나됨을 추구하는 등 종교성이 점점 심층화 되는 과정이 나타나 있다.

요약 정리하면, 종교적 경험을 하였지만 표층적 관심에서 벗어나지 못해 표층에 머물 가능성도 있으며, 체험자의 체험에 대한 해석에 따라, 즉 지적 사유에 따라 심층으로 발달할 수도 있음을 살펴보았다. 심층적인 면에 평소 관심이 많을 경우는 깨달음을 얻는 심층적인 종교적 경험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문제가 일어나도 그것을 지적 사유로써 자신을 반성하고 깨닫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그 문제해결에 집중하므로 심층적인 종교적 경험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때 개인 생활적인 문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거나 심층을 더욱 갈망하는 자극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치병 경험과 같은 표층적인 경험은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일어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심층을 지향하는 경우에 치병과 같은 종교 체험은 오히려 종교성을 더욱 공고히 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Ⅳ. 표층ㆍ심층의 시각으로 본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의 특징

앞 장에서는 수기를 선별해서 종교적 경험에 표층ㆍ심층적인 면이 어떻게 나타나고 표층에서 심층으로 어떻게 나아가는지를 살펴보았다면, 이번 장에서는 대순진리회의 『대순회보』에 실린 체험수기 전체를 종합 분석하여 그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앞 장에서 언급한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의 여덟 가지 유형에 따라 경험과정과 그 세부내용으로만 구성하여 표를 작성하였다. 세부내용만 보아도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에서 표층과 심층의 특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대략 드러날 것으로 생각한다. 연구자는 처음에 종교적 경험을 심층적 특징과 표층적 특징으로 구분하고자 하였으나 크게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계시ㆍ신비유형은 그 입문과정에서 표층ㆍ심층적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치병ㆍ기적유형 역시 그 특징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게다가 경험과정에서 표층ㆍ심층이 섞여 있는 사례가 많고, 나머지 지적각성ㆍ극기ㆍ예언자적ㆍ감화유형은 명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심층적 특징이 매우 강하였기 때문이다.

표 1.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의 유형별 과정과 그 세부내용
번호 유형 종교적 경험 과정 세 부 내 용
1 계시 현실계시 ⦁궁극적 실재로부터 진리나 해야 할 일 계시 받고 실행
⦁깨닫고 해야 할 일을 소리로 듣고 실천
⦁꿈이나 기절 상태에서 신명ㆍ조상 등의 진리나 해야 할 일 계시, 가르침과 꾸지람, 격려와 부탁, 계시대로 실천
⦁꿈의 존재를 실지 확인 후 계시대로 입문
⦁꿈에서 도장이나 선각자를 미리 봄, 그 후 현실에서 일어남
⦁꿈을 통해 의통이나 치병 등 미래 예시
⦁꿈에서 조상이 수도를 도와줄 것을 약속
2 신비 감각적 경험 ⦁신명을 보거나 느끼고 신의 실존 인정하게 됨
⦁엄청난 빛기둥을 봄
⦁현실에서 신의 세계를 다녀온 후 마음의 의심을 버림
⦁특이한 소리 듣고 여러 경험한 후 신명 실존 믿게 됨
⦁법수 시험 후 확신
⦁꿈에 신의 세계를 다녀옴
⦁악몽에서 주문의 위력 느낌(악몽극복)
교화 ⦁거부할 수 없는 강한 힘에 이끌림
⦁놀라움, 전율
⦁교화 듣다보니 저절로 조금씩 성격 변화
의례 ⦁기도ㆍ수련ㆍ치성 등에서 맑고 신비한 기운, 엄청난 큰 기운 느낌
⦁기도ㆍ수련ㆍ치성 등에서 떨림, 고통 밀려옴
⦁기도ㆍ수련 등에서 갑자기 눈물이 나 한참 울음
⦁기도ㆍ수련에서 기가 저절로 돎
⦁기도ㆍ치성 등에서 심고대로 소원성취(자리적, 이타적 소원 등)
⦁임명식 후 환영이나 귀신이 보이는 현상이 사라짐
종교활동 ⦁도장참배나 성지순례 등에서 맑고 신비한 기운, 엄청난 큰 기운 느낌
⦁도장참배를 갈 때 고통이 밀려왔다가 도착하면 해소
수행 ⦁포덕을 통해 마음이 순수해져 무아지경을 느낌
⦁수도 후 일이 저절로 잘 풀림
⦁마음 고쳐먹고 좋은 마음으로 도의 일을 행하니 일이 저절로 풀림
이유없음 ⦁이유 없는 갑작스러운 회심
⦁불현듯 뇌리 스치고 마음의 문이 열림
⦁운명적이라 느낌
⦁우연적 사건을 겪으며 회심
3 치병 의례 ⦁기도 후 법수(法水) 마신 후 자신과 타인도 치병
⦁기도ㆍ수련ㆍ시학공부ㆍ시법공부ㆍ치성ㆍ입도식 등 참석 후에 저절로 치병
⦁큰 병에도 공부에 진심으로 임하니 생시에 신명의 시료 받고 치병
⦁주문소리에 위안 얻음
수행 ⦁마음을 여니 저절로 치병
⦁자기 잘못 반성 후 치병
⦁치병 후 수행을 게을리하면 다시 발병 반복
⦁마음이 풀리니 가족에게 큰 사고가 났으나 반성ㆍ기도 후 잘 회복됨
⦁도장ㆍ회관 일에 적극참여 시 저절로 치병
⦁수도 후 우울증 불안증 등 치유되고 악몽이 사라짐
⦁수도를 열심히 하니 자식에게 병이 났다가 누가 떠나는 꿈꾼 후 치병
교화 ⦁선각자나 강사 등의 교화 듣고 치병
경전이나 훈시 ⦁경전이나 훈시 말씀 읽고 대의를 위한 마음으로 계속 심고하니 빨리 나음
⦁병이 나을 것이라는 계시적 꿈 꾼 후 치병
4 기적 기도[心告] ⦁죽음지경이나 위험지경에서 간절한 기도나 자신을 반성하는 기도 후 자신이나 가족의 회생이나 기적적 자연분만
⦁위험상황에서 태을주로 안전하게 보호받음
⦁태을주를 외우니 붙어있던 조카의 손이 저절로 펴져 가족 모두 입도
⦁가족의 병이 자신의 간절한 기도 후 오진(誤診)으로 나옴
자신과 가족의 수행 ⦁수행 후 사고 시에 안 다침
⦁가족의 수행으로 자신이 위험한 지경에서 안 다치고 살아남
⦁자신의 수행으로 가족이 위험한 사고에서 안 다치거나 죽음위기에서 기적적으로 회복
⦁정신지체인 동생이 집을 나갔으나 입도ㆍ수행 후 기적적으로 찾게 됨
조화 ⦁도장공사ㆍ영농작업ㆍ체육대회 등 관련행사에 날씨조화(필요에 따라 맑거나 비 내림), 신앙에 대한 확신이 깊어짐
⦁단청작업에 따라 비바람 붐, 구름모양의 조화 일어남, 신앙에 확신이 깊어짐
⦁도장ㆍ회관공사참여시 자재가 가벼워짐, 신앙에 대한 확신 깊어짐
⦁꿈에 나타난 조상의 계시대로 실천 후 위험한 사고들 모면 후 확신
5 지적각성 교화 ⦁교화로 삶과 우주에 대한 의문 해결, 우주이치 듣고 탄성이 절로 남
⦁진정한 자아 발견한 느낌, 인간완성 위한 길임을 알고 야릇한 희열
⦁깨달음 자체에 감흥
⦁교화 듣고 천직, 운명임을 깨달음, 오랫동안 염원하던 길임을 깨닫고 눈물이 남, 찾던 진리를 찾았고 종착역에 왔다는 느낌, 모든 것의 총정리란 느낌, 올 곳에 제대로 왔다는 느낌, 몸에 꼭 맞는 느낌, 마음을 꽉 채워주는 진리라는 느낌에 마음이 환해짐,
⦁알고자 하는 욕구가 들고 신비감과 삶의 희열 느낌, 응어리졌던 마음한구석이 풀어짐, 모든 신경이 살아 움직임을 느낌, 교화가 등댓불 같은 느낌
⦁원대한 진리임을 깨닫고 귀가 트이고 시원함, 큰 기쁨, 정신이 번쩍 뜨이는 충격 같은 전율을 온몸으로 받음
⦁잘못된 시야가 바로 잡히고 안심되고 보람을 느낌
⦁교화 듣고 도를 닦으면서 많은 궁금증 풀리고 해답 찾음
⦁어느 날 교화가 귓전에 닿음
⦁선각의 말을 따르고 실천하면서 진리를 깨달음
경전류나 기타 ⦁경전류를 읽고 모든 해답을 얻은 느끼고 회심
⦁경전류를 읽고 큰 뜻을 알게 돼 수도를 결심
⦁경전류를 읽고 진리가 너무 좋아 회심
⦁경전류를 읽고 완벽한 상생의 방법제시에 놀람
⦁<화평의 길> 영화를 보고 관심 가지거나 진리가 각인됨
⦁일반 영화나 책을 보고 진리를 각성
진리연구 ⦁진리 이해와 연구를 통해 놀라움, 새로운 시각 가짐
⦁주문의 의미 알고 확신
⦁여러 종교를 방황 후 선택
⦁교화와 각종 서적 탐독 후 의문 풀리고 스스로 고개 숙임
⦁여러 종교진리 연구하거나 직접 다니며 비교분석 후 이성적 선택
대화ㆍ토론 ⦁수도인들과 대화ㆍ토론을 통한 깨달음
⦁수많은 궁금점을 물어본 후 진리 확신
종교활동 ⦁연수ㆍ도장작업 등 자연에서 도의 이치 깨닫고 마음이 열리고 자기반성 후 진리 확신
⦁연수ㆍ수강ㆍ성지순례ㆍ수련회 등 참여시 진리 깨달음
⦁참배에서 상제님 일대기 성화설명 듣고 확신
⦁참배 교화 등으로 큰 감흥과 경이적인 전환
⦁수호나 도장작업을 통해 사람의 소중함 깨달음
수행 ⦁포덕 등 실천수행을 통해 진리에 눈 뜸
⦁수도 후 조금씩 각이 열림
⦁자아통합의 경험, 진정한 자아 발견
⦁불현듯 뇌리 스치고 마음의 문이 열리고 한결 가벼워짐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자각
⦁수도하면서 천지만물의 이치에 대해 깨달음
⦁수도의 이유에 대해 고민 후 깨달음
⦁점차로 도의 기운이 스밈
⦁반성하는 자세로 진리를 깨달으려는 적극적 노력 끝에 알게 됨
끌림 ⦁대순진리에 강한 흥미와 호기심으로 이끌림
⦁민족종단이고 조상 받드는 것이 와 닿아 회심
⦁실천하는 곳이라 마음에 들어 이성적 선택
일상생활 ⦁사회ㆍ직장생활로 도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지고 회심
⦁일상의 사건 속에서 수도의 의미를 깨달음
⦁생활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진리를 자각하고 가슴이 뚫리면서 시야가 밝아짐
⦁자식이나 다른 아이들을 통해 진리를 각성
⦁꿈을 통해 진리에 대한 확신 생김
6 극기 종교활동 ⦁연수ㆍ수강ㆍ성지순례ㆍ수련회ㆍ체육대회ㆍ도장작업ㆍ도장관련공사ㆍ단청ㆍ캠프교사ㆍ쓰레기분리수거ㆍ청소 등에 참여 통한 자기반성과 갈등을 극복해내고 더 큰 깨달음
⦁도장공사 참여 등에서 다친 원인이 나에게 있음을 깨닫고 반성하니 그 후에는 안 다침
⦁연수ㆍ수강 등에서 신체고통이 왔다가 맑아짐
수행 ⦁포덕 통한 변화(지혜 밝아짐, 이치 깨달음, 다른 사람 마음 헤아려짐, 인생 가치 느낌, 마음 깨끗해짐, 자세 달라짐, 긍정적 사고로 변화, 세계관 변화)
⦁솔선수범을 통한 자신과 후각자의 변화
⦁수도 후 수마에 시달리다가 해소
⦁수도 시 신체고통이 왔다가 맑아짐
⦁자신의 부족함, 유한성 깨닫고 겸손해짐
⦁자신의 잘못된 모습 대면하고 수정
⦁내면의 부정적인 찌꺼기 올라옴 반성 후 인격변화 느낌
⦁능동적이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고치려는 노력을 통해 변화
⦁적극적으로 바른 마음을 갖고 인간의 도리를 실천하려고 노력, 마음자리 넓히려 힘 기울고 변화
⦁정성의 말뜻 깨우치려 노력하니 체질이 변하고 자신의 부정적 모습을 깨달음
⦁먼저 주려고 할 때 마음이 열림을 깨달음
⦁수도 후 마음의 안정 찾음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인격적인 변화를 겪음
⦁자기의 수행에 따라 가족의 인격이 저절로 변화
⦁수행을 바로 하려고 실천하니 수도를 반대하던 가족의 변화와 인정
⦁수행 후 원한이 쌓였던 가족 간의 해원과 가정화목
⦁우환이 끊이지 않아도 수도정진 계속하니 집안의 평안과 가화를 이룸
⦁강한 의지로 가족의 어려움 극복하고 가화를 이룸
사건 ⦁마음을 잘못 먹거나 잘못 행동하고 수도를 게을리하면 아프거나 사고 남, 반성 후 잘못 수정
⦁시련 극복 후 자신 자각
⦁가족의 수도 방해하니 어려움 일어났다가 입도 후 해소
⦁외적인 어려움이 왔다가 반성 후 해소
의례 ⦁기도ㆍ수련ㆍ치성ㆍ심고 후 자신과 가족의 변화
⦁입도식ㆍ임명식을 통한 몸과 생각의 변화
⦁기도ㆍ치성 등에서 신체고통이 왔다가 맑아짐, 수마(睡魔) 참은 후 인내심이 길러지고 자신감이 생김, 마음이 다듬어지고 깨끗이 씻김을 느낌
⦁기도 때 잘못된 과거 행동 떠올라 반성의 기회 얻고 수정
⦁기도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순간 정신이 맑아지고 통증 사라짐
⦁기도 중 미워하던 부모님의 사랑이 떠오르며 눈물 나고 자신을 극기함
경전ㆍ책ㆍ기타 ⦁전경 읽으며 행동 방식 조정
⦁일반적 영화나 책을 보고 자신의 부족한 점과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거나 많은 눈물 흘림
⦁꿈에서 부모가 조상에게 꾸중 듣는 것 보고 반성, 갈 길 찾음
교화 ⦁선각자의 교화 듣고 마음 고쳐먹음
⦁선각자의 끊임없는 정성과 도움으로 어려움 이겨냄
⦁교화를 하면서 자신을 반성
⦁교화를 하면서 남에게 도움 주는 가슴 찡한 보람 느낌
인간관계 ⦁선각자의 한없는 사랑과 따뜻한 인정에 재회심
⦁선각자의 끈기 있는 정성에 감동해서 재회심
⦁수도인들과의 교류와 사색으로 변화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을 통해 자기반성과 변화
⦁후각자가 거울임을 깨닫고 자기 잘못 반성, 후각자를 통해 마음의 문이 열림, 자식을 보고 자기 잘못 반성
⦁수도하는 가족의 인격변화를 보고 자신 반성
7 예언자적유형 대순지침에 따른 실천 ⦁사회적 운동(자연보호운동 등)에 적극적인 참여
⦁부인회, 청년회, 국제봉사단 등을 통한 봉사활동
종교활동 ⦁도장참배 후 풍수를 보고 자신이 사람을 많이 살려야 함을 깨닫고 입도
일상생활 ⦁삶의 어려움을 극복해내면서 자신의 소중함과 포덕의 사명 깨달음
교화 ⦁인간구원, 세상구원의 길임을 깨닫고 남을 잘되게 하고 인격 변화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받아들임
⦁궁극적 실재가 바라는 광구천하, 광제창생의 사명 인식
세상구제 사명인식 ⦁뜻있고 타인을 돕는 일에 자신을 바치겠다는 포부가 입도 후 실현가능하게 됨을 깨달음
⦁바른 진리를 깨달아 세상을 구제하겠다는 포부가 입도 후 실현가능함을 깨달음
⦁남을 살리는 마음이 중요함을 깨닫고 심고, 기도, 포덕활동
⦁해원상생의 윤리관확립은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시대적 사명감이라 느끼고 실천
8 감화유형 행동 ⦁수도인들의 몸가짐과 정성스런 모습에 존경심이 들고 감복하여 회심
⦁가족의 인격변환 통해 고마워서 알려고 노력
진심 ⦁선ㆍ후각자가 서로 마음이 통함
⦁진심어린 교화에 마음이 열림
⦁가족과 수도인의 끊임없는 정성에 감화
인정과 도리 ⦁사람이 그냥 좋아서 회심
⦁인정과 도리 때문에 회심
종교활동 ⦁도장분위기와 조상 모시는 게 좋아서 회심
교화 ⦁교화 듣고 진리에 귀와 눈이 뜨이면서 가슴에 뜨거운 무엇이 밀려와 눈물 쏟아지고 절로 고개 숙여짐, 삶의 희열느낌, 감격
경전류 ⦁경전류를 읽고 신선한 충격과 감격, 가슴이 저려옴, 희열에 찬 뜨거운 마음, 말씀에 압도되어 자신을 잊은 듯함, 가슴이 뭉클,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기운느낌, 인생을 뒤흔드는 놀라운 충격, 원대한 진리임을 깨닫고 놀라움과 감격의 눈물, 진리가 뼈 속에 사무침을 느낌, 진리에 감격하여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솟아오름
⦁<훈회> 내용에 크게 끌리고 신선한 충격과 큰 매력느낌
⦁절대자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현대적ㆍ철학적이라 신선ㆍ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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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의 사례들을 분석해 보니 대부분의 종교에서 그렇듯 표층적인 측면과 심층적 면이 모두 나타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심층적인 면이 종교적 경험의 유형과 내용 면에서 다양하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종교를 처음 접할 때의 첫 회심경험은 표층보다는 심층적인 접근과 경험이 여덟 가지 유형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표층적인 접근과 경험도 수기에서는 거의 심층으로 나아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였다.35)

계시유형에서는 초월적인 존재가 나타나지만 가르침을 주거나 격려나 부탁을 하는 등 서로 굉장히 가깝고 밀접한 관계로 보인다. 신비유형을 살펴보면 여기에 심고대로 소원성취하는 부분이 있으나 여기에는 표층적인 소원과 남을 잘 되게 하고자 하는 이타적인 소원이 섞여 있다. 수행을 통한 신비경험에서는 마음이 순수해져서 무아지경을 느끼는 심층적인 경험도 나타나고 있다. 치병유형을 보면 치병을 목적으로 기도나 수행을 하는 표층적인 면이 다른 유형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기도나 수행을 하다 보니 저절로 치병이 되는 경우도 보인다. 그러나 수행을 게을리하고 마음을 잘못 먹으면 다시 병이 재발하여 자신을 반성하고 심층으로 가는 경우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심층에 관심을 기울여서 수행을 하다 보니 저절로 치병이 되어 신앙이 더 깊어지고 더 수행에의 힘을 얻기도 한다. 기적유형에서도 표층적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경험 후 신앙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적각성유형에서는 진리에 대한 각성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경험들이 대부분이다. 전체적으로 수도인들의 심층에의 갈구가 짙게 나타나고 있으며 경험을 통해 종교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극기유형에서도 심층의 욕구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어 자신을 반성하고 심층에로의 변화하는 모습이 여러 과정에서 보인다. 예언자적 유형과 감화유형 역시 심층종교의 특성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고 종교적 경험을 통해 의식의 전환과 더불어 인격의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심층이라고 해서 단순한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한편 여타 대부분의 종교와 비교해 볼 때 대순진리회의 특이한 점이 있다. 위 유형표에서 보듯 계시나 신비경험이 나타나 있긴 하나, 타 종교에서 중요시하는 기도나 명상, 특수 수련 등을 통한 신비현상이나 절정경험에 대해서는 강조하지 않고 있다. 신비현상에 집착하게 되면 오히려 광증(狂症)인 증상인 허령(虛靈)이 들 수 있으므로 이를 경계하면서 자신을 늘 반성하는 데 집중하라고 가르친다.36)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 안에서 인간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라고 요구한다. 끊임없는 윤리적 실천과 인간 본래의 본질인 참나를 찾기 위한 수행을 통해 정신적, 윤리적으로 성숙한 경지에 이르러 우주의 궁극적 실재인 도와 하나임을 깨닫는 것이 대순진리회 수도의 핵심임을 주장하고 있다. 대순진리회에서는 심층으로 가는 방법 중의 하나로 인간관계를 통한 수행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상호이해를 통해 화합을 이루어내면서 하나의 경지가 성취되는 수행방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종교적 경험의 과정에서 교화나 종교활동 수행활동 등 인간관계적인 부분에서 종교적 경험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Ⅴ. 맺음말

본 논문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표층ㆍ심층종교의 구분은 종교적 경험을 통해 종교성이 점점 발달되어 계속 심층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이 분류의 의의는 현재의 자신 또는 종교공동체가 표층에 가까운지 심층에 가까운지를 가늠하고 자기 반성적인 계기를 제공해 준다는 데 있다고 본다. 종교사를 통해서는 대부분의 종교에서 심층이 존재, 즉 신비주의 전통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현대에 와서 세계적으로 종교들의 추세가 각 종교 내 신비주의운동을 점점 확산시키는 것을 볼 때, 앞으로는 종교 간의 대화와 소통이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종교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사람인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살펴보았을 때도 그들은 당시 종교의 표층적인 측면을 비판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세계적인 흐름이 영성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앞으로는 더욱 종교가 심층적인 측면을 내세우지 않고는 그 종교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된다.

한편 표층ㆍ심층종교 이론으로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을 분석한 결과, 첫째 종교경험을 대하는 자세가 표층적인지 심층적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나 표층적인 측면이 일부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는 심층적인 특징이 많은 유형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둘째 기복을 지향하거나 자기중심적인 표층적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종교적 경험 후 심층으로의 회심이 나타나 종교성이 일깨워지거나 발달함을 확인하였다. 셋째 자기 반성적이거나 이타적 마음가짐 등 심층적인 자세로 임하는 경우, 치병과 기적 유형의 경험을 하였으나 이는 자기중심성을 극복하고 인간 상호 간의 관계성을 깨닫고 깊은 감사의 정동이 일어나 이타행의 의지로 이어지는 등 지ㆍ정ㆍ의를 고루 갖춘 종교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넷째 대순진리회 종교적 경험에서 기복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표층적 특징은 다소 나타나는 반면, 무비판적인 믿음이나 문자주의적인 특징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합리적인 믿음과 깨달음, 자기중심성 극복, 인격ㆍ진리감화 등 심층적인 측면에서 많은 회심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의 계속적인 깨달음으로 자신도 소외를 극복하고 참나를 찾아갈 때 주변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한 종교인들의 수가 증가하게 되면 그가 속해 있는 종교공동체도 타종교와 공통점을 알기에 대화가 더욱 수월하고 소통가능하게 되리라 본다. 이렇듯 심층적으로 깊어지는 종교적 경험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가능성이 더욱 크다.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종교 다원성 지수가 높고 종교 간의 갈등도 적은 이유는 본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층을 중시하는 풍조가 과거로부터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대순진리회도 대한민국이란 토양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깨달음을 가르침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으므로37) 종교적 경험에서 심층적인 면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표층종교라고 해서 모두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정신적ㆍ육체적 고통과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주고 삶의 용기를 준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자기중심적이고 기복적인 접근도 가치가 있다. 또한 표층적 접근이 심층으로 나아가는 계기와 도약발판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상식적인 이치로 판단할 때도 겉과 속은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개인과 종교 공동체가 계속적으로 표층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만 강조하게 되면 종교 공동체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많은 갈등과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즉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참다운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고 자신이 정치적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다. 이것은 개인 삶의 행복과 종교 공동체의 존속이 걸려있는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표층종교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임스가 말한 ‘성스러움의 비판’38)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적용시켜서 조화로운 삶을 이루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종교공동체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좀 더 유연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니니안 스마트(Ninian Smart)도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다른 종교에 대해 공감하는 태도와 개방적인 태도로 임하여 교리를 빌미로 자기의 견해를 독선적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종교를 ‘이해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39)

이제 종교 공동체는 대형화라는 욕심을 버리고 믿으면 병이 낫고 일이 잘 풀리며 천국에 간다는 등 표층종교적인 특징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신앙이 심층으로 가서 열린 자세를 갖추고 참다운 자신을 찾을 수 있게끔 심층차원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종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신도들의 신앙이 깊어져서 공감하는 태도와 개방적인 태도가 확장되면 개인의 삶이 더욱 건강해질 것이고, 그 공동체도 함께 발전하여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21세기 핵심과제인 종교 간의 소통도 가능해지리라고 생각한다.

대순진리회는 생활 속에서 ‘나’라는 중심성을 극복하도록 하기 위해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40)를 하라고 가르친다. 수기에도 나왔듯이 남을 잘 되게 하기 위해 행동으로 실천하는 과정에서 타인과 마찰을 겪게 되고 그 갈등해결과정에서 마음을 열고 타인을 이해하게 되면서 자기중심성을 극복하게끔 한다. 현재모습은 곧 과거모습이 되고 우리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어느새 현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문제점을 바르게 자각하고 반성하여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나’라는 경계를 확장하거나 없애기 위해 계속적인 깨달음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모습을 올바로 그려나간다면 내일의 오늘은 신앙이 더욱 성숙하고 깊어져서 한 개인의 삶과 종교공동체가, 또 그가 속한 사회와 세계가 더욱 건강해지리라 본다.

본 연구는 대순진리회 수도인들의 종교적 경험을 적은 수기를 분석하는 데 그쳤으나 인터뷰나 설문조사 등의 폭넓고 객관적인 자료를 풍부하게 만들게 되면 좀 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분야의 연구가 계속된다면 각 종교가 또는 신앙인들이 스스로를 반성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구는 이제야 종교다원주의를 얘기하지만 한국은 종교다원주의가 뼛속 깊이 박혀있는 체질임을 볼 때, 한국인이 하는 연구, 한국인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의 종교다원주의 연구와 종교 간 반목의 평화로운 해결점에 한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그러므로 종교는 현대 문명에 대한 여러 비판들을 겸허하게 경청하여 듣고 자신의 점검수단, 배우고 성숙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Footnotes

1. 오강남ㆍ성해영,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서울: 북성재, 2011), p.72.

2. 칼 융, 『심리학과 종교』, 이은봉 옮김 (서울: 창, 1998), p.12.

3. 오강남ㆍ성해영, 앞의 책, pp.73-74.

4. 키시모토 히데오ㆍ마쓰모토 시게로, 『종교학 종교심리학』, 최현각 옮김 (서울: 불교시대사, 1993), pp.48-51. 개인적 입장에서 종교는 신앙체제(자세)와 종교적 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신앙체제(信仰體制)에는 청원태(請願態), 희구태(希求態), 체주태(諦住態)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청원태는 기복(祈福) 신앙이고, 희구태는 자신의 행동 속에 있는 의미와 가치 쪽을 중요시하는 것이며, 체주태는 일상적인 생활 경험을 초월한 궁극적 가치를 직관적으로 체득하여 그 안에 사는 것이다. 한 사람에게 한 유형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 세 가지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5. 오강남, 『종교, 심층을 보다』 (서울: 현암사, 2011), pp.9-11.

6. 같은 책, p.45.

7. 오강남ㆍ성해영, 앞의 책, p.71.

8. 켄 윌버, 『켄 윌버의 모든 것의 이론』, 김명권ㆍ민회준 (서울: 학지사, 2015), p.124.

9. 켄 윌버, 『무경계』, 김철수 옮김 (서울: 정신세계사, 2012), p.27.

10. 에리히 프롬, 『종교와 정신분석』, 이재기 옮김 (서울: 두영, 1995), pp.75-78.

11. 같은 책, pp.89-92.

12. 화이트 헤드, 『진화하는 종교』, 김희헌 옮김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2), pp.16-38.

13. 제임스 파울러, 『신앙의 발달단계』, 사미자 옮김 (서울: 한국장로교출판사, 2002), pp.193-338.

14. 에리히 프롬, 앞의 책, p.96.

15. 하비 콕스, 『종교의 미래』, 김창락 옮김 (서울: 문예출판사, 2010), p.15. 하비 콕스에 따르면,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신앙의 시대, 믿음의 시대, 성령의 시대(Age of the Spirit)라는 세 개의 불균등한 시기로 나눈다.

16. 김수영, 「신자 여러분, 종교 생활 안녕하십니까?-『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오강남, 성해영」, 《채널예스》2009.1.5.

17. 이정배, 「종교개혁 신학의 3대 원리에 대한 메타비판」, 『종교개혁 500년, 그 빛과 어둠』 (2016년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주최 국제학술대회 학술자료집, 2016), p.208.

18. 송용민, 「일치의 원리인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감각’」, 『종교개혁 500년, 그 빛과 어둠』 (2016년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주최 국제학술대회 학술자료집, 2016), p.117.

19. 이명권,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서울: 코나투스, 2008), p.396.

20. 이동주,「‘이슬람 신비주의’로 알려진 ‘수피즘’이란 무엇인가」,《크리스천투데이》, 2016.1.17.

21. 박승길, 「고전 다시 읽기: 마르크스, 뒤르켐, 베버」, 『21세기 종교사회학』 (서울: 다산출판사, 2013), p.46.

22. 에리히 프롬, 앞의 책, p.53.

23. 같은 책, pp.52-53.

24. 하비 콕스, 앞의 책, pp.12-13. 하비 콕스는 신앙은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확신과 관련된 것이고, 믿음은 견해와 같아서 일상에서 이 용어를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므로 차이점을 명백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25. 이은희,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경험에 관한 연구」 (대진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5).

26.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김재영 옮김 (파주: 한길사, 2014), p.270.

27. 『대순회보』 136, pp.84-85.

28. 윌리엄 제임스, 앞의 책, p.603.

29. 같은 책, p.333. 윌리엄 제임스도 종교적 경험을 한 사람들 가운데 수많은 재타락과 회심 전 상태로의 환원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30. 『대순회보』 30, p.12.

31. 윌리엄 제임스, 앞의 책, pp.334-335.

32. 같은 책, pp.423-424.

33. 『대순회보』 155, pp.86-91.

34. 『대순회보』 12, p.11.

35. 이은희, 앞의 글, p.87.

36. 『대순지침』, p.40, “허령(虛靈)은 사람이 보기에 곧 광증(狂症)이므로 「허가 내리면 진을 받지 못한다」 하셨으니 매사를 경홀히 생각말고 일상 자신을 반성하여야 한다.”

37. 『대순지침』, “도주님 재세시에 임원들에게 하교하신 후 「나의 말은 문지방을 넘어가기 전에 잊어버리라」는 달관(達觀)하신 말씀을 당위(當爲)로 받아들여 내적으로 관조(觀照)하여 근신절도(謹身節度)하여야 한다.” 이 책의 첫 장인 훈시의 대지(大志)에 있는 이 구절의 뜻은 문자주의를 배격하고 깊은 깨달음을 강조한 것이다.

38. 윌리엄 제임스, 앞의 책, p.56.

39. 니니안 스마트, 『세계의 종교』, 윤원철 옮김 (서울: 예경, 2004), p.10.

40. 『전경』, 교법 1장 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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