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Article

『전경』의 사상분석으로 살펴본 ‘우리철학’의 방법론

이종란1,
Jong-lan Lee1,
1조선대학교 우리철학연구소 전임연구원
1Researcher, Institute of Woori Philosophy, Chosun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Jong-lan Lee, E-mail : jlleee@hanmail.net

ⓒ Copyright 2018,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25, 2018 ; Accepted: Jun 16, 2018

Published Online: Jun 30, 2018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철학 방법론의 하나로서 가설적 모델을 만들고, 그것에 따라 『전경』 속의 사상을 분석하고 분류하여 그 모델 적용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동시에 그 방법론적 모범사례를 제시하는 데 있다.

본고에서는 기존 연구를 종합하여 우리철학을 이루는 기준을 만들었다. 비록 예비적이기는 하지만 『전경』 속의 사상을 분석하고 분류하여 우리철학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전경』의 내용은 그 빈도수에 있어서〈모델②〉,〈모델①〉,〈필수모델〉,〈모델④〉,〈모델③〉의 순서로 되어 있다. 이것은 『전경』이 전통적 사상을 발전적으로 잇고 있으면서도 많은 부분에서 그것을 한국적으로 특성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또 세계의 인식과 당대의 시대문제를 결코 외면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개화기에 전파된 외래물물에 대해서도 무감각하거나 맹목적으로 수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전경』은 당대를 기준으로 해석해볼 때 우리철학을 함에 있어서 종합적인 방법론을 보여주고 있어, 여러 사상을 취하여 자기 것으로 만든 전범(典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를 통해 이 모델은 우리철학 방법론의 하나로서 그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또 거기서 그런 모범적 사례를 추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경』 속의 사상이 곧장 21세기형 우리철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21세기 우리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이 모델을 적용해 해석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지금까지 대순사상의 연구 성과물에서 우리철학이 될 수 있는지는 해당 연구물을 이 모델에 적용ㆍ분석해보아야 한다.

ABSTRACT

‘Woori Philosophy’ is the modern philosophy of Korea.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make a hypothetical model of the methodologies used in Woori Philosophy, to analyze and classify this system of thought as it appears in the Jeon-gyeong (『典經』), to confirm the effectiveness of the model’s application, and to present the model’s methodological best practices.

In this paper, I have made a standard for Woori Philosophy by combining existing studies. Thereby, although it is preliminary, I have presented the model as a way of achieving Woori philosophy by analysis and division of this thought in the Jeon-gyeong. As a result, the Jeon- gyeong’s content is organized into an order in frequency which emerges as Model②, Model①, Essential Model, Model④, and Model③. These models can be evaluated to show that the Jeon-gyeong progressively inherited different schools of traditional Korean thought, while simultaneously characterizing them as Korean in many areas, never ignored the problems of the times or an awareness of the world, and furthermore, did not senselessly or blindly accept foreign objects spread into Korea from 1880~1890.

Therefore, the Jeon-gyeong shows a comprehensive methodology for the implementation of Woori philosophy based on its own historical setting. It can be evaluated as the best practices which took many ideas and made those ideas its own. Through this, I was able to confirm its effectiveness as a methodology of Woori Philosophy and was able to extract its best practices.

However, the ideas in the Jeon-gyeong did not directly become Woori Philosophy. To solve our problems in the 21st century, there is still an assignment to interpret these ideas through the application of this model. If the existing research on Daesoon Thought (大巡思想) is to become Woori Philosophy, then it should do so through the application of this model.

Keywords: 계승; 대순사상; 대응; 모델; 분석; 수용; 외래사상; 우리철학; 유불선; 『전경』; 전통사상; 특성화; 포용
Keywords: Acceptance; Analysis; Buddhism; Christianity; Confucianism; Daesoon Thought; Foreign Thought; Model; Reaction; Succession; Taoism in Korea; Traditional Thought; Woori Philosophy

Ⅰ. 들어가는 말

우리 근현대사는 서구문명을 보편적인 것으로 믿어 그 보편의 이름으로 서구를 모방하는 데 힘써왔다. 이제 21세기를 살면서 뒤돌아보니 거기에 보편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이 결코 우리 삶의 표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음은 그나마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그렇다고 그 대안으로서 전통문화로 곧장 되돌아 갈 수도 없는 실정이다.

바로 이런 근현대사를 반성하고 우리가 주체가 되어 새로운 문명이나 문화를 창조하려는 시점에서 볼 때,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기존 한국의 사상이나 철학을 우리 현실의 문제해결을 위해 연구하고 또 발전시켜야 할 방법을 모색할 문제도 발생한다. 조선대학교 우리철학연구소에서는 현대 한국인이 연구하는 우리철학의 모색과 정립을 위하여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해 왔다. 본 연구는 이 연구소에서 추진하는 ‘근대전환기 우리철학 총서발간’과 관련된 연구로서 우리철학을 만들어 가는 방법탐구의 일환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철학 방법론의 하나로서 가설적 모델을 만들고, 그것에 따라 『전경』 속의 사상을 분석하고 분류하여 그 모델 적용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동시에 그 방법론적 모범사례를 제시하는 데 있다. 여기서 『전경』을 대상으로 삼은 까닭은 그것이 근대전환기 우리민중의 삶이 오롯이 담긴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음과 동시에 전통의 우리문명과 당시 전파된 서구문명과의 접촉에 따라 등장하는 반응과 주체적 대응방식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사상의 발전적 계승과 포용ㆍ대응의 여러 모델을 제시하는 데 시사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태껏 『전경』의 사상을 분석하여 우리철학이 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에 직접 참고할 만한 선행 연구는 없으나, 학술대회나 저술 등에서 한국철학 탐구의 사례나 주장을 참고하여 우리철학이 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그것에 따라 5가지 모델을 가설적으로 설정하여 『전경』의 사상을 분석하고 분류하여 그 실효성을 확인해 보았다.

본고에서 주로 사용한 연구방법은 사상분석이다. 여기서 말하는 분석이란 『전경』에 등장하는 어떤 사상과 관련된 사례를 현실에 대한 인식 또는 문제의식, 전통의 발전적 계승여부, 전통적 요소의 한국적 특성화, 외래사상이나 문물의 수용 또는 포용, 외래사상에 대한 대응 또는 한국적으로 특성화하기라는 5가지 유형의 모델로 나누어 보는 것을 말한다. 분석에 활용된 각 사상의 의미나 영향관계 등의 기본 정보는 주로 『대순사상논총』에서 활용하였고, 분석결과는《부록》으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각 사상을 상세히 분석하여 전통사상과 대순사상 또는 외래사상과 대순사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는 일은 실제로 지금까지 연구된 대순사상의 거의 모든 연구주제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이것을 일치된 견해로 분석하고 각 모델로 분류하는 일은 사실상 필자의 역량을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후속 연구에서 그 견해가 바뀔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전경』의 분석이란 어쩌면 연구의 편의를 위한 예비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경』이 종교의 경전이므로 종교학 또는 신학(종학)과 철학에서 바라보는 학문적 관점의 차이도 이 점을 증폭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따라서 연구 관점상의 차이를 인정한다면, 이런 문제는 모델화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것이 연구의 특성상 본고가 가지는 한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상의 문제는 본고가 밝히고자 하는 방법론 또는 논리에 근본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Ⅱ. 우리철학과 그 모델설정의 준거

조선대학교 우리철학연구소는 현대 한국의 철학자들이 우리의 현실문제 해결보다 동아시아고대철학과 서양철학만 연구하는 풍토를 비판하고 반성하는 흐름1)에 부응하여, “전통과 현대 및 한국과 외국에서 형성되고 발전된 다양한 철학을 주체적으로 탐구하여, 통일시대에 부합하는 보편적인 우리철학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와 교육 및 그 보급을 목적”2)으로 2014년 설립된 이래로 수차례의 학술대회 및 여러 활동을 진행해왔다.

따라서 여러 연구자들이 제기한 우리의 철학에 대한 개념을 취사하고 종합하여 대체로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곧 우리철학이란 한국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면서 한국인의 정서와 정신을 깊게 반영하여 성립시킨 보편성을 지향하는 합리적인 이론 및 외국으로부터 전래되었지만 맹목적으로 그것을 추종하지 않고 한국의 실정에 부합할 수 있도록 주체적으로 새롭게 구성한 이론 등을 아우르는 철학이다.3)

그렇다면 우리철학이 되기 위한 기준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앞의 규정에서 연역할 수밖에 없는데, 한국적 특성을 드러내고 그 기원이 어디서 유래하였던 간에 한국의 현실과 실정을 반영하며 보편성을 지향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새롭게 구성한 이론이라는 점에서 사상의 창의적 운용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리철학연구소에서 ‘우리철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개최한 세 차례의 학술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리한 우리철학이라 말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 첫째 오늘 우리의 문제를 다루고, 둘째 우리말로 하고, 셋째 우리 철학자를 공부해야 한다는 주장4)이 그것이며, 철학을 함에 있어서 철학자의 국적이 아닌 문제의 국적은 따져야 한다는 견해5)가 그것이다.

이상의 견해나 주장을 참고하여 어떤 사상이나 철학이 우리철학이 될 수 있는 기준을 보다 포괄적으로 아래와 같이 종합해 보았다.

첫째, 합리적이어야 하고 보편성을 지향해야 한다.

둘째, 우리말로 말해야 하며 우리의 현대적 삶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셋째, 한국적인 특징을 새롭게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

넷째, 과거의 철학이든 외래사상이든 한국인의 삶에 발전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이런 기준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가설적 모델을 만들어 보았는데, 첫째 기준의 합리성 유지와 보편성의 지향은 모든 철학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후의 어떤 모델이든 다 적용시킨다. 따라서 이렇게 전제하고 각각의 모델을 소개하면 아래와 〈표 1〉과 같다.

표 1. 우리철학이 되기 위한 모델
모델명 특 징 관련 기준 비 고
첫째 둘째 셋째 넷째
필수모델 한국인의 삶에 기초한 시대인식과 문제의식 모든 모델에는 합리성과 보편성이 전제되고, 또 그것이 [필수모델]과 조합을 이루어야 우리철학이 될 수 있음.
모델① 전통사상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모델② 전통사상의 재해석을 통하여 한국적으로 특성화하기
모델③ 외래사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포용하기
모델④ 외래사상에 대한 대응 또는 한국적으로 특성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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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델화하면서 『전경』을 그 대상으로 삼은 배경과 근거는 사상 내부적인 문제와 역사적 사실의 두 방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사상 내부적인 면에서 볼 때 『전경』의 그것은 한국의 전통사상을 중심으로 일부 외래문물이나 사상을 포용하거나 대응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데6) 주목했다. 특히 대순사상은 선천을 이끌어 온 유불선과의 관계 속에서 유불선을 통합하는 삼도관왕(三道冠旺)7)적인 구조를 이루는데, 곧 유불선이 이루고자하는 목적이 대순사상 안에서 통합ㆍ수렴되어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증산8) 은 자신이 각 종교에서 기다려온 메시아의 존재임을 자임하고 있다9)고 한 점이 그런 판단에 힘을 실어준다. 바로 『전경』에서 다양한 종교나 사상을 가지고 대순사상으로 전개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철학의 방법론이 녹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대순사상은 모든 종교를 종합하려한 시도로 생각되지만, 모든 종교를 하나로 합일한 것이라고 하기는 무리이며, 적어도 신관 즉 대순진리회의 신학적 측면을 좀 더 발전시켜 다양한 종교들을 포섭한 하나의 종교라는 틀을 형성시켜야 한다는 관점10) 또는 대순사상을 포함한 한국의 신종교가 서구의 기독교의 유입에 대한 전통적 종교로부터의 응답의 의미를 뚜렷이 함축하고 있다는 사실11)에서 볼 때, 어쩌면 이것은 현대철학의 측면에서 우리철학의 방법론이 곧바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지만, 『전경』은 그것이 형성되는 20세기 전반의 상황에서만 볼 때에도 우리철학의 방법론적 모범사례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전경』의 형성에 영향을 준 역사적 배경에는 크게 보아 서구문명의 유입에 따른 전통문화와의 갈등과 수용의 두 양상12)만이 아니라, 전근대적 체제와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는 동학농민전쟁, 그리고 을미사변과 을사조약 이후 발생하였던 의병운동 등의 역사적ㆍ현실적 삶과 관계된 각종 갈등과 아울러 서구 기독교에 대응하여 유교를 개혁하여 새로운 종교를 일으키려는 종교운동의 흐름13)까지 존재하고 있었다. 따라서 당시 그러한 외래사상을 비판하고 수용하는 문제와 전통을 비판하고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당시 선각자들의 일반적인 관심사였다.

더구나 일제의 국권침탈과 그 상실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낼 수 없었던 민중들과 일부 개화지식인들의 입장은 낙후한 전통, 그 가운데서도 유교를 주원인으로 지목하여 그 영향력을 감소시켰고, 반면에 기독교가 문명국의 종교로서 환영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것이 전통과 너무 이질적이어서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중적 상황도 노정했다. 또 동학 외에 새로운 정신적 안식처를 찾았던 당시 민중들의 염원도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안고 있는 『전경』이 당시의 여러 사상 또는 종교에 반응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 분석을 통해 우리철학을 이루는 방법론으로서 모델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고, 또 그 모범사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Ⅲ. 『전경』의 사상분석으로 살펴본 우리철학을 이루는 모델

우리철학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먼저 수행한 일이 앞서 설명한 우리철학의 기준과 가설적 모델의 설정이었다. 이제 여기서 수행하는 것은 『전경』 속의 사상을 분석하고 모델별로 분류하여 그 실효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총 7편 17장 839절로 이루어진 『전경』 속의 사상을 분석하고 해당 모델별로 분류하였다.

그런데 분석하여 각 모델로 분류하는 데 하나의 문제가 생긴다. 『전경』에 등장하는 어떤 사상을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반드시 하나의 모델에만 소속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나의 사상을 두고 연구자들의 다양한 관점과 해석 여하에 따라 모델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대순진리회의 종지인 ‘음양합덕’ ‘신인조화’ ‘해원상생’ ‘도통진경’만 보더라도 유불선 각각의 입장에서 모두 해석이 가능하다.14) 물론 이것은 모두 전통사상이라는 범주에 넣으면 문제없을 듯 보이지만 세분해 들어가면 보는 관점에 따라 모델을 달리할 수 있다. 예컨대 음양합덕은 『주역』의 음양대대(陰陽待對)의 논리를 계승ㆍ발전시켰다고 해석하여15)〔모델①〕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반면에 또 『주역』의 음양은 억음존양(抑陰尊陽)과도 관계있으므로16) 정음정양(正陰正陽)의 특징도 갖는 음양합덕은 전통의 이 논리를 비판함과 동시에 재해석을 통하여 한국적으로 특성화한 철학으로 여겨〔모델②〕로 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개화기의 서구문물 특히 기독교의 남녀평등의 관념의 영향을 받았다고 가정한다면〔모델③〕에 속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그것은 증산의 핵심사상이 각 모델마다 일관되게 침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것이 어쩌면 각종 사상에 대한 증산의 해석이자 의미 부여인데, 특히 이 점은 대순사상이 각종 사상을 혼합한 것이 아니라 대순진리회의 신학적 측면을 좀 더 발전시켜 다양한 종교들을 포섭한 하나의 종교라는 틀을 형성시켜야 한다는 관점17)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무튼 사정이 이러하므로 사상의 영향관계와 해석 여하에 따라 분석해 적용되는 모델이 다를 수 있다. 『전경』 속의 모든 사상을 이런 식으로 다 다룬다는 것은 사실상 필자의 능력 밖의 문제여서, 《부록》으로 제시한 이러한 분석결과는 완결된 것이라기보다 예비적인 것에 그쳐야 하겠다.

그러나 이런 점은 단지 사상의 해석에 달린 문제이지 모델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곧 이 일은 대순사상 가운데 어떤 사상을 특정한 모델로 분류하는 문제에 속하는 것이어서 우리철학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존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반영하여 판단하겠지만, 하나의 사례가 여러 모델에 관련될 수도 있음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보고《부록》에 제시한 분석결과의 모델별 빈도수를 〈표 2〉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표 2. 『전경』에 등장하는 모델별 빈도수
총 절 수 839
모델 빈도수 비율(%)
필수모델 101 12.0
모델① 202 24.1
모델② 349 41.6
모델③ 34 4.1
모델④ 54 6.4

(중복을 고려해도 사상과 무관한 내용도 있으므로 합계가 100%가 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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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를 보면 『전경』의 사상이〈모델②〉에 해당하는 것이 가장 많다. 모델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대순사상이 그만큼 독창성이 뛰어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모델①〉과〈필수모델〉 순이며,〈모델③〉과〈모델④〉도 일정한 비율을 점유한다. 이 점은 빈도수가 어느 모델에만 집중되어 있거나 또는 빈도수가 전혀 없는 경우가 없어서, 앞서 제시한 가설적 모델은 『전경』과 같이 다양한 사상을 함유한 경전이나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에 실효성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 〈표 2〉에서는 『전경』이 전통적 사상을 잇고 있으면서도 많은 부분에서 그것을 한국적으로 특성화시켰기 때문에 그만큼 독창성이 돋보인다. 또 세계의 인식과 당대의 시대문제를 외면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개화기에 전파된 외래문물에 대해서도 결코 외면하거나 맹목적으로 수용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다섯 가지 모델은 다양한 사상을 우리철학화하는 데 실효성이 있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고, 동시에 『전경』 또한 적어도 다양한 사상이나 철학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종합적인 방법을 보여주는 하나의 전범(典範)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분석된 내용들은 단지 우리철학이 될 수 있는 방법론적 모델로서 기능할 뿐, 비록 당시에는 20세기형 우리철학일지라도 곧바로 21세기형 우리철학을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이 모델들은 어떤 사상이나 철학이든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우리철학이 될 수 있다는 방법을 보여주는 데 유효할 수 있고, 『전경』 또한 여러 모델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1.〈필수모델〉한국인의 삶에 기초한 시대인식과 문제의식

『전경』에 녹아 있는 사례는 당시 민중적 삶이 전부라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민중들은 질병과 자연재해 그에 따른 기근 등에 노출되어 있었고, 사회적으로 전근대적 탐관오리들의 학정, 그로 인한 동학농민전쟁과 그 여파로 일제의 조선침략과 일진회의 활약, 의병운동과 그 진압과 색출과정, 화적의 출현, 이웃과의 갈등 등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이런 사례는 문제의식 자체는 아니지만, 당시의 시대문제를 의식하는 토대가 된다.

사실 문제의식은 이런 시대에 직면하여 증산과 그 주변인물들이 당시의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보았느냐와 관계가 있다. 이것이 그들의 시대인식에 따른 문제의식이다. 그 사례가《부록》의 숫자 0으로 표기된 장절이다.

이러한 시대인식 내지 문제의식은 몇 가지 방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단주(丹朱)의 해원공사를 시작으로 전봉준과 역신(逆臣) 등의 신명공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분명히 해원사상에 기초를 두고 있지만 동시에 이것은 기존의 유교적 역사관 특히 조선사대부들의 사회ㆍ역사적 평가와 뚜렷이 구분되는 태도로서 선천의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을 함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의 여러 관습 예를 들면 과부수절, 맹목적인 충효열(忠孝烈), 상복(喪服)과 곡(哭), 항렬(行列) 따지는 것, 허례(虛禮) 등을 비판하고 유교 또한 부유(浮儒)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둘째는 당시 사회현상에 대한 인식으로 신분차별, 빈부격차, 남녀불평등, 동학이나 의병의 무력 사용 등에 비판적이었고, 일본(일진회)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셋째는 서양의 문물과 종교에 대한 것인데, 먼저 서양의 문물에 대해서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받아들이되, 다만 그 물질문명에 대한 폐단을 경계하고 있다. 또 서양종교에 대해서는 이전의 도학자들처럼 아예 적대시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것은 분명히 개화기 일부 지식인들이 서양문물의 발전상을 기독교의 영향으로만 알아 기독교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고 입교하던 것과 다른 태도이다.

넷째는 세계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다. 가뭄과 기근의 자연재해와 인간의 각종 질병, 그리고 온갖 사회의 모순과 갈등은 모두 선천세계의 잘못된 상극의 도수, 그로인한 인간의 원한이 쌓여 그 원인이 되었다는 인식이다. 이런 인식은 역사적ㆍ사회적 문제보다 더 근원적인 본질의 문제에 속한다. 특히 이 문제의식은 종교적ㆍ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지만, 철학적으로 전혀 의미 없지는 않다.

이상의 언급과 관련해서 전근대사회의 체제와 외세침략에서 야기된 민중의 고난, 인간사회의 갈등과 부조리, 잘못된 관습과 귀신을 두려워하는 생활태도, 또 자연계 내의 부조화에 따른 재해와 질병 등이 증산으로 하여금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인 하나의 틀로서 인식하여 해결하는 철학적ㆍ종교적 입장을 갖게 만들었다고 규정하기도 한다.18) 따라서 좁게는 당시 어려움에 처한 민중에서부터 넓게는 온 인류와 만물까지 선천세계의 부조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는 것이 『전경』에 나타난 문제의식이다.

2.〈모델①〉전통사상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지금까지 등장한 어떤 사상이든 전통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유교나 기독교 또한 그것이 탄생한 지역의 전통사상과 관계됨을 부정할 수 없다. 이처럼 전통사상에 뿌리를 두고 그것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것이 이 모델에 해당된다. 발전적으로 계승했다는 의미는 해당되는 철학이 시대상황에 맞게 비판적으로 계승한 것을 말한다. 곧 여기서는 대순사상에 부합하는 각도에서 전통사상을 비판적으로 취한 것을 말한다.

『전경』에서 전통사상이라 일컬을 수 있는 것에는 한국의 고유사상과 민간신앙, 유불선의 삼도사상, 그리고 동학사상 등이 있다. 그 사례가《부록》의 숫자 1로 표기된 장절이다. 『전경』에서 이른바 증산이 유불선음양참위(儒彿仙陰陽讖緯)를 통독했다19)는 것이 그 사실을 잘 말해준다. 물론 이 사상들은 복합적으로 혼재되어 있어서 하나하나 분리해서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고유사상과 관련해서 선도(仙道)와 민간신앙의 관계가 더욱 그러하므로 본고에서는 연구의 특성상 굳이 세분하지는 않았다.

우선 먼저 거론할 수 있는 것은 고유사상과 관련된 경천사상이다. 이 점은 단군이래로 우리 민족의 전통이기도 한데, 특히 상제의 지상 탄강만이 아니라 증산의 법설에 기초한 후대의 교단들이 민족의 시조로서 단군을 숭배하는 점20)은 단군신화와 관련이 있고, 또 한국 선도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기원전의 고조선에 닿는데, 고조선은 단군신화에서 보이듯 고유한 선도가 성행한 나라였다.21) 다만 이러한 경천사상을 옛 모습 그대로 답습한 것이 아니라 대순사상의 신앙적 조건에 맞춰 발전적으로 계승했다고 본다.

삼도사상 가운데 가장 비중 있게 계승한 것은 단연코 선도와 관련된 민간신앙의 요소로서 설령 중국 도교의 흔적이 있더라도 대부분 한국화 된 것들이다.22) 우선 『전경』에서 민간신앙과 섞인 선도적인 것에는 주문을 외거나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하는 제의의 주재자로서 행하는 천지공사의 형식만이 아니라, 그 내용 가운데는 무속과 마찬가지로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 자연과 인간 간의 조화와 균형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23)

그런데 천지공사는 이적을 제외하면 윤리적인 것으로 인간-인간, 인간-신명, 신명-신명의 원을 푸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24)에서, 무속이 주로 개인이나 집단의 기복을 위주로 하는 것에 비해 보편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발전적인 모습이다. 또 무당굿의 해원도 대개 죽은 자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증산의 그것은 죽은 자와 산 자 모두 해당되므로 그 계승이 더욱 발전된 양상을 띤다.

그리고 신명사상 또한 개인적 기복보다 도덕적인 면에서 그 역할을 중시하고, 또 무속에서 말하는 다신적ㆍ범신론적 요소를 받아들이되 신인조화(神人調化)를 꾀한 점 등이 전통의 발전적 계승이다. 이 외에 풍수지리, 기(氣)사상 등도 이런 전통과 관련이 있다.

또 선도에 이어 증산은 ‘유지범절(儒之凡節)’25)이라 하여 유교를 일정하게 계승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유교의 어떤 점을 계승하고 어떤 점을 비판하고 폐기했는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여기서 명칭만 살펴볼 때 상당수 유교적인 개념어를 구사하고 있다. 가령 음양합덕(陰陽合德)ㆍ무극(無極)ㆍ태극(太極)ㆍ무자기(毋自欺)ㆍ성(誠)ㆍ경(敬)ㆍ신(信)과 상생(相生)과 상극(相克) 등이 그것이며, 또 조상숭배와 효도를 강조하고 있고, 유교의 경전을 인용하거나 주문으로 읽게 하고 있다. 물론 이들 개념 가운데는 더 심화시켜서〈모델②〉로 전환되는 것도 있다.

그러나 선천세계를 부조리하게 보았다는 것은 선천을 지배한 유교적 통치 방식이나 그에 따른 허례와 폐습으로 여겨지는 관습 가령 상복을 입거나 곡을 하는 것, 과부의 재가금지 등에는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다.

불교를 잇고 있는 점은 증산이 ‘불지형체(佛之形體)’라고 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서 말하는 형체는 불교의 정수26)로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일정하게 불교를 수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증산은 스스로 미륵으로 자처하였으며 금산사의 미륵불에 견주기도 하고 승려들과 교유하며 절에서 지내기도 하였다. 특히 고승들이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조선조 중기의 진묵(震默)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불교의 종장으로 삼았는데, 이런 태도에서 불교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을 이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곧 “진묵이 동양의 모든 도통신(道通神)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옮겨갔도다.”27)라는 표현은 유불선을 회통한 진묵의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28) 불교자체의 논리보다 삼교조화 또는 삼교회통의 관점29)에서 불교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이 점은 또〈모델②〉와 자연스레 연결된다.

반면 증산은 혹세무민하는 불교를 비판도 하는데,30) 아마도 유교의 허례적인 관습을 대하는 태도와 유사하다. 이것은 어쩌면 기성 종교의 타락상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증산의 의지가 반영된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전경』에 녹아 있는 불교적 관점을 보면 물론 다른 사상과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수행에서 마음을 중요시하게 여기고 동물을 사랑하는 것31)과 살생을 금지하는 것 등이다.

끝으로 『전경』에는 동학사상도 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증산은 수운(水雲)이 유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보았고,32) 동학농민전쟁의 물리적 투쟁에도 찬성하지 않았지만, 시천주에 관한 주문과 동학농민전쟁의 과정에서 주장된 신분타파와 과부 재혼금지 철폐 등 근대적 요소를 받아들였으며, 수운과 마찬가지로 증산도 기존의 종교ㆍ문화ㆍ관념적 권위를 해체시키려는 태도33)와 후천개벽과 제세구민하려는 동학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이런 태도는 당시 동학운동의 실패와 일정하게 관련이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전경』에서는 고유사상, 유불선과 동학사상 등을 잇고 있지만 어느 한 방면에만 치우쳐 계승하지는 않았다. 이런 모습은 전적으로 대순사상을〈모델①〉에만 한정지을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3.〈모델②〉전통사상의 재해석을 통하여 한국적으로 특성화하기

학계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조선의 성리학이 송 대 주자학과 다르고, 최한기의 기철학이 북송 장재의 그것과 차이 나는 점은 시대상황에 따라 새롭게 특성화ㆍ심화시켰기 때문이다. 이처럼〈모델②〉는 대체로 전통의 보편적 가치를 계승한〈모델①〉을 넘어서서 새롭게 독창성을 발휘하고 특성화하여 이론을 전개한 것을 말한다.

『전경』에는 이 모델에 속하는 내용이 단연코 제일 많지만, 우선 크게 보아 단주해원, 선천과 후천세계와 그 세계를 지배하는 상극과 상생의 도수, 지상선경, 천지공사, 원한에 따른 재이설, 미륵사상, 신명과 신장, 진묵설화, 무자기 등 다양하다. 그 사례가《부록》의 숫자 2로 표기된 장절이다.

먼저 선천과 후천의 나누는 기준, 그리고 그 세계에 적용되는 도수를 배치하는 방식이 기존의 철학과 완전히 다르다. 원래 주역에서 말하던 선천과 후천은 훗날 최제우ㆍ김항(金恒)ㆍ증산이 말하는 것과 다르다. 증산이 세계를 선천과 후천으로 나눈 것은 최제우와 정역을 창시한 김항의 그것을 따랐지만 시점은 같지 않다. 최제우는 자신이 득도한 날을 기준으로 나누었고, 김항은 어느 시점에서 선천에서 후천으로 바뀐다고 했지만, 증산은 그렇게 우연히 또는 기계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천지공사를 통하여 바뀌는 것으로 주장했다. 더구나 선천과 후천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각각 상극과 상생인데, 전통철학에서는 오행의 상생과 상극이 모두 현실세계에서 적용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증산의 그것은 비록 그 용어를 전통철학에서 가져왔지만, 내용은 제각기 부조리한 현실과 지상선경인 이상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로서 차용하였다.

또 지상선경은 논리와 구체적 모습 면에서 비록〈모델③〉ㆍ〈모델④〉와 겹치지만, 전통의 특성화란 점에서 이 모델에도 속한다. 원래 선경이란 신선이 사는 곳을 말한다. 고대의 신선은 선약의 복용이나 수련을 통해서 가능하고 대개 속세를 떠나서 산다고 하지만, 지상선경은 그 모습과 완전히 다르다. 이는 천상계에서 평화롭게 소요하는 신선들과 평화롭고 안정적인 선경을 논하는 도교의 관념과 많은 차이가 있다.34) 비록 신선의 세계를 상정하는 『태평경』의 지향점은 도통진경에서 제시하는 지상선경의 맥락과 닿아 있지만, 구천상제의 존재의의는 『태평경』의 황천의 위격이 천계에만 머물면서 자신의 권능을 행사하는 것에 비하여 지상세계에 강세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현실적으로 가르쳐 준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35) 더 나아가 『전경』에서 말하는 것은 세계시민성 전망을 통해 상서(祥瑞)가 무르녹는 지상선경 건설이며,36) 철학적 입장에서 볼 때 서구적 문물을 두고 개화기 때 상상할 수 있었던 대안적 근대화 세계라고 평가할 수도 있어서37) 도교의 선경과 큰 차이가 있으므로 증산만의 독특한 사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미륵사상과 진묵설화도 원래의 그것과 다르다. 불교의 미륵불은 신화적 내용과 함께 미래에 등장한다는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증산은 민중들의 희구를 껴안되 불교에서 말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원의 길을 보여주는데, 천지공사와 삼계공사를 통하여 민중의 희구를 껴않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38) 그리고 진묵설화에서 진묵은 『전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봉곡과 원래 나쁜 사이가 아니었는데, 나쁜 것으로 그린 점은 진묵을 천지공사와 해원상생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39) 이렇게 미륵불을 등장시키고 또 진묵이 동양의 도통신을 거느렸다는 것40)은 삼교회통과 미륵불이 원래 다른 것이었지만 삼교조화 또는 삼교회통과 하나로 연결시켰다는 점41)에서 전통의 그것과 다르다.

4.〈모델③〉외래사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포용하기

앞서 밝혔듯이 본고에서 말하는 외래사상이란 근대전환기 이래로 우리나라에 전파된 서양 위주의 문물과 기독교 사상에 한정하고자 한다. 사실 개화기 대다수 지식인들은 기독교와 자본주의(또는 제국주의)의 차이와 그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 채, 서양문물이 발달한 것은 기독교 때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당시 인사들이 유교개혁만이 아니라 종교개혁을 부르짖은 것도 그런 맥락을 지닌다. 그뿐만 아니라 남녀의 차별금지, 신분제철폐, 과부수절금지 등의 근대성을 지닌 개화기의 시대정신도 이러한 배경을 지닌다. 따라서 『전경』에서 근대화된 실용적인 서구문물을 수용하는 태도의 이면에는 기독교에 대한 당시의 이런 인식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느 정도 전제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전경』에 등장하는 외래문물이나 사상은 크게 두 가지 방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마테오 리치, 서교, 예수교, 예수의 재림, 예수 신자, 신약전서, 목사, 서도(西道) 등의 용어가 말하는 바와 같이 모두 기독교와 관련이 있다. 또 하나는 개화기 이후부터 물밀 듯이 밀려오는 서양문물인데, 『전경』에서 기차와 윤선(輪船)과 단발을 거론하기도 하며, 서양의 문물은 천국의 모형을 본 딴 것42)이라 하고, 또 배에 실어오는 화물표에 따라 서양 신명을 불러온다는 말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경』에는 이러한 문명의 이기를 지상선경에서 누리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선교의 용력술(用力術)이나 축지술(縮地術)을 배우지 말라고 했다.43) 이와 관련해서 포용된 각종 사례가《부록》의 숫자 3으로 표기된 장절이다.

그런데 『전경』에서 기독교 관련 용어가 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증산이 예수교당에 방문하고 또 신약성서를 빌려보았다고 말한 점은 증산이 기독교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획득했음을 의미한다. 또 3년 동안 전국을 유력하면서 개화기 당시 신문물을 포함한 기독교와 관련된 여러 사례들을 겪거나 보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마테오 리치를 서도의 종장으로 삼는다는 말은 증산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은 기독교의 가르침을 비판적으로 포용할 수 있다는 그의 태도를 짐작케 한다.

그렇다면 『전경』은 기독교의 어떤 점을 포용했을까? 사실 이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말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전경』에서 기독교의 경전 속에 나타난 것과 유사한 말과 행위 등을 가지고 짐작할 수밖에 없다. 사실 논리적으로 볼 때 증산의 해원과 상생의 이념과 유사한 가르침에 대해서 굳이 배척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또 증산의 가르침을 전 세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포용하고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등장하기 때문에, 기독교의 가르침이라고 해서 모조리 배척해야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따라서 기독교만이 아니라 외래사상에 대한 증산의 태도는 그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은 범위에서 포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부록》에 표기된 숫자 3에 해당되는 내용 중 기독교와 관련된 것은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서양문물만 해당됨을 밝혀 둔다.

5.〈모델④〉외래사상에 대한 대응 또는 한국적으로 특성화하기

이 모델은 비록 증산이 외래사상 곧 기독교 사상을 포용할 수 있으나 결코 기독교와 같은 것이 될 수 없음은 보여주는 부분이다. 같은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가장 독창성이 돋보이는 부분이 될 수 있고, 또 대응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낫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물론 대응하는 사상은 전통의 재해석일 수 있고 창의적인 것일 수도 있으므로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44)

『전경』에서 서양문물을 전적으로 긍정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45)라고 표현하거나, 또 “서교는 신명의 박대가 심하니 감히 성공하지 못하리라.”46)라거나 “어느 날 예수교당에 가셔서 모든 의식과 교의를 문견하시고 ‘족히 취할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도다.”47)라는 말을 보면, 서양문물과 기독교를 충분히 신뢰하지 않음을 보이고 있다. 이 점은 외래사상에 대한 포용보다 대응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곧 전통의 유불선은 물론이고 서양종교조차도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새로운 대안을 요청하는 지점이라 하겠다.

여기서 오해를 예방하기 위해 생각해야할 것은 증산이 대응이라는 말을 직접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또 그러한 의도를 크게 드러내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단지 사상의 구조나 성격을 두고 해석해 볼 때 대응의 양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또 그 대응은 대순사상이 세상의 모든 종교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외래사상을 전적으로 포용할 수 없다면 적어도 대응해서 극복해야 하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수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모델④〉는 대순사상의 전개과정에서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는 방법이다.

아무튼 『전경』에서 서양종교에 대응되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상은 꽤 있다. 가령 인류 부조리의 원인과 단주의 원한 및 해원, 선천과 후천의 구별, 인류를 구원하는 방식으로서 천지공사, 지상선경, 신인조화, 인존사상 등이 그것이다. 그 사례가《부록》의 숫자 4로 표기된 장절이다.

그 사례로 인류부조리의 원인과 단주 원한의 문제만 생각해보자. 이 내용도〈모델②〉와 중복되지만, 기독교 「창세기」에서 에덴동산이 상징하는 원시 유토피아의 삶에서 최초인간 아담의 불순종48)으로 말미암아 세계의 부조리가 생겼다는 신화의 대응으로도 여길 수 있다. 여기서 아담에 대응하는 인물이 단주이며 그 단주의 원한이 마치 원죄처럼 유전되어 인류에 퍼졌다는 점이 그것이다. 곧 “이로부터 원의 뿌리가 세상에 박히고 세대의 추이에 따라 원의 종자가 퍼지고 퍼져서 이제는 천지에 가득 차서 인간이 파멸하게 되었느니라.”49)라는 언표는 「창세기」에서 아담의 불순종의 결과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이것은 불순종한 대가에 따른 하느님의 진노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원한 때문이라는 점에서 더 합리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원한은 어떻게 하여 발생하는가? 선천은 상극의 도수가 지배하기 때문에 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하여, 기독교식으로 인간의 원죄와 직접 연관시키지는 않는다. 선천세계에서 인간은 상극도수에 지배를 받기 때문에 “인간은 욕망을 채우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 큰 병에 걸리느니라.”50)라고 말하여, 이러한 원한의 발생이 인간의 욕망과도 관련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 단주의 원한도 욕망의 좌절과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사실 증산이 말하는 선천이란 이상향의 대척점인 현실세계이며 인간이 욕망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계이다. 그러니 어찌 보면 인간의 욕망은 인간 삶의 동력이자 동시에 모든 부조리의 원인이다. 대부분의 철학이나 종교의 주제 가운데 하나는 인간욕망의 처리 문제이고, 이렇게 본다면 유가철학도 욕망론이며 조선조의 사단칠정론도 사실 욕망의 처리법에 관한 토론이라51)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기독교 「창세기」 신화도 철학적으로는 선악과(善惡果)와 뱀이 상징하듯 식색(食色)과 관련된 인간 욕망의 은유라고 본다.52) 그러나 문자로 표현된 표피적인 성서의 내용은 하느님에 대한 최초인간의 불순종과 그에 따른 죄의 유전(遺傳)53)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후대에 그 죄에서 구원해줄 구세주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합리적인 관점에서 볼 때 궁색할 뿐만 아니라, 더구나 이를 해결할 구세주는 예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타종교에서 볼 때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점도 증산이 예수교에서 ‘족히 취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 일조했을 것이다.

따라서 단주의 욕망좌절과 그에 따른 원한의 발생은 단주 한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세계의 모든 인간에게 해당되는 문제이고 보편적이다. 그것은 상극의 도수가 상징하는 일종의 현실을 지배하는 원리로서, 신에 대한 불순종의 대가가 아니라 세계가 존재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 점은 담헌 홍대용이 이 「창세기」의 신화를 접하고 세상의 부조리가 최초인간의 불순종의 대가에 따른 신의 진노라는 관점을 따르지 않고,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자연스런 욕망과 결부시킨 것54)과 일맥상통한다.

바로 여기서 선천세계에 노정된 현실의 부조리를 근원에서부터 해결하는 일이 세상을 구원하는 일이다. 잘 알다시피 기독교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일이 인류를 구원하는 일이라고 가르쳐 왔다. 사람들은 예수를 믿음으로써 원죄로부터 해방되고 자기가 지은 죄를 용서받아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예수교의 가르침을 증산이 몰랐을 리 없었고, 또 그 점을 마땅치 않다고 여겼기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곧 선천세계의 불합리를 유발하는 상극의 도수를 뜯어고치고, 신명이나 인간의 원한을 푸는 천지공사가 그것이다. 세상을 구원코자 하는 뜻은 예수와 같았지만 그 대응방식은 적어도 형식상에서는 전혀 달랐다.

어느 방식이 더 적절하고 보편적이며 합리적인지는 결국 철학적인 해석에 달려 있다. 여기서 그것을 따져볼 수는 없겠지만, 일단 증산이 행한 천지공사를 세상의 병을 고쳐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고도의 상징과 은유로 보자55)고 제안하고 싶다.

Ⅳ. 우리철학의 방법론과 대순사상

앞에서 제시한 우리철학의 기준에 따르면 이황과 이이 그리고 최한기의 철학은 그 자체만으로 지금 21세기의 우리철학이 될 수 없고, 제각기 조선성리학과 조선기철학이 될 뿐이다. 이것들이 우리철학이 되려면 지금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말로 재해석해서 제시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그들의 철학을 칭송하거나 선양한다고만 해서 우리철학이 되는 것이 아니고 그분들을 높이는 일도 결코 아니다.

따라서 현대의 한국인이 연구한 철학이 우리철학이 되는 방법은 적어도 앞서 제시한〈필수모델〉과 나머지 모델 가운데 하나 이상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모델에 부합해야 한다. 조선성리학을 연구해도 서양현대철학을 연구해도 그러할 것이며, 새로운 철학을 창조할 경우에도〈필수모델〉과〈모델②〉의 조합 또는〈필수모델〉과〈모델④〉의 조합이 될 것이다.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철학을 한다는 것은 곧 연구자 자신이 철학자로서 한국의 현대철학이자 자기철학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똑같은 논리로 『전경』의 내용들도 이같이 현대의 우리 실정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 비록 『전경』 속에 다섯 가지 모델로서 기능하는 사상들이 들어 있지만 그것은 그 당시의 우리철학일 뿐, 현대의 연구자들이 대순사상을 21세기 우리철학 곧 우리의 현대철학으로 만들려면 적어도 이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 이는 곧 대순사상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각종 이론을 동원하여 창의적으로 해석해서 연구자 자신의 철학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역으로 현대 한국인이 연구한 철학은 물론이요, 대순사상에 대한 연구들도 우리철학인지 판단하려면 이 모델에 적용하여 분석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 작업은 매우 방대한 일일 뿐만 아니라, 특히 대순사상의 경우 대다수의 연구가 종교사상이나 종학(宗學)의 입장에서 연구된 것이어서, 종교와 신앙적 요소를 배제하고 합리성과 보편성에 기반을 둔 순수한 철학적 입장에서 연구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비록 그마저도 앞서 제시한 모델에 근거하여 분석해 볼 필요는 있으나 추후의 과제로 남기겠다.

Ⅴ. 맺는 말

21세기형 ‘우리철학’이란 지금 우리의 문제를 다루는 한국의 현대철학이다. 우리철학이 되기 위해서는 그 기준과 방법이 요구되므로, 본고는 기존 연구를 종합하여 우리철학을 이루는 기준을 만들고, 비록 예비적이기는 하지만 대순진리회의 『전경』 속의 사상을 분석하고 분류하여 우리철학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모델을 제시하였다.

먼저 그 기준을 말하면 첫째 합리적이고 보편성을 지향해야 하며, 둘째 우리말로 말해야 하고 우리의 현대적 삶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어야 하며, 셋째 한국적인 특징을 새롭게 반영하고 있어야 하고, 넷째 과거의 철학이든 외래사상이든 한국인의 삶에 발전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기준에 따라 다섯 가지 가설적 모델을 세우고, 『전경』 속의 사상을 그것에 따라 분석하고 분류해 본 결과, 『전경』의 내용은 그 빈도수에있어서〈모델②〉,〈모델①〉,〈필수모델〉,〈모델④〉,〈모델③〉의 순서로 되어 있다. 이것은 『전경』이 전통적 사상을 발전적으로 잇고 있으면서도 많은 부분에서 그것을 특성화시켜 독창적으로 전개시켰다고 할 수 있으며, 또 세계의 인식과 당대의 시대문제를 결코 외면하지 않았음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 개화기에 전파된 외래물물에 대해서도 무감각하거나 맹목적으로 수용하지 않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전경』은 우리철학을 함에 있어서 종합적인 방법론을 보여주고 있어, 여러 사상을 취하여 자기 것으로 만든 전범(典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를 통해 이 모델은 우리철학 방법론의 하나로서 그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또 거기서 그런 모범적 사례를 추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시한 모델에 속한 『전경』 속의 사상이 비록 당시의 우리철학일지는 모르나, 곧장 21세기형 우리철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곧 당시의 문제의식에 따라 그 시대의 당사자가 해결하려는 방식으로서 사상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순사상을 21세기형 우리철학으로 발전시키려면, 지금의 우리 문제 해결을 위하여 이 모델을 적용해 해석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지금까지 대순사상의 연구 성과물에서 현대의 우리철학이 될 수 있는지는 해당 연구물을 이 모델에 적용ㆍ분석해보아야 한다. 이 문제는 본고의 주제가 아니어서 추후의 과제로 남기지만, 『전경』 속의 사상이 갖는 21세기형 우리철학의 의미를 굳이 말하라면 모델별로 필자가 제시한 해석에서 겨우 미미하게 엿볼 수 있는 정도이다. 어떤 사상이든 해석할 때는 현대적 관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철학의 방법론으로서 『전경』 속의 사상분석을 통하여 그 실효성을 확인한 이 모델은 우리철학을 탐구하거나 결정짓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델 탐색의 연구는 본고가 최초의 것이므로 하나의 예비적 탐색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름대로 분석하고 분류했지만,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라 모델별로 소속되는 사상이 달라질 수 있음도 밝혀둔다. 향후 보다 치밀하고 섬세한 기준과 방법론이 나와 이것을 수정내지 보완했으면 좋겠다.

Footnotes

3. 이철승, 「우리철학의 현황과 과제(1)-근대 전환기 ‘철학’ 용어의 탄생과 외래철학의 수용 문제를 중심으로」, 『인문학연구』 52 (2016), p.44. 이 논문에서 ‘우리철학’이란 어휘를 사용하여 연구한 여러 선행 연구를 소개하고 있어 여기서 더 거론하지 않겠다.

4. 정세근, 「우리철학 어떻게 할 것인가?」, 『대동철학』 76 (2016), p.250. 정세근은 이 글의 뒷부분에서 우리철학연구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여러 논문을 이 기준에 적용하여 평가한 바 있다.

6. 여러 사상이 녹아있다는 관점을 보이는 연구에는 김탁의 『증산 강일순』 (파주: 한국학술정보, 2006, p.26), 정규훈의 「한국근대종교의 사상과 실제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1998, p.118), 조재국의 「증산교의 역사와 사상」(『한국문화신학회 논문집』 2, 1998, pp.294-295), 김용환의 「다원주의 시대에서 대순사상의 세계시민성 가치연구」(『대순사상논총』 23, 2014, p.377), 윤용복의 「대순진리회의 후천개벽 세계관」(『대순사상논총』 27, 2016, pp.26-27) 등 아주 많다. 특히 윤용복은 「대순진리회 신관념의 특성」(『대순사상논총』 21, 2013, p.24)에서 대순진리회의 신명에는 도교적 신명, 유교적 신명, 불교적 신명, 기독교적 신명, 그리고 증산 이전의 동학과 관련된 신명과 함께 우리 전통 무속과 관련된 신명들까지 다양하여, 신들만을 놓고 보면 당시 전해진 모든 종교와 관련된 신들이 망라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7. 관왕이란 인생의 12단계에서 일종의 성숙된 결실에 해당하는 용어로서 이전의 ‘포태(胞胎)’, ‘양생(養生)’, ‘욕대(浴帶)’의 과정을 거친 뒤에 맞이하는 참된 통합의 경지를 가리키고 있다. 이경원ㆍ백경언, 「증산계 신종교운동의 역사와 사상적 변천에 대한 조명」, 『한국종교』 37 (2014), p.194.

8. 대순진리회에서 사용하는 정식 신격의 명호는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姜聖上帝)’이다. 여기서는 논문의 성격상 강증산 또는 증산으로 약칭함.

12. 큰 흐름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것으로 유교적 전통을 고수하는 척사위정운동과 외래문물을 수용하자는 개화(애국계몽)운동이 그것이다.

13. 예컨대 동학의 뒤를 이은 천도교가 있었고, 또 유교구신을 주장한 박은식은 신채호와 함께 대동교를 창건하였다. 이후 유교개혁을 통한 이런 종교운동의 흐름이 있었는데 그 흐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승희, 이병헌 등이다.

15. 최영진, 앞의 글, p.171.

16. 같은 글, p.178.

17. 윤용복, 「대순진리회 신관념의 특성」, 앞의 글, p.24.

19. 『전경』, 행록 2장 1절.

20. 이경원ㆍ백경언, 앞의 글, p.189.

21. 김성환, 「한국 선도의 맥락에서 보는 증산사상-전북 서부지역의 선맥(仙脈)을 중심으로」, 『대순사상논총』 20 (2009), p.319. 이 글에서는 강증산은 남궁두에서 권극중으로 이어지는 조선 선도의 전통을 계승했지만, 또한 이를 새로운 ‘개벽’의 정신으로 승화시켰다(같은 글, p.334)고 보고 있다.

22. 이와 달리 증산이 말하고 있는 ‘선’ 혹은 ‘선도’를 한국의 고유한 신선사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교단으로서의 중국도교의 연장선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곧 증산이 주장하고 몸으로 보여준 행동이 교단도교의 행태와 닮았고, 조선 땅에 전래된 중국 도교의 자취를 몸으로 체현(體現)하고 있음은 확실하다(황준연, 앞의 글, p.85)는 내용이 그것이다.

25. 『전경』, 공사 3장 39절.

27. 『전경』, 공사 3장 15절.

28. 김귀만ㆍ이경원, 앞의 글, p.135.

30. 『전경』, 행록 1장 19절.

31. 같은 책, 행록 2장 22절, 교법 1장 15절, 권지 2장 5절.

32. 같은 책, 교운 1장 9절.

33. 오문환, 「강증산의 해원상생의 의의와 한계」, 『정치사상연구』 4 (2001), p.61. 그 외에도 동학의 음양상균(陰陽相均)은 증산에서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바뀐다(같은 글, p.64).

35. 이종성, 앞의 글, p.308.

36. 김용환, 앞의 글, p.31.

37. 이종란, 앞의 글, p.192.

40. 『전경』, 권지 2장 37절.

41. 『전경』, 권지 2장 37절.

42. 『전경』, 교운 1장 9절, 공사 1장 35절. 바로 여기서 증산의 서양문물 수용논리를 연역할 수 있다. 이전 시대에서 서학중국원류설(西學中國原流說)이나 서기중국원류설(西器中國原流說)로 주장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서기천국본유설(西器天國本有說)’이라 일컬을 수 있다.

43. 『전경』, 예시 75절.

44. 한국적 특성화 또는 대응의 방식도 유형별로 더 세밀하게 고찰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지면관계상 생략함.

45. 『전경』, 교운 1장 9절.

46. 같은 책, 교법 1장 66절.

47. 같은 책, 행록 3장 33절.

48. 기독교에서 아담의 이 행위를 원죄(original sin)로 여긴 것은 바울이 「로마서」에서 구체적으로 말한 것을 시작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신학적으로 발전시켰다.

49. 『전경』, 공사 3장 4절.

50. 『전경』, 교법 3장 24절.

52. 이종란, 『의산문답』 (서울: 한설연, 2017), p.300. 이 욕망에는 본능에 속한 생리적인 것만이 아니라 금단의 영역을 넘어서고자 하는 앎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창세기3:1-5). 이하 성서의 장절은 이와 같이 적용함.

53. 창세기3:16-17, 로마서5:12-21.

54. 이종란, 앞의 책, pp.299-306 참조. 여기서 담헌은 원시유토피아인 기화(氣化)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상정했다는 점에서 『전경』의 이것과 차이가 있다.

55. 이종란, 앞의 글, pp.210-211 참조. 그 상징과 은유는 실제로 그의 가르침에 따른 후세 인간들의 실천적 노력여하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천지공사는 당시 민중들이 자연과 귀신을 두려워하는 경향과 운명론과 잘못된 관념과 욕망으로부터, 무엇보다 전근대적인 제도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민중들에게 새로운 세계의 건설과 도래에 믿음을 주어, 그들의 삶을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바꾸게 하는 계기로 본다(같은 글). 마찬가지로 예수사건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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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학교 누리집 (접속일: 2018.01.10.) <http://www.chosun.ac.kr/user/indexSub.do?codyMenuSeq=259199361&siteId=ih> .

Appendices

Appendix 1
부록. 『전경』 속의 사상분석과 분류의 결과표
행록 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1 1 14 14 14 1 4 4 0 1 0 0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0 4 24 1 0 2 2 1 2 012
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01 2 12 1 2 2 1 1 1 1 0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3 12 1 2 1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1 4 2 4 0 1 1 1 1 2 1 1 1 12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2 0 04 3
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1 1 1 1 2 1 0 24 4 12 2 2 1 2 0 1 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2 2 01 0 2 1 1 2 1 1 0
51 52 53 54 55 56 57
2 2 2 1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02 1 2 2 1 2 1 2 0 24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2 1 24 2 14
공사 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2 02 2 2 2 02 2 2 02 0 0 12 4 04 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2 2 02 2 23 23 0 034 02
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12 02 2 12 2 2 23 23 012 0 4 0 03 01 0
26 27 28
1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024 24 12 2 1 2 24 2 2 012 02 12 1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3 12 12 02 12 24 1 12 24 12 12 12
교운 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2 01 2 5 13 02 0 0 02 023 2 12 12 2 4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12 1 12 2 2 2 1 1 1 12 2 1 12 2 1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2 2 12 12 12 2 2 2 2 2 2 2 13 12
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0 2 12 2 1 2 2 1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123 2 2 1234 12 0 2 12 0 0 2 2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1 1 2 1 12 12 12 2 2
교법 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0 12 12 12 2 12 12 23 23 2 2 12 1 2 2 0 2 12 12 1 1 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1 1 1 12 2 2 2 1 2 1 1 2 2 2 1 1 12 1 2 03 02 0 2 1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1 12 2 2 2 1 1 1 1 1 2 2 1 023 4 2 23
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1 2 12 12 12 12 2 2 12 12 2 12 2 2 2 2 12 12 2 2 2 12 1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12 12 13 12 1 2 2 2 2 23 1 12 12 2 1 2
51 52 53 54 55 56 57 58
1 1 1 02 2 2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2 2 2 2 2 24 2 2 12 234 2 14 1 1 2 12 012 24 023 23 24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012 12 1 1 02 2 1 2 02 02 0 0 0 0 0 2 12 0 24 12
권지 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2 2 2 2 2 024 2 2 12 2 023 2 02 2
26 27 28 29 30 31 32 33
1 0 12 12 0
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2 1 2 1 1 1 2 12 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12 0 12 4 01 0 34 1
제생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 1 2 2 2 2 2 2 2 42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2 12 2 1 12
예시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0124 24 2 24 2 024 24 0 24 024 2 23 23 2 2 24 024 02 2 12 12 12 024 024 24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0 02 0 03 02 2 2 4 2 2 2 2 02 2 2 1 023 2 0 0 2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02 02 02 2 12 0 2 01 0 1 2 2 2 12 2 2 012 02 3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0 2 14 23 234 24 1 1 12 2 2 12

0:필수모델, 1:모델①, 2:모델②, 3:모델③, 4:모델④, 5:모든 모델, 14:모델①과 ④의 중복, 012:필수모델과 모델①과 ②의 중복. 이하 같은 방식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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