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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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사상의 남녀평등이념과 여성성 재조명 – 여성해원의 원리로 본 공덕과 실천을 중심으로 -

박민미1,*, 황희연2,**, 박용철3,***,
Min-mi Park1,*, Hee-yeon Hwang2,**, Yong-cheol Park3,***,
1동국대학교 동서사상연구소 연구원
2대순사상학술원 연구원ㆍ대진대학교 박사과정
3대진대학교 교수
1Researcher, Institute of East/West Thought, Dongguk University
2Researcher,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Daejin University
3Professor, Department of Daesoon Theology, Daejin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Park Yong-cheol, E-mail : 2121003@daejin.ac.kr

*,** 공동 제1저자

*** 박민미는 대진대 철학과에 출강하는 동안 학부생 때부터 철학과 수업을 수강한 황희연과 오랜 세월 인연을 맺었다. 황희연이 대학원 박사과정 재학 중 박민미의 철학과 대학원 강의에서 페미니즘 세미나를 함께 하며 ‘대순사상에서의 여성관’에 대한 논문의 초적 작업을 진척시키며 맺은 결실이 이 논문의 공동 저술로 이어졌다. 미셸 푸코 연구자이면서 대순종학에 문외한이자 외부자인 박민미의 짧은 식견은 대순종학과의 박용철 교수께서 보완해주셨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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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Oct 15, 2017 ; Accepted: Oct 30, 2017

Published Online: Dec 31, 2017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대순사상에 입각한 여성성(女性性)과 외부담론인 페미니즘(Feminism) 이론을 통해 여성과 여성성에 대한 개념 및 그 역할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보고자 하는 데 있다. 특히 남녀평등 이념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대순사상의 여성해원(女性解冤)과 관련하여 여성으로서의 공덕(功德)과 이를 위한 실천적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핌으로써 여성해원의 적극적이고 바람직한 역할을 도출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상극(相克)의 세계를 상생(相生)의 세계로,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상황이 낳은 갈등을 정음정양(正陰正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1세대 페미니즘은 평등 지향 논리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대순사상과 관련시켜 볼 때, 남녀를 떠나서 완전한 인간완성을 이루고자 한다면 여성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대순사상에서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여성상은 여성도통군자(女性道通君子)일 것이다. 후천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없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도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 즉 음양의 이치를 깨달은 상태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무의미하며 남녀 모두 ‘도통군자(道通君子)’에 다름 아닌 것이다. 따라서 페미니즘 1세대의 평등이념과 여성해원 사상은 그 개념 구사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평등의 이념이 도달하고자 하는 차원이 명백히 구별되는 논의라고 할 것이다.

2세대 페미니즘의 대표적 논증은 ‘배려’라는 여성적 특질의 강조이다. 대순사상에서 이와 관련되는 개념은 자모지정(慈母之情)이다. 그런데 자모지정은 비단 여성만이 가지는 덕도 아니고 어머니인 사람만이 가지는 덕이 아니라 ‘음덕(陰德)’이라고 하는 ‘음(陰)’의 가치이다. 자모지정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낮추고 타인의 뜻을 이루도록 돕는 실천 영역을 지칭하며, 음(陰)이라는 원리의 환유적 차원인 ‘여성성’과 닿아있는 가치이다. 이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과정 중에 하나로써 중요한 것이 포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포덕을 통해 화(和)를 이끌어내면 ‘정음정양’이라는 도가 실현된 평(平)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평의 차원은 정음정양이 실현된 우주적 과정이기 때문에 단순히 사회에서의 평등 구현이라는 페미니즘, 혹은 다수의 이데올로기들의 세간적 차원의 목표와 명백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상극의 시대인 선천에서 상생의 시대인 후천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평(平)’의 원리와 ‘화(和)’의 원리를 부단히 실천해가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한다고도 볼 수 있는 대순사상의 관점에서 그 출발점에 있는 ‘화(和)’와 ‘포덕(布德)’의 관계성과 그 가치에 대한 강조가 중요하다고 할 때 대순사상의 실현은 ‘자모지정’이라는 여성적 가치의 활성화에 그 출발점이 있다고 밝힐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focuses on reviewing the concepts, roles, meanings, and values ascribed to females and femininity as observable in Daesoon thought and in Feminist theory. Especially with regards to the process of achieving gender equality through the resolution of grievance for females in Daesoon thought, the study draws positive and desirable roles within this practice by specifically examining good deeds performed by females and practical roles that females play. By doing so, this study finds a way to go from the world of mutual contention to the world of resolving grievances that have arisen due to the oppression of yin and the encouragement of yang.

First wave feminism can be summarized as the inclination for equality. In Daesoon thought concerning this and from standpoint of females, the most ideal image of woman is one of a female Perfected Being who is unified with Dao and has thereby achieved perfection of her humanity apart from gender. In the Later World (Hucheon), people can get results based on their hard work regardless of gender. The enlightenment of Dao is such that it is not important to distinguish between males and females. Both of them can be ‘unified with dao’. Therefore, despite the similarity, the concepts of equality in first wave feminism and the resolution of grievance for women have differences in terms of their ideal vision of equality.

The representative claim in second wave feminism is ‘consideration’ and, in this context, ‘consideration’ has pronounced feminine characteristics. In Daesoon thought, this sense of ‘consideration’ is related to the concept of ‘Jamojijeong’, a term that refers to motherly affection. However, it is not simply a virtue of females and mothers, but rather the value of ‘Yin (pronounced in Sino-Korean as ‘Eum’)’ called ‘Eumdeok (hidden virtue)’. Jamojijeong means that people should behave in a modest way and this helps them achieve their aims. It is also closely related with ‘femininity’ in the sense of Eum. One of processes spreading it socially is to propagate virtue (Podeok) and if harmony is achieved through it, then ‘right yin and right yang’ emerge as the precondition by which Pyeong Do (Pacification of Tao) can be realized. Furthermore, because the aspect of Pyeong is a cosmic process, it has distinct differences from the social aims of feminism and the worldly aims of other numerous ideologies.

In proceeding from the Former World (Seoncheon), an era of mutual contention, to the Later World, an era of mutual beneficence, it is essential to emphasize the connection between ‘harmony (Hwa)’ and ‘propagating virtue’ as the starting point from which the perspective of Daesoon thought aiming at the principle of ‘Pyeong’ and ‘Hwa’ emerges. Herein one can discover that the realization of Daesoon thought is based on the vitalization of the feminine value of ‘Jamojijeong’.

Keywords: 대순사상; 남녀평등; 여성성; 여성해원; 평(平); 화(和)
Keywords: Daesoon Thought; Gender Equality; Femininity; Haewon for Women(the resolution of grievance for females); Pyeong(平); Hwa(和)

Ⅰ. 머리말

실로 ‘혐오의 시대’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만큼 혐오 범죄 및 혐오 발화1)가 횡행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혐오 발언, 남성의 여혐에 대한 ‘여혐혐’2), 유색 인종이나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 범죄는 심심치 않게 뉴스 지면을 채우고 있다. ‘일베’3)에서 발화되어 온 여성에 대한 비하 담론들과 이에 대해 분개한 ‘메르스갤러리’(줄여서 ‘메갈’이라 칭함)4)의 ‘미러링 전략’5)은 페미니즘 내부에서도 바람직한 전략인가를 놓고 긴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급기야 ‘강남역 살인사건’6)이 일어나고 이 사건을 여성 혐오7) 범죄로 바라보는 대열이 강남역 부근에 결집해 대대적인 시위와 한국사회의 여성 혐오 심화 현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가해지면서 ‘여혐’은 간과할 수 없는 시대적 문제가 되었다. 대순사상의 입장에서 볼 때 ‘상극(相克)의 세계’의 면모가 한국 사회에서 단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현장이라 할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대순사상에 입각한 여성성(女性性)과 외부담론인 페미니즘(Feminism) 이론을 통해 여성과 여성성에 대한 개념 및 그 역할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보고자 하는 데 있다. 특히 남녀평등 이념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대순사상의 여성해원(女性解冤)과 관련하여 여성으로서의 공덕(功德)과 이를 위한 실천적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핌으로써 여성해원의 적극적이고 바람직한 역할을 도출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상극의 세계를 상생(相生)의 세계로,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상황이 낳은 갈등을 정음정양(正陰正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종단 대순진리회를 창설한 도전 박우당의 훈시(訓示)에 “상극 세계의 것은 억음존양의 탓으로 모두가 부정ㆍ불응ㆍ불평등이 생겨 천지는 혼란복멸의 위기에 접어들게 되고, 무상도ㆍ 재겁ㆍ전쟁ㆍ병겁뿐인데 반하여 상생의 세계에서는 정음정양으로 평등ㆍ조화ㆍ화합ㆍ협동으로 재겁이 사라지고 전쟁과 병겁이 없는 영원한 지상의 화평이 있을 뿐입니다.”8)라는 내용이 있다. 다시 말하면 ‘억음존양’이 아니라 ‘정음정양’을 해야만 상극의 세계에서 상생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대순사상의 핵심적인 근본 원리 중 하나로 보여진다. 이 원리를 가지고서 ‘양(陽)’은 남성, ‘음(陰)’은 여성으로 환유(換喩)하여9) 대순사상의 남녀평등 이념과 여성성에 대한 연구의 가장 근간이 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본 연구는 Ⅱ장에서 상생을 위한 적극적인 가치의 목적인 ‘정음정양’에 해당하는 ‘평등ㆍ조화ㆍ화합ㆍ협동’이라는 단어들의 일상적인 용법과 차원을 달리하는 의미를 도출한 뒤, ‘억음존양’이라는 소극적 가치의 의미를 재규정하고, 현대사회의 ‘억음존양’의 양상들을 특히 여성의 현실과 관련하여 조명하고자 한다. 그다음으로 Ⅲ장에서는 대순사상의 남녀평등 이념이 기존 페미니즘 이론의 역사에서 논의해온 남녀평등의 지향점과 어떠한 점에서 공통된 면을 가지는지 분석하고, 더 나아가 기성의 페미니즘 이론이 규명하지 못한 남녀평등 이념의 새로운 차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Ⅳ장에서 결론적으로 대순사상의 여성관이 갖는 실천적 의미를 오늘날 여성해원의 현실과 관련하여 도출하고자 한다.

우선 여성해원에 대한 기존 선행연구에서 가장 부족한 측면은 『전경』,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 『채지가』, 『대순회보』 등 관련 문헌과 학술연구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본고는 대순사상 관련 문헌을 중점적으로 참고하면서 그 외 관련 학술연구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 또한 누락 없이 수행하고자 한다.

그리고 서양의 1세대와 2세대 페미니즘 이론들을 살펴봄으로써 여기에서 발견되는 특징들이 대순사상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 비교를 통해 대순사상에서 가지고 있는 여성성에 관한 고유의 특성이 무엇인지, 바람직한 여성성의 역할과 그 실천적인 방향성 또한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조명해볼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대순사상의 남녀평등 이념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실천적 전망의 도출에 관심을 기울이고자 하며 한국 사회, 더 나아가 오늘날 세계가 처한 현실적 문제로부터 요구되는 대안을 모색해봄으로써 대순사상과 여성해원의 원리에 입각하여 적극적이면서 바람직하게 실천할 수 있는 지침을 확보하고자 한다.

Ⅱ. 대순사상에서 여성성의 역할과 그 의미 재조명

여성의 역사적 변천을 살펴보면 오늘날 여성의 지위와 역할 및 복지 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복지와 관련된 몇 가지의 사례를 들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 임산부 전용좌석을 따로 지정해놓은 것이 이제는 보편화가 되었고, 근래에는 여성전용주차공간이 있는 주차장도 생겨났다. 또한, 정부에서 1999년 2월 28일에 남녀차별금지법10)을 제정했던 적이 있었으며, 1988년에는 ‘정무장관(제2)실’을 시작으로 몇 번의 개편을 거쳐서 현재는 중앙 행정 기관 소속인 ‘여성가족부’가 여성정책의 종합 및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뿐만 아니라 가족관련 정책 및 아동, 청소년 복지ㆍ보호 기능까지 함께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상에 대해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여성위주의 배려는 남녀평등이 아니라 오히려 역차별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부정적 논란으로 종종 야기되어 남녀의 대립적인 구도를 형성하기도 한다. 지난 과거에 비해 남녀평등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하지만 성 정체성과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 아직까지도 끊임없는 논의 중에 있으며, 그 구체적인 방안 또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에는 여성 또는 페미니즘을 소재로 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세계적인 유명인(Celebrity)들 중에서도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면서11) 페미니즘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대순진리회가 여성성의 개념과 그 역할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이에 대한 의미와 가치 또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밝히는 작업은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보편적 가치관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남녀평등이 구현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대순사상에서는 구천상제(九天上帝)인 증산(甑山)의 ‘천지공사(天地公事)12)’에 의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13) 이에 대한 근거로서는 ‘남녀평등’과 ‘여성해원’ 관련 공사가 있으며, 이는 대순사상의 남녀평등 이념과 여성성을 나타내는 데에 있어서 주요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여성해원을 사회적인 현상과 비교하여 살펴보면 두 가지의 맥락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지난 과거로부터 여성이 여러 방면으로 억눌리고 차별받음으로 인해 발생했던 척(慼), 원한과 여성의 욕망을 해소시키고, 남녀평등의 실현을 위해 제도적인 것뿐만 아니라 여성의 가정ㆍ사회적 지위 등의 여러 가지 변화를 포함하는 일반적 차원의 여성해원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과거에는 종교적인 부분에서도 차별받았던 여인들도 이제는 적극적인 실천수도를 통해 공덕을 세워 도통군자가 될 수 있다는 종교적 차원의 여성해원이다.

후자의 경우, 『전경』과 『대순지침』에서 수도를 하는 여성의 실천적 태도를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대장부(大丈婦), 여장군(女將軍)과 같이 적극적인 주체성[陽的]이다. 둘째는 돌봄, 배려, 자모지정(慈母之情)14)과 같은 덕성[陰的]이다. “가정화목ㆍ사회화합ㆍ인류화평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대순진리이다.”15)라는 내용에 의하면 온 만물이 유기적인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돌봄의 대상이 단순히 가정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여성성을 확장시켜서 온 세계에 미칠 수 있는 기국(마음)이 될 수 있도록 지향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여성의 공덕에 대해 강조한 대목을 확인하면 다음처럼 여성도 남성과 같이 공덕을 세워 일을 할 수 있으며, 여성의 적극적 활동과 수도의 참여를 강조한 대목이 있다.

상제께서 태인 도창현에 있는 우물을 가리켜 「이것이 젖(乳) 샘이라」고 하시고 「도는 장차 금강산 일만이천 봉을 응기하여 일만이천의 도통군자로 창성하리라. 그러나 후천의 도통군자에는 여자가 많으리라」 하시고 「상유 도창 중유 태인 하유 대각(上有道昌中有泰仁下有大覺)」이라고 말씀하셨도다.16)

또한 “사람을 쓸 때는 남녀 노약을 구별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진평(陳平)은 야출 동문 여자 이천인(夜出東門女子二千人) 하였느니라.”17)에서처럼 진평이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을 도와 초(楚)나라의 포위망을 뚫고 나갈 때의 고사를 통해 남녀에게 기회의 균등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여성의 적극적 주체성을 표현하는 “대장부(大丈婦)”라는 표현은 “상제께서 하루는 공사를 행하시고 「대장부(大丈夫) 대장부(大丈婦)」라 써서 불사르셨도다.”18)에 보인다. “후천에서는 그 닦은 바에 따라 여인도 공덕이 서게 되리니 이것으로써 예부터 내려오는 남존여비의 관습은 무너지리라.”19)에서처럼 후천시대는 남녀평등이 이루어진 사회로 그려진다.

다른 한편 여성의 자애로운 부분(돌봄, 배려, 책임감 / 가정화목, 더 나아가 인류화평을 위한 노력)이 강조되는 대목들도 있다.

자모지정(慈母之情)과 은사지의(恩師之義)의 심정으로 통심정이 되게 힘써라.20)

상호 통심정의 자모지정(慈母之情)으로 모든 도인들은 심정을 바르게 하라.21)

내수의 모든 선감ㆍ교감과 임원은 가정사에 충실하여 주부로서 도리를 다하면서 책무를 이행하여야 한다.22)

가정화목ㆍ사회화합ㆍ인류화평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대순진리이다.23)

이상의 여성의 적극적 주체성과 자애를 실현하는 여성성의 이념은 ‘평(平)’과 ‘화(和)’로 대별될 수 있다. ‘평’은 여성성과 남성성의 차이가 없이 용사할 수 있어서 성별이 무의미한 조건의 상태이다. ‘화’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구별되면서 남성성을 보완하는 원리로 제시된 여성성이 구현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을 도해화하면 다음의 표처럼 제시될 수 있다.

표 1. 대순사상 여성해원 구조도
후천시대
정음정양(正陰正陽)
이념 평(平)
평등
화(和)
조화, 화합, 협동
실천 동적(動的) 대장부(大丈婦)여장군(女將軍) 정적(靜的) 자모지정(慈母之情)
해원시대ㆍ신명시대ㆍ인존시대ㆍ개벽시대
억음존양(抑陰尊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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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는 아래에서 위로 지향해간다는 의미가 있으며 왼쪽이 오른쪽에 비해 양(陽)적으로 드러나는 적극적인 가치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독해하면 된다. 억음존양이었던 상극의 시대에서 상제의 천지공사 이후 해원시대ㆍ신명시대ㆍ인존시대ㆍ개벽시대24)를 맞이하였고, 특히 이 시기에서 후천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 여성해원의 이념과 실천에 대해 어떠한 원리구조로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대순사상 관련 문헌의 내용을 근거로 삼아 도표화한 것이다. 이상의 구조도를 더욱 근거 짓기 위해 몇 대목을 더 확인하면 다음과 같다. “선천에서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아니하였으되 이것은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로는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들어야 하느니라.”25) 이는 선천에는 지덕의 중요성을 몰랐는데, 이제는 지덕의 중요성을 알아야 하며, 양(陽)과 음(陰)을 동등하게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장군이 등장하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백 남신의 친족인 백 용안(白龍安)이 관부로부터 술 도매의 경영권을 얻음으로써 전주 부중에 있는 수백 개의 작은 주막이 폐지하게 되니라. 이때 상제께서 용두치 김 주보의 주막에서 그의 처가 가슴을 치면서 「다른 벌이는 없고 겨우 술장사하여 여러 식구가 살아왔는데 이제 이것마저 폐지되니 우리 식구들은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통곡하는 울분의 소리를 듣고 가엾게 여겨 종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어찌 남장군만 있으랴. 여장군도 있도다」 하시고 종이에 여장군(女將軍)이라 써서 불사르시니 그 아내가 갑자기 기운을 얻고 밖으로 뛰어나가 소리를 지르는도다. 순식간에 주모들이 모여 백 용안의 집을 급습하니 형세가 험악하게 되니라. 이에 당황한 나머지 그는 주모들 앞에서 사과하고 도매 주점을 폐지할 것을 약속하니 주모들이 흩어졌도다. 용안은 곧 주점을 그만두었도다.26)

이는 선천에서 여성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순종적으로 묘사하였으나, 기운을 붙여서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공사를 보시는 대목이다. 이처럼 양과 음을 동등하게 만드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평(平)’의 이념이 구현된다.

또한, 대순사상에서는 ‘화(和)’의 이념이 강조되고 있다. 대순사상의 이념으로 제시되는 “가정화목ㆍ사회화합ㆍ인류화평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대순진리이다.”27)에서 ‘화’는 핵심적 가치를 이루며, ‘신인조화(神人調化)’ 또한 ‘화’의 이념이 반영되어 있다. ‘신인조화(神人調化)’에서 조화(調化)는 조화(調和)와 조화(造化)의 재개념화28)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화’라는 핵심적 가치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그리고 상생법리인 ‘솔선수범ㆍ가정화목ㆍ이웃화합’의 훈시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대순진리회의 목적인 도통진경, 지상신선실현, 지상천국건설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화(和)의 출발로서 가화(家和)의 가치가 주목되어야 한다.

특히 『대순지침』에서 ‘가화(家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가화를 구현하는 데에 있어서 ‘자모지정’의 개념이 부각된다. 『전경』에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 그러므로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29)라는 데서 보듯이, 선천이 진멸지경에 이르게 된 근본원인은 인간과 사물에 상극의 이치가 지배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말하는 상생의 도는 해원상생ㆍ보은상생인 대순진리의 양대 진리(兩大眞理)를 뜻하기도 하며, 이는 곧 상생의 법리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종교적 법리는 대순진리회의 종지가 되는 것이고, ‘솔선수범ㆍ가정화목ㆍ이웃화합’의 훈시는 이 종지의 근본 원리이자 상생법리이다.30)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대순진리회의 목적인 도통진경, 지상신선실현, 지상천국건설을 달성할 수 없다.

그러므로 대순진리회에서의 ‘가정화목’은 수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삼강오륜을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도리를 다하려고 노력하되, 이는 전통적인 ‘가화’의 의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화’를 이루는 과정 또한 수도의 일환이며, 운수를 받느냐 못 받느냐의 차원까지도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화’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알기 이전에 만약 ‘가정화목’을 이루지 못했을 경우에는 수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에 대해 『전경』에 나타난 일화를 통해 먼저 살펴보자.

① 차경석이 상제를 섬긴 후부터 집안일을 돌보지 않아 집안 형편이 기울어지자, 아우 윤칠이 이에 대해 불평하면서 직접 항의하려고 상제를 찾아감.31)

② 신원일의 아우가 상제를 믿지 않고 언제나 불평을 품었더니, 그의 집이 폭우에 파괴됨.32)

③ 손병욱은 상제를 지성껏 모셨으나 그의 아내가 상제의 왕래를 불쾌히 여기고 남편의 믿음을 방해하였더니, 어느 날 아내가 골절이 쑤시고 입맛을 잃어 식음을 전폐하여 사경을 헤매게 됨.33)

④ 최창조의 안내가 상제의 출입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이 날도 밥상 차리기를 싫어하니, 상제께서 창조에게 “도가에서는 반드시 아내의 마음을 잘 돌려 모든 일에 어긋남이 없게 하고 순종하여야 복되나니라”고 하신 말씀을 엿듣고 마음을 바로 잡음.34)

⑤ 사나이가 잘 되려고 하는데 아내가 방해하니 제 연분이 아니라고 하시며, 상제께서 병을 낫게 하시고, 신명이 없애려고 하는 것을 구해주셨지만 이 뒤로 잉태는 못한다고 하심.35)

위와 같은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첫째, 가화가 되지 않으면 지성껏 수도를 해나감에 있어서 가족의 방해를 받는다. 둘째는 상제님 및 도를 모르는 경우에 불평불만을 함으로써 덕화손상을 입힌다. 셋째는 이와 같이 수도를 방해하거나 덕화손상을 입힐 경우 반드시 그 가족이 다치거나 피해를 입는다. 도리어 화(禍)를 입을 가족을 위해서라도 더욱 수도에 동참하게 하는 편이 좋으며, 동참하지 않더라도 수도를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재해를 입는다거나, 병이 생긴다거나, 신명이 방해하는 자를 없애려고 했다는 점을 살펴보면 단순히 사람만의 일이 아닌 신명과의 연결고리 속에서 인간은 신명에게 시험을 받기도 하고, 벌을 받기도 하며, 때에 따라 보호를 받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가화(家和)’가 중요한 이유는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운수나 도통을 받기 위해서 필수조건인 수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경』에 “이제 천지신명이 운수자리를 찾아서 각 사람과 각 가정을 드나들면서 기국을 시험하리라. 성질이 너그럽지 못하여 가정에 화기를 잃으면 신명이 비웃고 큰일을 맡기지 못할 기국이라 하여 서로 이끌고 떠나가리니 일에 뜻을 둔 자가 한시라도 어찌 감히 생각을 소홀히 하리오.”36)라는 내용을 보면 대순진리회에서는 ‘가화’가 운수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대순지침』에서도 “수도는 인륜(人倫)을 바로 행하고 도덕을 밝혀 나가는 일인데 이것을 어기면 도통을 받을 수 있겠는가.”37)라고 하였듯이 수도의 여하에 따라 도통이 있는 것이고, 수도의 목적도 도통이므로 ‘가정화목’은 우리의 수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분명할뿐더러 ‘가화’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 당위성까지 나타낸다.

둘째, ‘가화’를 하면 수도를 하는 과정에서 장애요인이 없어지므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평일기도를 매일 생활화하여 행하려면 ‘가화’가 되어있지 않은 자택에서는 불가능하다. 또한, 축시기도ㆍ밤주일기도ㆍ치성참례ㆍ수강 및 연수ㆍ도장공부 등 늦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의례나 외박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가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가정 내 또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문제로써 야기될 수 있으므로 도전님께서 “공부할 수도자는 반드시 가화를 이룩한 도인에 한정하고 이를 치성참례 도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38)고 한 것이다. 또 “가화가 있는 곳에서 공(功)을 거둘 수 있으니 가정화합에 대한 교화를 먼저 하라”39)고 하신 이유는 ‘가화’가 된 상태여야만 자유롭게 수도에 정진하고 지성(至誠)을 다해 의례에 참여해야만 공(功)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가화’를 하면 연운 포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밑거름으로써 그 기반을 다지는 첫 단계이므로 중요하다. 포덕이란 상제님의 덕화를 천하 만방에 널리 펼치는 일이며 삼대기본사업 중에 하나이자 수도(修道)에 있어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나연(2015)은 가정이 화목하여 화합이 잘 된다면 그 영향은 사회에까지 미치게 되고, 더 나아가 세계로 확장되어 상제의 덕화를 펼쳐나가는 진정한 포덕이 가능하게 된다고 하였다.40) 이처럼 포덕을 해나가는 데에 있어서 가정화목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은 대순사상 관련 문헌에 전반적으로 나타나 있다.

마지막으로 넷째, 가정은 운명공동체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화’가 중요하다. 대순사상에서는 한 집안의 범위를 단순히 인간계에 한정짓지 않고 신명계에 있는 조상선령신까지 확장시킨다.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쓰기 때문에 모든 조상선령신들은 육십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쓸 만한 자손 하나를 타 낸다. 그러나 그렇게 공을 들여도 자손 하나를 얻지 못하는 선령신들도 많다고 한다.41) 결국, 인간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조상선령신의 공력을 들인 결과물인 존재이므로 조상과 자손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상제께서 인간이 사후에 혼과 백으로 나뉘어져도 자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대봉사(奉祀)이후에도 혼은 영도 되고 선도 되며, 백은 귀(鬼)가 된다42)고 하였다.

고남식(2001)은 이것은 가족 간에 있어 조상 경배의 관념을 강조하고, 그 안에서 죽음을 초월해 사대 이후에도 계속되는 가족 간 관계의 영속성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천지 안에서 인간이 태어나 천지로 돌아가지만, 본질적인 인간 가치의 중심을 선령신의 육십년간의 공(功)과 자손 사대의 봉사(奉祀)에 둠으로써 천지나 신이 존재하는 가치가 인간의 탄생과 관련되며, 조상과 자손의 관계를 축으로 하는 하나의 가족관계에서 후사와 조상이 모두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이처럼 조상과 후손의 상호 관계는 혈연원리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조상과 자손 간의 유기적 관계 하에서 조상과 자손이 상호 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생사의 세계를 뛰어넘어 가족 구성원 각자가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모두 소중한 개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43)

다른 예로 “이제 각 선령신들이 해원시대를 맞이하여 그 선자 선손을 척신의 손에서 빼내어 덜미를 쳐 내세우나니 힘써 닦을지어다.”44)라는 구절을 보면 조상선령신은 자손이 수도를 할 수 있도록 척신으로부터 보호해주고 닦아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자손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서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전경』에 나타난 다른 일화를 살펴보면 공우가 상제를 찾아뵙고서 도통을 베풀어 주시기를 청하였으나 꾸짖으며 말씀하시기를 “각 성(姓)의 선령신이 한 명씩 천상 공정에 참여하여 기다리고 있는 중이니 이제 만일 한 사람에게 도통을 베풀면 모든 선령신들이 모여 편벽됨을 힐난하리라. 그러므로 나는 사정을 볼 수 없도다. 도통은 이후 각기 닦은 바에 따라 열리리라”45)고 하셨다. 이는 도통을 받기 위한 노력을 인간계에 있는 자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천상에서도 조상선령신의 역할과 노력이 함께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결국 후천의 운수를 받느냐, 도통을 받느냐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하는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이와 같이 대순사상에서는 가정이라는 범위가 인간계에서 생활하고 있는 부모ㆍ부부ㆍ형제ㆍ자식 간의 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신명계까지 초월하여, 조상선령신과의 연결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내용들과 관련하여 ‘화(和)’를 실현하는 성향으로서의 ‘자모지정’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편으로는 혈연 원리를 지속시키는 동력이 되며, 음양합덕, 신인조화의 원리를 구현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Ⅲ. 대순사상의 남녀평등 이념의 특색

대순사상과 여성, 그리고 페미니즘을 연관시켜 고찰하는 다수의 선행 연구가 있다. 박마리아의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의 관점으로 본 대순진리회의 여성관’46)는 증산의 정음정양 사상이 남녀동권의 제도화와 여성 주체성을 강조한 데 있다고 보면서47) 대순진리회의 여성관이 에코페미니즘의 함축과 직결된다고 논의하고 있다.48) 문선영의 ‘대순사상의 여성이해와 그 현대적 의미’49)는 대순사상이 비단 남녀의 차별뿐 아니라 온갖 차별 문화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대순사상의 현대적 의미가 있다고 논하고 있다.50)

페미니즘에 대한 식견을 가지고 대순사상을 살피게 되면 우선 대순사상의 평등 이념을 1세대 페미니즘(차별의 철폐)에, 조화의 이념을 2세대 페미니즘(여성성과 남성성의 조화)에 동일시하기 쉽다. 1세대 페미니즘이란 남녀의 권리 차이에 주목하면서 남녀의 권리상의 평등(가령 선거권, 피선거권, 노동 및 임금의 권리, 평등 교육의 권리 등)을 추구한 페미니즘 논의이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 옹호』, 존 스튜어트 밀의 『여성의 예속』,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의 관점이 여기에 해당한다.

1세대 페미니즘은 대단히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활동을 통해 평등선거권, 노동운동 등을 이루어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영혼에는 성별이 없다”는 말로 유명하다. 그녀는 남녀가 서로 다른 미덕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똑같이 불멸의 영혼을 주신 하느님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고, 여성에게 이성이나 교육 기회, 법적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한 그들에게서 건전한 사고나 생산적인 경제활동, 도덕적 처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성은 교육과 사회 활동을 통해 각자 서로 다른 성격과 취미, 개성을 갖출 수 있지만, 여성은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이나 인격을 갖출 기회도 없이 오직 하나, ‘나긋나긋한 부드러움과 고분고분한 순종’만을 갖춘 인형 같은 존재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탄했다.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은 딸, 아내, 엄마라는 이름으로 남자들과 연결되어 있고, 이 단순한 의무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도덕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이 추구할 최종 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의식적으로 미덕을 쌓아가는 데서 오는 존엄성을 획득하는 데 있을 것이다.”51)는 점을 강조한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명제로 유명하다. 보부아르는 “내가 나 자신을 규정하려면, 우선 ‘나는 여자다’라고 선언해야 한다. 남자는 결코 어떤 성에 속하는 자신으로서 자신을 규정하며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가 남자라는 것을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프랑스어로 ‘남자(homme)’라는 단어가 인류 전체를 가리키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남자가 양성과 중성을 대표하기 때문이다.”52)라고 하였다. 여성을 제2의 성이라고 할 때 ‘두 번째’의 의미는 “나중이고, 주변부적이고, 부적합하고, 제1의 성과 제2의 성이 있으니 ‘꼴찌’인 것”이 바로 제2의 성의 의미이다. 여성은 남성에 대해 타자인데, 여성은 타자라는 사실에 문제의식도 느끼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자를 ‘타자’로 만들어버리는 남자는 여자 속에서 뿌리 깊은 공범 기질을 발견한다. 이와 같이 여자는 구체적인 수단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호성을 인정하지도 않고 자기가 남자에게 복종하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또는 ‘타자’라는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기 때문에, 자기가 주체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53)라고 그 까닭을 밝히고 있다. 이 말에서 드러나는 보부아르의 대안은 여성은 타자가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남성과의 관계에서 상호성을 인정받고, 남성에게 복종하지 않으며, 남성과 대등한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한 마디로 평등의 이념이 그 지향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상의 1세대 페미니즘 논의를 대표적인 두 사상가를 통해 살펴보았는데, 오늘날 대순사상의 여성해원을 연구함에 있어서 페미니즘의 배경을 같이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으며, 앞서 언급하였듯이 남녀평등의 지향점에 있어서 비슷한 맥락을 보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1세대 페미니즘 논의가 강조하는 평등의 이념과 대순사상의 ‘평등’ 이념을 같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성해원의 남녀평등의 차원은 세간적인 차원의 ‘범인(凡人)’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1세대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평등’의 기준은 ‘백인남성’의 사회적 지위였다. 백인남성이라는 한정된 집단을 ‘인간’이라고 보편화하면서 실제 여성은 그 인간으로 취급되지 않는 문제에 대한 저항 담론이자 저항 실천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성해원이 지향하는 평등의 차원은 『전경』의 내용을 통해 살펴보면 다음의 차원에 닿아있다.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 그러므로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 무릇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신도로부터 원을 풀어야 하느니라. … 54)

예로부터 쌓인 원을 풀고 원에 인해서 생긴 모든 불상사를 없애고 영원한 평화를 이룩하는 공사를 행하리라. 머리를 긁으면 몸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인류 기록의 시작이고 원(冤)의 역사의 첫 장인 요(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원을 풀면 그로부터 수천 년 쌓인 원의 마디와 고가 풀리리라. … 원의 뿌리가 세상에 박히고 세대의 추이에 따라 원의 종자가 퍼지고 퍼져서 이제는 천지에 가득 차서 인간이 파멸하게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인간을 파멸에서 건지려면 해원공사를 행하여야 되느니라 .55)

불평등은 원을 낳기에 원을 풀어야만 한다. ‘억음존양’이 바로 불평등의 상태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다. 상극(相克) 세계는 억음존양(抑陰尊陽)의 탓이다. 억음존양으로 인해 ‘부정, 불응, 불평등’이 생긴 것이다. “한 사람의 품은 원한으로 능히 천지의 기운이 막힐 수 있느니라.”56)고 하였듯이, 억음존양을 할 때에는 천지의 기운이 막히고 혼란복멸의 위기에 접어들어, ‘무상도 재겁, 전쟁, 병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면 ‘정음정양(正陰正陽)’을 한다면 평등, 조화, 화합, 협동으로 재겁이 사라지고 전쟁과 병겁이 없는 영원한 지상의 화평이 있을 뿐이다.

“도(道)가 음양이며 음양이 이치이며, 이치가 곧 경위이며 경위가 법이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57)라고 하였듯이, ‘정음정양’이라는 원리는 대순사상에서 등장하는 ‘남성, 여성’ 논의를 이해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전경이나 교법, 지침 등에 등장하는 ‘남성과 여성’은 때로는 생물학적인 남성과 여성을 나타내지만, 대부분은 ‘음과 양’이라는 대립하는 만물의 원리에 대한 환유(換喩)적 표현이기도 한 것이다.

남녀를 떠나서 완전한 인간완성을 이루고자 한다면 여성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대순사상에서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여성상은 여성도통군자(女性道通君子)일 것이다. 후천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없이58)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도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 즉 음양의 이치를 깨달은 상태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무의미하며 남녀 모두 ‘도통군자(道通君子)’에 다름 아닌 것이다. 따라서 페미니즘 1세대의 평등이념과 여성해원 사상은 그 개념 구사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평등의 이념이 도달하고자 하는 차원이 명백히 구별되는 논의라고 할 것이다.

2세대 페미니즘의 논의는 캐롤 길리건의 『다른 목소리로』로 대표되며, 2세대 페미니즘의 특성은 여성성이 인간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차원을 갖는다는 주장에 있다. 1세대의 여성성은 ‘평등한 인간’으로 수렴되는 반면, 2세대는 ‘인간’으로 환원되지 않는 여성 특유의 고유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길리건은 ‘돌봄의 윤리’를 주장한다. 길리건에 따르면 윤리적 판단을 할 때 ‘정의(justice)’를 준거로 삼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는 ‘돌봄(care)’의 태도라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현대 사회의 병폐를 치유하는 수단이 바로 여성성이라는 특질이라고 주장했다. 길리건의 돌봄 윤리를 환경 전체로 확장한 이론인 ‘에코페미니즘’은 ‘보살핌을 간직한 여성의 마음에서 온 생명을 살릴 길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요약될 수 있다.59)

이 주장 또한 ‘화(和)’라는 이념과 대단히 유사한 개념 구도를 가지고 있다. 일단 논리적으로는 음과 양은 서로 동시에 긍정될 수 없는 이질적인 속성이기에60) ‘동(同)’의 상태가 아니라 ‘화(和)’의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근본적으로 음양이라는 원리의 표현태이기 때문에 음양이라는 이질적인 것의 조화는 음양 개념에 곧바로 함축되어 있다. 그리고 대순사상이 주목하는 여성성은 남성성이라는 양의 원리에 대해 함께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원리의 표현이다. 특히 ‘자모지정(慈母之情)’은 길리건이 여성성이라고 말한 ‘돌봄’과 매우 흡사한 개념이다. 훈시의 다음 구절을 보자.

상하(上下)가 서로 고마운 마음과 위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설령 어떤 사람이 끼어들어 체계질서를 깨뜨리려 할지라도 깰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서로가 은의를 망각하고 혈기의 충동으로 대립을 한다면 상극의 함정을 스스로 파는 것이 되고 결국 상제님의 뜻과는 어긋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어찌 운수를 바랄 수가 있겠습니까.

서로가 자모지정(慈母之情)과 은사지의(恩師之義)의 심정으로 마음이 통하고 인정과 관용심으로 융화단결하면서 자기의 직분을 바르고 성실하게 행하여 체계 질서를 똑바로 세워 가는 것이 도(道)를 닦는 것입니다.61)

자모지정(慈母之情)이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위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태도를 뜻한다. 은사지의(恩師之義)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대하는 태도이다.62)

이웃화합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에서 벗어나 나의 편안함보다 먼저 이웃을 생각하고 솔선수범하여 봉사(奉仕)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이웃도 자기만의 벽을 허물고 서로 화합(和合)할 것입니다. 오직 도만 생각하고 이웃을 등한시 할 때 그 이웃은 도를 비방하게 될 것이며 이것은 결국 상제님의 덕화를 손상시키는 일이 됩니다. 가정화목과 이웃화합을 만들어 나갈 때 서로 상생(相生)하는 사회가 구현될 것이며, 척이 풀려 원(冤)과 한(恨)이 없는 화평(和平)한 사회가 되고 더 나아가 세계평화(世界平和)도 이룩되는 것입니다.63)

위의 내용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핵심개념은 바로 ‘덕화(德化)’이다. 대순사상에서는 도의 깨달음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덕을 실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직분에 걸맞게 행동함으로써 서로 다른 직분의 사람들과 이루는 조화의 상태를 강조하고, 이를 깨닫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늘 실천하는 과정을 ‘포덕(布德)’이라 한다. 다른 종교적 신념이 ‘포교(布敎)’를 강조하는 것과 구별되게 실천하는 ‘덕(德)’을 강조하는 면모는 ‘평(平)’이라는 이상과 ‘화(和)’라는 이상이 어떤 고정된(static) 상태(state)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이상을 향한 끊임없는 변화를 지향하는 덕의 실천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process)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대순사상의 핵심 원리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2세대 페미니즘의 논의와 논리적으로나 핵심어 면에서 유사한 이 논의가 대순사상의 여성성과 궁극적으로 차이가 나는 지점은 역시 도달의 차원이다. 대순사상의 화(和)는 그 단위가 가정, 이웃, 사회를 넘어 세계평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주적 화(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평(平)에 도달하는 이상에 닿아있다. 대순사상에서 화(和)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추는 자세, 남을 보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것이 ‘음덕(陰德)’이다. 그런데 이 음덕은 여성만이 갖는 자질이 아니라, 화(和)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자세이다. 이러한 음덕을 여성에게만 강조하는 사회가 증산이 비판한 사회상태로서, 해원상생이 필요한 이유가 된다. 그러므로 여성적인 가치로서 자모지정(慈母之情)이라는 가치가 중요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모지정은 비단 여성만이 가지는 덕도 아니고 어머니인 사람만이 가지는 덕이 아니라 ‘음덕(陰德)’이라고 하는 ‘음(陰)’의 가치이다. 자모지정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낮추고 타인의 뜻을 이루도록 돕는 실천 영역을 지칭하며, 음(陰)이라는 원리의 환유적 차원인 ‘여성성’과 닿아있는 가치이다. 이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과정이 곧 포덕이고, 해원상생의 실천과 연결되는 것이다. 포덕을 통해 화(和)를 이끌어내면 ‘정음정양(正陰正陽)’이라는 도가 실현된 평(平)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평의 차원은 정음정양이 실현된 우주적 과정이기 때문에 단순히 사회에서의 평등 구현이라는 페미니즘, 혹은 다수의 이데올로기들의 세간적 차원의 목표와 명백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Ⅳ. 결론: 여성해원의 원리로 본 공덕과 실천 방안

대순사상에서 제시하는 여성상은 여성의 본성인 모성애와 부드러움의 여성적 가치 위에 여장부(女丈婦)의 면모를 지닌 여성도통군자이다. 후천에는 여성 도통군자가 많이 나리라는 말씀으로 여성은 이를 성취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할 것이며,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는 천하대사를 이루는 주역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 날 때 자기가 원하는 성으로 타고나는 것은 아니며, 현상적 생활세계에 맞게 자기의 성을 구현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또한,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남녀를 구별해서 내는 것이 아니므로, 여성이기 때문에 억압받고 남성이기 때문에 존경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이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남녀의 구분이 없이 조상 선령신들이 육십 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자손 하나가 귀하게 태어나는 것이다.64) 이처럼 귀중한 인간의 삶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억압ㆍ차별받는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될 것이며, 여성은 자신의 능력을 적극 활용하고, 스스로가 자아실현과 성취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인간 자체로서 존경받고 귀한 존재인 것이다. 남성이 우위에 있는 사회도 아니고, 여성이 우위에 있는 사회도 아닌 시대가 바로 후천이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자격을 갖고 태어난 인생임을 명심하고,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의 구별보다는 인간이라는 조건으로 여성과 남성이 존재하여야 하는 것이다.

대순사상에서는 여성을 선천시대로부터 많은 원한이 맺어져왔던 존재, 차별을 받았던 존재로서, 『전경』에 남성해원이란 용어는 나오지 않듯이 가장 먼저 여성을 빨리 해원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또한, 대순사상에서의 여성성은 가정에서의 도리를 매우 중요시함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순사상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충, 효, 열이 있기 때문에 인간의 도리를 강조하는 것이 많이 나타난다. 남성의 도리도 중요하지만 여성성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보살핌, 돌봄, 자모지정(모성애) 같은 기질이 가정을 다스리고 가화를 이루며 밖으로도 주변과의 관계를 형성해나가고 다스려나가는 데에 탁월하게 쓰일 수 있다.

기존의 선행연구는 ‘상제의 천지공사로써 남녀가 평등한 사회가 되었다.’라는 내용을 위주로 부각시키는 연구에서 그치는 정도가 많았다.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한다거나 실천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는 각별한 강조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대순사상 속에 녹아있는 여성성과 역할을 재조명하여 파악한 만큼, 자모지정과 포덕의 실천을 통해 궁극적으로 여성의 원을 풀고, 여성과 남성이 서로 존중하면서 남녀평등을 실현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조상선령신들도 육십년의 공을 들여 쓸 만한 자손하나 타내기도 쉽지 않다는 것과 같이 또한 도통을 주는 것과 관련하여 각 성(姓)의 선령신 한 명씩 천상 공정에 참여하여 기다리고 있는 중이니 만일 한 사람에게 도통을 먼저 베풀면 모든 선령신들이 모여 편벽됨을 힐난할 것65)이라는 내용을 통해 모든 인간은 남녀 구별 없이 모두가 각 집안의 귀한 존재이고, 혹 부당하게 대우한다면 선령신으로부터도 척을 맺을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여성뿐만 아니라 누구든 존중하고 귀하게 대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전경』의 여러 구절을 통해 볼 수 있었듯이 개인의 생사가 아닌 조상까지 한 성씨 집안의 운수가 달린 일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며 후천오만년, 개벽을 맞이하여 생사를 함께 해야 하는 운명공동체를 조화롭게 이끌어가야 한다. 수도를 잘해야 가화도 이룰 수 있고, 가화가 돼야 포덕도 잘해나갈 수 있고, 수도를 해야 운수와 도통이 있다. 이를 위해서 여성해원은 평과 화라는 이념을 향해 적극적인 ‘여성도통군자’라는 지향점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공덕(功德)을 쌓을 수 있는 ‘자모지정’의 실천이 필요하며, 이는 대순사상에 함축되어 있는 여성관이자 실천의 지침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Footnotes

1. ‘혐오 발화’는 ‘hate speech’를 번역한 것이다. 소수인종, 성 소수자, 약자, 여성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는 언행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번역어를 두고 오랜 논란이 있었으나 최근 대체로 ‘혐오 발화’라는 번역어가 자리를 잡아 널리 쓰이고 있다.

2. ‘여혐’이란 ‘여성 혐오’를 줄여 칭하는 것이고 ‘여혐혐’이란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는 페미니즘의 구호이다.

3. ‘일베’란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줄임말로 ‘디시인사이드’라는 사이트의 여러 갤러리 업로드 글 중 추천을 많이 받은 글들만을 모아둔 저장소의 의미였다가 2010년 새롭게 만들어진 보수 성향의 우리나라 인터넷 커뮤니티 단체이다. 전라도 지역 비난 및 조롱, 전직 대통령 비하 및 희화화로도 논란을 일으켰고, 여성혐오발화로도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이트의 유저를 ‘일베’라 칭하기도 한다.

4. 여성 혐오에 맞서는 커뮤니티로서는 ‘메갈리아’ 외에도 ‘여성시대’, ‘워마드’ 등이 있다.

5. ‘미러링(mirroring)’이란 디시인사이드의 메르스 갤러리에서 2015년 중반 탄생한 용어이다. 모방 행위의 의미를 넘어서 의도적으로 모방하는 행위의 뜻으로 쓰인다. ‘김치녀’, ‘맘충’에 맞서 ‘한남충’ 같은 용어를 생산하는 것으로 출발했으나 그 폭력성이 도를 지나쳤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6. 2016년 5월 17일 서초구 노래방 화장실에서 살인범 김성민이 불특정한 여성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한 사건이다. 살인범은 항소심에서 징역 30년형이 확정되었다.

7. 여성혐오(女性嫌惡, misogyny)는 성차별, 여성에 대한 부정과 비하, 여성에 대한 폭력, 남성우월주의, 여성의 성적 대상화 등으로 드러난다.

9. 대순진리회 교무부, 「음양합덕 - 상생의 인간관계 관점으로 본 음양합덕」, 『대순회보』 65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06), p.23, “우주 만물은 모두 이 음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하늘은 양이며 땅은 음이고, 해는 양이 달은 음이고, 인간은 양이며 신은 음이고, 몸은 양이며 마음은 음이고, 남자는 양이며 여자는 음이고…”

이 글에서 쓴 ‘환유’라는 개념은 단순한 수사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호작용(signification)’의 원리로서 일찍이 노만 야콥슨이 의미화의 기본 원리로 삼은 개념이다. 가령 ‘발 디딜 틈이 없다’에서 ‘발’은 ‘한 사람’의 일부로써 그 사람을 대신하는 기호이다. 부분으로 전체를 대신하는 원리로서의 환유를 이처럼 이해할 때 음이라는 원리의 환유가 여성이라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0. 《네이버 지식백과》,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전반적인 여성정책을 기획하고 총괄 및 조정하기 위해 1998년 2월 28일 설립된 여성특별위원회가 2001년 여성부로 승격된 후, 2005년 6월 여성가족부로 개편됨에 따라 남녀차별의 금지ㆍ구제에 관한 업무를 여성가족부의 사무에서 제외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업무로 통합되면서 본 법률은 폐지되었다.”

11. 가령 엠마 왓슨의 ‘He for she’라는 제안의 파급력을 상기하자. 이 문구를 통해 남성이 여성과 대립하는 세력이 아니라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세력이라는 점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12. 이경원, 「대순사상과 여성 - 21세기 남녀평등의 새로운 이념모색」, 『대순사상논총』 10 (2000), p.607, “천지공사는 낡은 천지(天地)를 새로운 천지로 개조하는 구천상제의 대역사이다.”

14. ‘자모지정(慈母之情)’은 ‘어머니’가 문구에 들어가 있다고 해서 여성만 가지는 덕성이 아니다. 이렇게 경험적으로만 해석하면 자모지정은 여성 중에서도 자식을 낳아본 사람만이 가지는 덕성이 되어야 할 것이며, 대단히 협소한 적용 폭을 갖는 데 그치게 되어 ‘원리’의 위상을 갖기 어려운 덕목이 될 것이다. 그런데 자모지정은 ‘자기를 낮추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로서 양(陽)이 아니라 음(陰)의 원리이다. 그러므로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갖출 수 있는 덕목이면서도, 음의 원리의 환유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자모지정은 여성적 가치라고 해석할 수 있다.

15. 『대순지침』, p.20.

16. 『전경』, 예시 45절.

17. 같은 책, 교법 2장 40절.

18. 같은 책, 교법 2장 57절.

19. 같은 책, 교법 1장 68절.

20. 『대순지침』, p.67.

21. 같은 책, p.71.

22. 같은 책, p.29.

23. 같은 책, p.20.

25. 『전경』, 교법 1장 62절.

26. 같은 책, 권지 1장 17절.

27. 같은 책, p.20.

28. 이경원, 『대순종학원론』, pp.168-169. (문선영, 「대순사상의 여성 이해와 그 현대적 의미」, 『대순사상논총』 21, p.262에서 재인용)

29. 같은 책, 공사 1장 3절.

30. 대순진리회 교무부, 「‘솔선수범ㆍ가정화목ㆍ이웃화합’의 실천」, 『대순회보』 165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5), p.29.

31. 『전경』, 행록 4장 30절, “차 경석이 상제를 섬긴 후부터 집안일을 돌보지 않아 집안 형편이 차츰 기울어져 가니라. 그의 아우 윤칠이 「선생을 따르면 복을 받는다더니 가운이 기울기만 하니 허망하기 짝이 없소이다. 직접 제가 선생을 뵈옵고 항의하리이다」고 불평을 털어놓고 상제를 만나러 가는 중로에서 큰 비를 만나 옷을 푹 적시고 동곡에 이르러 상제를 뵈온지라 …”

32. 같은 책, 공사 2장 28절, “… 원일이 집에 돌아와서 보니 자기 동생의 집이 폭우에 파괴되고 그 가족은 원일의 집에 피난하였도다. 원래 원일의 아우는 상제를 믿지 아니하였으며 언제나 불평을 품었도다. 그러나 그는 이 일을 당한 후부터 두려워서 무리한 언사를 함부로 쓰지 아니하였도다.”

33. 같은 책, 행록 4장 19절, “손 병욱(孫秉旭)은 고부 사람인데 상제를 지성껏 모셨으나 그의 아내는 상제의 왕래를 불쾌히 여기고 남편의 믿음을 방해하였도다. 어느 날 병욱의 아내가 골절이 쑤시고 입맛을 잃어 식음을 전폐하여 사경에 헤매게 되었느니라. 공우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상제께 아뢰면 고쳐 주시리라고 믿었도다.”

34. 같은 책, 행록 4장 7절, “어느 날 상제께서 식사 시간이 지나서 최 창조의 집에 이르셨도다. 그의 아내는 상제께서 드나드시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노라. 이날도 밥상 차리기를 싫어하는지라. 상제께서 창조에게 가라사대 「도가에서는 반드시 아내의 마음을 잘 돌려 모든 일에 어긋남이 없게 하고 순종하여야 복되나니라」 하시니라. 이 말씀을 아내가 문밖에서 엿듣고 보이지 않는 사람의 속마음을 보신 듯이 살피심에 놀라 마음을 바로 잡으니라.”

35. 같은 책, 행록 4장 20절, “사나이가 잘 되려고 하는데 아내가 방해하니 제 연분이 아니라. 신명들이 없애려는 것을 구하여 주었노라. 이제 병은 나았으나 이 뒤로 잉태는 못하리라.”

36. 같은 책, 교법 1장 42절.

37. 『대순지침』, p.37.

38. 『대순지침』, p.60.

39. 같은 책, p.29.

41. 『전경』, 교법 2장 36절,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가르치시기를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이나니라.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선령신들은 六十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쓸 만한 자손 하나를 타 내되 그렇게 공을 들여도 자손 하나를 얻지 못하는 선령신들도 많으니라. 이같이 공을 들여 어렵게 태어난 것을 생각할 때 꿈같은 한 세상을 어찌 잠시인들 헛되게 보내리오」 하셨도다.”

42. 같은 책, 교법 1장 50절, “김 송환이 사후 일을 여쭈어 물으니 상제께서 가라사대 「사람에게 혼과 백이 있나니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에 올라가 신이 되어 후손들의 제사를 받다가 사대(四代)를 넘긴 후로 영도 되고 선도 되니라. 백은 땅으로 돌아가서 사대가 지나면 귀가 되니라」 하셨도다.”

44. 『전경』, 교법 2장 14절, “이제 각 선령신들이 해원시대를 맞이하여 그 선자 선손을 척신의 손에서 빼내어 덜미를 쳐 내세우나니 힘써 닦을지어다.”

45. 같은 책, 교운 1장 33절.

47. 같은 글, p.7.

48. 같은 글 p.13.

50. 같은 글, p.272.

53. 같은 책, p.58.

54. 『전경』, 공사 1장 3절.

55. 같은 책, 공사 3장 4절.

56. 『전경』, 교법 1장 31절.

57. 『대순지침』, p.18.

58. 『전경』, 교법 2장 40절.

59. 반다나 시바 외, 『에코페미니즘』, 손덕수ㆍ이난아 옮김 (서울: 창작과 비평사, 2000)과 다음의 대담 내용을 참고하자. “남성들이 거부감을 가질 일이 아니에요. 그들도 함께 에코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는 거니까요.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이냐 남성이냐로 나뉘지 않아요. 에코페미니즘은 우리가 갖고 있는 마음의 종류입니다. 간결합니다. 알아차리는 거예요. ‘자연은 살아 있고, 창조적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생산한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겁니다. 바로 ‘여성성’이죠. 간디 선생께서 말씀하셨어요. ‘비폭력 혁명의 지도자는 여성이 되어야 한다.’ 전쟁으로 물든 남성들 마음에서 자비심이 죽었을 때, 여성이 그 불씨를 계속 살려왔기 때문이에요. 그럴 수 있었던 건 여성이라는 유전자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 있어온 위치, 역할 때문이죠. 자비심은 성염색체 속에 있는 자산이 아닙니다. 지금껏 시장경제가 가치 없다 치부하던 일을 여성이 떠맡아오던 상황에서 길러진 겁니다.” 반다나 시바, 「세계여성지성과의 대화」,《경향신문》2017. 2. 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2082110005&code=970100#csidx85955c9d77b3a20b413ac08ae7747d7

60. 논리학에서 ‘~이다’라는 긍정명제와 ‘~이 아니다’라는 부정명제를 동시에 긍정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며, 이러한 논리적 모순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비모순율’, 줄여 말해 ‘모순율’이다.

62. ‘상하(上下)가 서로 고마운 마음과 위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이라는 훈시의 구절을 이렇게 분석하였다. 고마운 마음이 은사지의(恩師之義)이며 위하는 마음이 자모지정(慈母之情)으로서, 아래에서 위로 품는 마음이 은사지의, 위에서 아래로 품는 마음이 자모지정으로 풀이하였다.

64. 『전경』, 교법 2장 36절 참조.

65. 같은 책, 교운 1장 3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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