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연구논문

대화신도가사의 내용과 의의

김탁1
Tak Kim1
1한국학대학원 박사, E-mail: kimtak007@hanmail.net
1Ph.D., The Academy of Korean Studies

© Copyright 2022,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20, 2022 ; Revised: Nov 28, 2022 ; Accepted: Dec 07, 2022

Published Online: Dec 31, 2022

국문요약

윤진(尹珍)이 1948년에 세운 대화신도(大化神道)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자료는 오열균이 편찬한 『목운대경(木運大經)』(1976)이다. 『목운대경』에는 「운회동방가(運回東方歌)」, 「궁을가(弓乙歌)」, 「도덕사(道德詞)」, 「팔괘구궁변역가(八卦九宮變易歌)」, 「낙당가(樂堂歌)」 등 5편의 가사가 실려 있다. 대화신도가사는 삼풍가(三豊歌), 양백세계(兩白世界), 궁을가(弓乙歌), 궁궁을을(弓弓乙乙), 양궁(兩弓), 을을(乙乙), 궁을선인(弓乙仙人), 삼인일석(三人一夕), 이재전전(利在田田), 궁을지리(弓乙之理), 냉금부금(冷金浮金), 석정곤(石井昆), 양백(兩白), 삼풍(三豊), 소두무족(小頭無足) 등 그 정확한 의미가 여전히 신비의 영역에 있는 한국 전래의 비결신앙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많이 보인다. 또 대화신도가사는 동방의 목운(木運)이 다시 돌아왔음을 노래한 가사이며, 하도(河圖)에 근거하여 3, 8 목(木)의 운수를 강조한 가사이다.

대화신도에는 도교적 영향이 많이 확인되고, 산신(山神) 기도에 주력했던 민간신앙적인 요소도 자주 보인다. 그리고 유교의 영향도 일부 확인된다. 대화신도가사는 창시자 목운 자신이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을 계승한 인물로 자처하며, 봄으로 상징되고 표현되는 후천(後天)이라는 이상사회가 대화신도에 의해 전개될 것을 노래하고 있다. 대화신도가사는 이미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적극적으로 수용되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서 예수에 대한 언급이 종교를 서술하는 대목에서 빠지지 않고 확인된다.

대화신도가사는 낙당세계(樂堂世界)라는 독창적인 용어로 동방의 목운(木運)이 돌아옴으로써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새 세상이 이루어지리라고 읊었다. 봄을 상징하는 목운을 강조하고, 수운(水雲)의 뒤를 이어 수생목(水生木)이라는 동양의 역학(易學) 원리에 따라 대화신도가 출현하였다고 주장하였다.

Abstract

The only text that aids in the understanding of Songs of the Dao of Great Gods (大化神道歌詞), which was established by Yun Jin in 1984, is Mok-wun daegyeong (木運大經, The Great Scripture of Wood-Destiny) published by Oh Yeol-gyun in 1976. This scripture includes five songs: Wun-hoe dongbang-ga (運回東方歌, Songs of Destiny-Returning to the East), Gung-eul-ga (弓乙歌, Songs of Gung-eul), Dodeok-sa (道德詞, Morality Poems), Palguae-gugung byeon-yeok-ga (八卦九宮變易歌, Songs on the Changes of the Eight Trigrams and Nine Palaces), and Nakdang-ga (樂堂歌, Songs of the Paradisiacal Lands).

Songs of the Dao of Great Gods, which is prone to embracing Daoist characteristics, is meant to be sung upon the realization of the Later World, the ideal earth. This is expressed as spring. In addition, we can easily find key terms such as Sampung-ga (三豊歌), Yangbaek-segye (兩白世界), Gung-eul-ga (弓乙歌), Gunggung-euleul (弓弓乙乙), Yanggung (兩弓), Euleul (乙乙), Gung-eul seonin (弓乙仙人), Samin-ilseok (三人一夕), Yijae-jeonjeon (利在田田), Gung-eul jiri (弓乙之理), Naenggeum-bugeum (冷金浮金), Seokjeong-gon (石井昆), Yangbaek (兩白), Sampung (三豊), and Sodumujok (小頭無足), all of which appear frequently in traditional prophecies and the faiths they have inspired. The precise meaning of these terms has yet to be revealed. Furthermore, Songs of the Dao of Great Gods contains lyrics prophesying that the return of the wood-destiny of the East and emphasizing the destiny of 3-8 wood as based on the Yellow River Chart (河圖).

Songs of the Dao of Great Gods, originated the term, the World of Paradisiacal Lands (樂堂世界), and prophesyed that the wood-destiny of the East would return to create a new world that took Korea as its center. The text emphasized wood-destiny, symbolized by spring, and argued that the Dao of Great Gods could be ascetained from the principle of water-producing wood (水生木) found in the Eastern study of changes (易學) as approached by Choi Su-Wun (水雲), the founder of Donghak (東學).

Keywords: 대화신도; 목운대경; 비결신앙의 용어; 낙당세계; 목운; 수생목(水生木)
Keywords: Dao of Great Gods; Mok-wun daegyeong; prophetic jargon and faith-systems; the world of paradisical lands; the wood-destiny of the East; water producing wood

Ⅰ. 머리말

목운(木運) 윤진(尹珍, 1905~1950)이 1948년에 개도(開道)한 대화신도(大化神道)의 도지(道旨)는 여천지동기행덕(與天地同氣行德)이고, 강령(綱領)은 기화단성(氣化丹成)이며, 실천목표(實踐德目)는 양기종성(養氣從性), 제화중생(濟化衆生), 대화우주(大化宇宙)이며, 이상목표(理想目標)는 낙당세계건설(樂堂世界建設)이고, 사상(思想)은 유기일원론(唯氣一元論)이며, 공부요도(工夫要道)는 정(正), 근(勤), 신(信), 중(中), 성(誠), 경(敬)이다.1)

대화신도는 “천지와 더불어 그 기(氣)를 같이 하고, 덕을 행한다.”라는 슬로건으로 창립되었다. “기(氣)를 화(化)하여 단(丹)을 이루는 일”이 주된 목적이며, “기를 길러 성품을 따르고, 중생을 제도하여 크게 조화된 우주를 이루어 낙당세계를 건설하는 일”이 목표였다. 그리고 대화신도는 오로지 기일원론(氣一元論)을 주장하였다. 기화(氣化), 단성(丹成), 양기(養氣) 등의 용어에서 도교적 성향이 확인된다. 또 낙당세계라는 독창적인 용어로 이상사회를 표현했다는 점과 성경신(誠敬信)이라는 덕목이 공부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점이 특기할만하다. 성(誠)과 경(敬)은 기존의 유교에서도 자주 강조된 덕목이지만, 여기에 신(信)을 덧붙여 주장한 사람은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1824~1864)였다. 동학에서는 이상사회에 대한 특별한 명칭이 보이지 않지만, 대화신도는 낙당세계라는 구체적인 이름을 지었고, 성경신(誠敬信)과 함께 정, 근, 중도 강조했다는 특색이 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볼 때 대화신도는 도교와 동학의 연장 선상에서 창립된 한국 신종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화신도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자료는 오열균이 편찬한 233쪽 분량의 『목운대경(木運大經)』(1976)이다.2) 『목운대경』에는 윤진이 1949년 7월 9일에 쓴 「대화원경(大化元經)」, 「단화경(丹化經)」, 「신화경(神化經)」, 「도화경(道化經)」의 비교적 짧은 글귀로 이루어진 경문(經文)이 앞부분에 있고, 이어서 「운회동방가(運回東方歌)」, 「궁을가(弓乙歌)」, 「도덕사(道德詞)」, 「팔괘구궁변역가(八卦九宮變易歌)」, 「낙당가(樂堂歌)」 등 5편의 가사가 실려 있다.

대화신도의 가사를 학계에 처음으로 소개한 사람은 박병훈이다. 그는 『한국 근대 신종교가사 연구 : 시운과 도덕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서울대학교 대학원, 2021)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대화신도의 가사가 “기존종교 및 기독교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대화신도 가사 가운데 기독교가 언급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3) 박병훈은 윤진이 자신을 최제우와 동급의 성인(聖人)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수운이 갑신년(1824)에 갑목(甲木)의 운수를 타고났다면, 목운 자신은 을목(乙木)의 운수에 따라 을사년(1905)에 태어나, 비로소 삼팔목(三八木)의 목운(木運)이 성취되었다고 주장했다.”라고 결론지었다.4) 그러나 필자가 『목운대경』을 상세히 살펴본 결과 대화신도가사의 대부분은 도교와 동학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과 대화신도의 출발과 지향에도 도교와 민간신앙의 영향이 많이 보이고, 특히 기독교에 대한 언급은 그가 살았던 시대에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던 종교적 배경을 서술하는 대목에서 ‘조금’ 서술될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컨대 필자는 대화신도가사의 본질은 박병훈의 주장처럼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확인되는 가사”5)가 아니라 “도교, 동학, 민간신앙의 복합적 성격이 확인되는 가사”라는 사실을 자세한 논증을 통해 제기하고자 한다.

Ⅱ. 목운 윤진의 생애와 대화신도의 교리

먼저 『목운대경』에는 「동성(東聖) 목운선사(木運仙師) 약력(略歷)」이 실려 있는데,6) 이 기록을 토대로 목운 윤진의 삶을 재구성해보자.

목운선사의 성은 윤씨(尹氏)요, 이름은 진(珍)이다. 파평(坡平)이 본관(本貫)이다. 목운(木運)은 도호(道號)다. … 목운선사는 을사년(1905) 정월 7일에 강원도 금화군(金化郡) 근북면(近北面) 백덕리(栢德里) 백동(栢洞)에서 태어났는데, 이때 천상태을성(天上太乙星)이 강세(降世)했다고 한다. …

목운은 천성(天性)이 인효순후(仁孝醇厚)하고 … 그는 복희(伏羲)와 신농(神農)황제를 늘 칭찬하였고, 20세 이후로 가사를 돌보지 않고 항상 산에 들어가 수도(修道)하였다. … 정해년(1947) 11월에는 충남 연기군 금남면 황룡리 서대산(西臺山)에 수양실(修養室)을 지었고, 무자년(1948) 7월에는 충남 유성면의 용운암(龍雲菴)에서 개도(開道)하고 전도식(傳道式)을 열어 7명에게 도를 전수하였다.

고암산에서 수도할 때 하루는 단(壇) 앞에 앉았더니, 홀연히 붉은 갑옷을 입은 화덕진군(火德眞君), 누런 갑옷을 입은 황건역사(黃巾力士) 등이 찾아와 하늘에 올라 옥황(玉皇)을 배알하자고 하므로, 옥경(玉京)에 올라가니, 상제(上帝)께서 천법국대사마대장군(天法國大司馬大將軍)이라는 칙서를 하사하셨다. 이윽고 선관(仙官)에게 명하여 구천현녀궁(九天玄女宮)에 들어가니 현녀가 “당신은 본래 천상태을선관(天上太乙仙官)으로 진세(塵世)에 적강(謫降)하였으니, 이제 상제께서 특별히 대화선도(大化仙道)를 하사하시고 대화천하(大化天下)의 대운(大運)을 맡겼으니, 당신이 바로 후천(后天) 지황씨(地皇氏)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현녀가 목운에게 천부(天符) 2매(枚)를 주면서 “제세(濟世)의 술(術)에 이 부(符)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 했다. … 목운은 항상 “우리 도는 대화천하(大化天下)의 대화선도(大化仙道)라. 후생(後生)들은 수도를 열심히 하여, 운(運)에 따라 세상을 건져 낙당세계(樂堂世界)를 이룰 것을 기약하라. 이는 상제(上帝)의 명령이니라.”라고 말했다. … 경인년(1950) 11월에 46세를 일기로 화선(化仙)하였다.

목운의 탄생에 천상태을성(天上太乙星)이 관여했다는 믿음이 확인되며, 수련 과정에 화덕진군(火德眞君), 황건역사(黃巾力士)가 나타나고, 그들과 함께 옥경(玉京)에 올라 옥황상제(玉皇上帝)를 만난 체험이 전한다. 그리고 목운은 천상에서 선관(仙官), 구천현녀(九天玄女), 선녀(仙女) 등을 만났으며, 그가 원래는 천상태을선관(天上太乙仙官)이었는데 이 세상에 적강(謫降)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사용하는 용어에서 도교적 영향이 여실하게 확인된다. 나아가 목운은 자신의 도가 대화선도(大化仙道)라고 주장했고, 후천(后天)은 선도(仙道)의 운(運)이 주재할 것인데 수운 최제우가 먼저 이 선도(仙道)를 세상에 알렸고 이제 목운이 이를 계승하여 도를 편다고 강조하였다. 목운은 자신과 동학의 도가 모두 선도(仙道)의 맥을 잇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목운대경』에 실린 ‘목운선사 성도(成道)주문’은 “삼위일원혼연대달(三圍一元混然大達), 현화단정일성광(玄化丹精日星光), 기화단정월성광(氣化丹精月星光), 서경상제도화령(瑞京上帝道化令).”이고, ‘강령주(降靈呪)’는 “현현영기금위대강(玄玄靈氣今爲大降), 궁궁을을조화령(弓弓乙乙造化令)”이며, ‘원주(元呪)’는 “현현영기대화정(玄玄靈氣大化定), 일광월광천지불(日光月光天地亞), 음양오행만사지(陰陽五行萬事知)”이고, ‘평상주(平常呪)’는 “현현영기대화정(玄玄靈氣大化定), 음양오행만사지(陰陽五行萬事知)”이다. 이처럼 사용하는 주문에서도 도교적 풍취가 역력하다.

한편 「치성기도문(致誠祈禱文)」은 “북극태청영계태상선군(北極太淸靈界太上仙君), 중극상청중앙영계옥황상제(中極上淸中央靈界玉皇上帝), 동극태명영계화원선군(東極太明靈界化元仙君), 남극미청영계태응선군(南極微淸靈界太應仙君), 서극미명영계화명선군(西極微明靈界化明仙君), 중청상천영계조화천주(中淸上天靈界造化天主), 옥부총재궁을선관(玉府總宰弓乙仙官), 북두칠원성군(北斗七元星君), 중천법계법화천주(中天法界法化天主), 동성수운선사(東聖水雲仙師), 동성대화목운선사(東聖大化木運仙師)”에게 기도하는 글이다. 동, 서, 남, 북, 중앙에 있다고 믿어지는 태상선군, 옥황상제, 화원선군, 태응선군, 화명선군, 조화천주 등에게 기도하며, 옥부를 책임지는 궁을선관, 북두를 주재하는 칠원성군, 중천의 법계를 맡은 법화천주에게도 기도를 올린다. 나아가 동방의 성인 즉 우리나라에 태어난 수운 최제우 선사와 목운 윤진 선사에게 기도를 바치는 글이다. 여기서도 도교의 영향이 확인되며, 중국 도교에서 보이는 신격(神格)과는 다른 독창적인 이름의 신격이 언급된다는 점이 특기할만하다. 어쨌든 대화신도는 동학을 계승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내면서 스스로를 선맥(仙脈)으로 분류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외에도 『목운대경』에는 산왕대신(山王大神)에게 드리는 입산주(入山呪)와 중간주(中間呪), 종료축(終了祝) 등이 있다. 전통적 민간신앙 가운데 산신(山神)에게 정성을 올리는 입장에서 특별한 기도주문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그리고 대화신도의 공부차서(工夫次序)는 “청심과욕(淸心寡慾) → 연기입정(鍊氣入定) → 보루심기(輔漏尋基) → 명심조식(冥心調息) → 통관하차(通關河車) → 오룡봉성(五龍奉聖) → 환주복본(環珠復本) → 온양신태(溫養神胎) → 명심견성(明心見性)”의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도 대화신도에 미친 도교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다.

“천지와 더불어 기(氣)를 같이 하고 덕(德)을 행하면, 대화천하(大化天下)라. 여천지동기행덕(與天地同氣行德)이면 대화천하(大化天下)라.”는 목운선사의 창작하신 법문이다. 후천일월낙당세계(后天日月樂堂世界)로 도입(導入)함은 우리 도의 의무다.7)

“천지와 더불어 기를 함께 하고 덕을 행하면 대화천하가 될 것이다.”는 목운의 고유한 법문이고, 후천은 곧 일월낙당세계로 불리고 이를 이루려는 것이 대화신도의 의무라고 밝히고 있다. 동학에서는 이상세계가 “춘(春)”과 “봄소식”으로만 언급되었고, 증산교에서는 “후천”이라고만 명명되었다. 이에 비해 대화신도는 이상사회의 이름을 “(일월)낙당세계”로 구체화하였다. 독특한 용어로 이상사회를 명명한 점이 특기할만하다.

한편 대화신도의 「심고(心告)」는 사대선군(四大仙君)님, 옥황상제(玉皇上帝)님, 제대천주(諸大天主)님, 궁을선군(弓乙仙君)님, 북두칠원성군(北斗七元星君)님, 동성수운선사(東聖水雲仙師)님, 동성목운선사(東聖木運仙師)님 전(前)에 “감화력(感化力)과 영기(靈氣)를 주시와 대화신도(大化神道)가 대화우주(大化宇宙)하여 낙당세계(樂堂世界)를 이룩하도록 일대소원(一大所願)을 성취케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발원(發願)드리는 글이다. 선군(仙君), 옥황상제(玉皇上帝), 궁을선군(弓乙仙君), 북두칠원성군(北斗七元星君), 선사(仙師) 등의 용어에서도 도교적 영향이 확인된다.

그리고 도인계명(道人戒銘)에 “인시천(人是天)이니, 사인여천(事人如天)하라.”라는 조목이 들어있는 것이 특기할만하다. 이는 동학의 핵심 교리인데,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 1827~1898)이 한 말이다. 대화신도는 동학의 정신을 오롯이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대화신도에서 사용하는 영부(靈符)에 ‘옥청문창대동선경(玉淸文昌大洞仙經)’이 있다는 점을 볼 때 도교(道敎)의 지대한 영향이 또다시 확인된다.

Ⅲ. 대화신도가사의 내용분석

우선 대화신도가사는 중국의 천간지지(天干地支)가 자주 언급된다.

… 동방삼팔(東方三八) 목(木)이 되니, 갑신(甲申)이라 해월회(亥月晦)에

불실신만(不失申晩)그 이치로, 수운선사(水雲仙師) 강세(降世)하여,

청고무극(淸高无極) 대화운(大化運)은, 상설(霜雪)을 앞에 두고,

이 세상에 광고(廣告)하니, 동지생양(冬至生陽) 아닐런가?

나도 또한 운(運)일는지, 인신사해(寅申巳亥) 사유차(四乳此)로,

을사인초(乙巳寅初) 출세(出世)하여, 춘말하초(春末夏初) 목왕운(木旺運)을,

작지행지(作之行之) 하게 되니, 이 역시 운(運)일런가? … 8)

선천(先天)을 뜻하는 하도(河圖)에 따르면 목(木)은 동방(東方)과 3, 8로 상징된다. 갑목(甲木)에 해당하는 갑신년(1824) 해월(亥月) 즉 8월 그믐에 맞춰 수운(水雲) 최제우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노래한다. 그런데 맑고 높은 대화(大化)의 운(運)은 서리와 눈<상설(霜雪)>으로 대변되는 온갖 재난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화의 운은 수운에 의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지만, 동지(冬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양(陽)의 기운이 생기기 시작하듯이 새로운 인물의 탄생을 기다렸다고 읊는다.

그런데 사유(四乳)가 어떤 뜻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렇지만 60갑자(甲子) 가운데 인(寅), 사(巳), 신(申), 해(亥)가 들어가는 해를 가리키는 듯하다. 그러한 운(運)에 따라 목운 윤진 자신이 을목(乙木)의 기운을 받아 비로소 을사년(1905) 인월(寅月) 즉 정월 초에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봄이 극에 이르러 여름으로 넘어가는 때에 춘(春)을 상징하는 목(木)이 왕성한 운을 주관한다고 노래한다. 목운이 자신의 탄생 연도와 날짜에 대해 수운의 뒤를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포함하여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대목이다.

… 무림세계(茂林世界) 조을시구. …

삼풍가(三豊歌)나 노래하세. 양백세계(兩白世界) 돌아오니,

양백(兩白)은 우로(雨露)되고, 삼풍(三豊)은 삼화(三化)로다.

우로지택(雨露之澤) 없고 보면, 삼화지덕(三化之德) 오죽할가?

… 시구시구 조을시구, 대화낙당(大化樂堂) 아닐런가?

춘풍취거(春風吹去) 일야주(一夜晝)에, 천지가 개춘(皆春)일세.

동방운회(東方運回) 조을시구. 조을시구 조을시구,

궁궁을을(弓弓乙乙) 조을시구.9)

목운은 이상사회를 무림세계(茂林世界)로도 표현했다. “모든 것이 무성하고 충만한 세계”라는 뜻의 무림세계가 다가올 것을 노래한다. 이어서 목운은 양백(兩白), 삼풍(三豊)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비결서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를 사용하여 새 세상의 출현을 노래한다. 양백과 삼풍의 정확한 뜻을 알 수 없지만, 조선 후기부터 여러 비결에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다.10)

그런데 삼화(三化)라는 용어는 기존의 비결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는 삼풍과 삼화를 동일시했는데, 이러한 주장은 기존에는 없는 낯선 말이다. 어쨌든 우로(雨露)의 은택이 있어야 삼화의 덕이 충만할 것을 노래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대목의 대화낙당(大化樂堂)도 이상사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봄바람이 한 번 불어오면 하룻밤 사이에 온 천지가 모두 봄이 될 것이라고 노래한다. 이상향이 이루어지는 일은 순식간에 있을 것을 기쁘게 노래한 대목이다. 동방(東方)은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곧 봄이 올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운이 돌아오고 있음을 읊었다. 이어서 그 운의 핵심이 궁궁을을(弓弓乙乙)이라고 노래하는데, 이 역시 전래의 비결신앙에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이지만 그 정확한 뜻은 여전히 신비의 영역에 남겨져 있다.

… 어화(於化) 세상(世上)사람들아, 궁을가(弓乙歌)나 불러보세.

… 음양(陰陽) 역시(亦是) 궁을(弓乙)이오, 궁을(弓乙) 역시(亦是) 갑을(甲乙)인줄,

너희 사람 알을소냐? 조을시구(鳥乙矢口) 조을시구,

장(壯)하도다 수운선사(水雲仙師), 양궁포태(陽弓胞胎) 운(運)을 받아,

갑신해월(甲申亥月) 출세(出世)해서, 갑목착근(甲木着根) 운수중(運數中)에,

을사조화(乙巳造化) 목운(木運)나서, 삼생팔성(三生八成) 성공(成功)일세.

을사인월(乙巳寅月) 출생(出生)하니, 인신사해(寅申巳亥) 기묘(奇妙)하다.

갑목(甲木)은 양목(陽木)이오, 을목(乙木)은 음목(陰木)이라.

궁을음양(弓乙陰陽) 합리중(合理中)에, 화생지덕(化生之德) 조을시구(鳥乙矢口),

후천팔괘(后天八卦) 그려내어, 천지정위(天地定位) 갱정(更定)하여,

궁궁을을(弓弓乙乙) 성도(成道)하니, 오만년(五萬年)의 대도(大道)로다.

궁선을선(弓仙乙仙) 운(運)을 쫓아, 옥부(玉府)에 총재(總宰)되어,

이번 변역(變易) 이 운수(運數)를, 좌지우지(左之右之) 지휘(指揮)하네.

조을시구(鳥乙矢口) 조을시구(鳥乙矢口), 궁도을덕(弓道乙德) 조을시구(鳥乙矢口). … 11)

「궁을가」는 흔히 용호대사(龍虎大師)가 지었다고 전하지만, 이 가사는 목운이 ‘궁을(弓乙)’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붙인 것이다. 이 「궁을가」에서 궁을(弓乙)은 음양(陰陽)이기도 하지만, 갑을(甲乙)로도 해석된다. 곧 갑신년(1824)에 태어난 수운(水雲)이 갑목(甲木)의 운수라면, 을사년(1905)에 태어난 목운 윤진 자신은 을목(乙木)으로서 비로소 삼팔목(三八木) 목운(木運)이 성취되었다고 주장한다. 곧 갑(甲)과 을(乙)은 양(陽)과 음(陰)으로, 양목(陽木)과 음목(陰木)으로, 수운과 목운에 각기 대응된다. 하늘이 정한 운수에 의해 수운과 목운이 태어났다고 노래함으로써 목운은 자신이 바로 수운이 이루지 못한 임무를 완성할 존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그 당위성을 출생 연월일에 의거하여 강조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이어서 목운은 후천팔괘(后天八卦)가 새롭게 그려져 천지(天地)가 제 위치를 찾아 다시 정해진다고 노래한다. 그리고 궁궁을을(弓弓乙乙)의 이치를 따라 도를 이루니, 장차 오만년(五萬年)의 무궁한 행복을 누리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읊는다. 동학의 “오만년 운수”와 동일한 내용의 주장이지만, 동학에는 보이지 않는 후천팔괘가 언급되는 점이 특기할만하다.

나아가 목운은 “궁선을선(弓仙乙仙)의 운(運)을 쫓아, 옥부(玉府)의 총재(總宰)가 되었다.”고 선언한다. 궁을(弓乙)을 각기 선(仙)에 대비시킨 것이다. 궁선(弓仙)과 을선(乙仙)이라는 용어는 기존의 전통적인 비결에서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말이다. 어쨌든 목운은 자신이 옥부(玉府)라는 이상적인 조직을 총괄하는 총재가 되어 새 세상으로의 변역(變易) 운수(運數)를 마음대로 지휘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 양궁(陽弓)은 주인(主人)되고, 음을(陰乙)은 현조(玄鳥)로다.

깨다르니 이러하고, 알고 보니, 그러하네.

… 여보소 세상 사람, 냉금부금(冷金浮金) 수도(修道)하여,

궁을이치(弓乙理致) 알게 되면, 신부지(神不知) 모를소냐?

… 을사조화(乙巳造化) 정미(精米)일세. 석정곤수(石井昆水) 길어다가,

화염중(火炎中) 조화(造化)하여, 덕(德)도 되고 술(術)도 되니,

춘삼월(春三月) 호시절(好時節)에, 먹고 보고 놀고 보세.

… 궁을선인(弓乙仙人) 내 아닌가?

시구시구 조을시구, 궁궁을을(弓弓乙乙) 조을시구.12)

위 인용문에서 목운은 자신을 조화공(造化工)과 궁을선인(弓乙仙人)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궁(弓)과 을(乙)을 양(陽)과 음(陰)에 대비시키고, 냉금부금(冷金浮金), 궁을이치(弓乙理致), 신부지(神不知), 석정곤(石井昆) 등의 비결과 관련된 용어를13) 노래하고 있다. 남화북수(南火北水)는 하도(河圖)에서 남쪽에 화(火)를 배치하고, 북쪽에 수(水)를 배치한 것을 표현한 구절이다.

어화세상 사람들아, 도덕노래 들어보소,

천지음양(天地陰陽) 대화중(大化中)에, 오행이기(五行理氣) 품수(稟受)하여,

세계중생 제도(濟度)함은, 조화천주(造化天主) 은덕(恩德)일세.

만물지중(萬物之中) 최령자(最靈者)는, 그 아니 사람인가? … 14)

위의 인용문에 사용되는 대화(大化)는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조화(造化)와 대치할 수 있는 용어다. 음과 양의 조화에 따라 오행과 이기를 품부받은 인간이 만물 가운데 가장 신령스러운 존재라고 노래한 대목이다. 세계의 중생을 널리 구원하는 일은 조화천주(造化天主)의 은덕이라고 읊은 부분이 특기할만하다. 전통적으로는 조화옹(造化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목운의 시기에 이르면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천주(天主)라는 용어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도덕사」에서는 유교와 불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교화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 자비대도(慈悲大道) 서역불(西域佛)은, 석가여래(釋迦如來) 도덕(道德)일세.

천지인(天地人) 삼본리(三本理)로, 선불유(仙佛儒) 삼분(三分)하니,

인도정의(人道正義) 유도(儒道)이오, 자비행덕(慈悲行德) 불도(佛道)일세.

제화중생(濟化衆生) 포덕(布德)함도, 자비인화(慈悲仁化) 지모(地母)이오.

수이각지(修而覺之) 그 보살(菩薩)은, 서방정토(西方淨土) 극락계(極樂界)를,

설법이도(說法以導) 자유(自由)하니, 이 아니 지도(地道)인가?

운편종서(運便從西) 그 이치로, 유태국(猶太國)에 예수<耶蘇)>나서

자선(慈善)으로 교화(敎化)하고, 유인도지(唯仁導之) 지극(至極)하나,

서방제국(西方諸國) 그 시대에, … 15)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세 근본 이치와 대비되어 종교도 선불유(仙佛儒)로 나뉘어 역할을 맡는다고 노래했다. 천(天)의 이치를 따르는 선(仙), 지(地)의 이치에 해당하는 불(佛), 인(人)의 이치에 부합되는 유(儒)로 분화되어 인간 세상의 도(道)가 펼쳐졌음을 읊은 대목이다. 이어서 불교가 지모(地母)에 해당하는 지도(地道)라는 점을 다시 노래한 다음, 동양의 운(運)이 서양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유대국에 예수가 태어날 수 있었다고 읊는다. 기독교의 핵심을 “자선(慈善)으로 교화함”이라고 밝히고, “사람들을 인(仁)으로 인도하는 일”을 맡았다고 파악했다. 그런 다음 예수의 도(道)인 기독교가 서방의 여러 나라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노래한다. 인용문은 동양에는 선도, 불도, 유도가 교화를 맡았고, 서양에는 기독교가 성행하게 되었음을 담담하게 읊었다. 예수의 기독교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고, 다만 역사적 상황을 노래하는 대목에 배경으로서만 노래되었을 따름이다. 목운이 살았던 시대가 20세기 초반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기독교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많이 있었을 것이며, 위의 인용문은 다만 “예수가 유대국에서 태어나 기독교를 형성하였다.”라는 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노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는 자선(慈善)과 인(仁)으로 예수의 도를 설명하려는 점에서도 충분히 짐작된다.

… 서방제국(西方諸國) 그 시대(時代)에, 부지동서(不知東西) 암매중(暗昧中)에,

인의인사(仁義人事) 어찌 알리? 지자지선(至慈至善) 설유(說諭)하되,

금수(禽獸)같은 그 중생(衆生)을, 천당지옥(天堂地獄) 선악설(善惡說)로,

효지유지(曉之喩之) 한다 해도, 우이송경(牛耳誦經) 아닐런가?

불변선악(不辨善惡) 수성(獸性)들은, 요괴망측(妖怪罔測) 악마(惡魔)이라.

포악망측(暴惡罔測) 분연중(紛然中)에, 성부(聖父)이신 예수씨<야소씨(耶蘇氏)>는,

십자가상(十字架上) 비극리(悲劇裡)에, 창연운가(愴然雲駕) 승천(升天)하니,

인선교화(仁善敎化) 수명자(受命者)로, 이 아니 괴이(怪異)한가?

중생제악(衆生諸惡) 전담(全擔)하여, 일신대명(一身代命) 되었도다.

지공무사(至公無私) 명감하(明鑑下)에, 그 도덕(道德)이 사라질까?

예수씨<야소씨(耶蘇氏)>에 성덕(聖德)인가? 서방세계(西方世界) 운(運)일런가?

인심자연(人心自然) 진화(進化)되어, 지자각자(知者覺者) 중중(重重)하니,

선악분별(善惡分別) 알고 보면, 예수<야소(耶蘇)> 숭배(崇拜) 자연(自然)이라.

운성인철(運盛人哲) 되는 것은, 동서물론(東西勿論) 순환리(循環理)라.

지어금세(至於今世) 하고 보니, 천하대성(天下大聖) 예수<야소(耶蘇)>이오.

기장(奇壯)하다 기장(奇壯)하다. 예수<야소(耶蘇)> 성심(聖心) 기장(奇壯)하다.

천하제일(天下第一) 문명(文明)이라. 명철도덕(名哲道德) 자랑하니,

자칭동서(自稱東西) 종교(宗敎)라니, 기원(其源)이 어데 있나?

운수순환(運數循環) 되는 것은, 서방(西方)에 운(運)이 돌아,

음양(陰陽)의 자연리(自然理)라. … 16)

천당, 지옥, 악마, 성부(聖父), 십자가, 승천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기독교를 노래한 대목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사람들의 여러 악행을 도맡아 대속(代贖)했다는 기독교의 교리를 잘 요약하여 읊었다. 이어서 예수의 덕행과 서방의 운이 펴지는 시대를 맞아 인물들이 여럿 뒤따라 태어나 기독교의 교세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노래한다. 이에 따라 지금 세상은 예수가 천하의 큰 성인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크게 칭찬하며, 기독교의 득세는 서쪽으로 천하의 운수가 옮겨갔기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읊었다. 기독교는 예수가 창시했으며, 서방의 운을 주도하는 종교라는 점을 읊은 대목이다.

… 동방운회(東方運會) 살펴보니, 삼황오제(三皇五帝) 태고시(太古時)는,

선도화지(仙道化之) 되었어도, 불연기연(不然其然) 그러하고,

삼대이후(三代以後) 고찰하면, 유도교화(儒道敎化) 분명하다.

불도(佛道)의 자비덕(慈悲德)은, 무량대도(無量大道) 그 아닌가? … 17)

동방의 운을 살펴보면 삼황오제 때는 선도(仙道)의 교화가 널리 퍼졌고, 하은주(夏殷周) 삼대(三代) 이후에는 유도(儒道)의 교화가 있었으며, 이후에는 불도(佛道)의 교화가 세상에 만연했다고 노래한다. 선도, 유도, 불도가 각기 우세한 형태로 지난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음을 읊은 대목이다.

… 유불(儒佛)의 병화(幷化)로서, 지어금(至於今) 전세(傳世)하니,

장하도다 아동방(我東方)이, 도덕세계(道德世界) 아닐런가?

인도정의(人道正義) 유도시(儒道時)와, 광대무량(廣大无量) 자비덕(慈悲德)은,

동방(東方)에 페어 있고, 예수<야소(耶蘇)>의 인선성(仁善性)은,

서방(西方)에 종원(宗源)일세. 천도지리(天道地理) 누가 알가?

동서통합(東西統合) 이 천지(天地)에, 나온다네 나온다네.

대자연(大自然)을 등에 지고, 대화(大化)를 품에 품고,

남화북수(南火北水) 이 운수(運數)에, 구제중생(救濟衆生) 하려 하고,

이 세상(世上)에 오고 보니, 선도(仙道)일세 분명(分明)하다.

노자이후(老子以後) 열선(列仙)이란, 연원상속(淵源相續) 있다 해도,

포화운(布化運)이 처음이라. 아는 사람 몇몇인고?

천지인(天地人) 삼재중(三才中)에, 청고무극(淸高无極) 대자연(大自然)에,

선도(仙道)는 유천(唯天)이라. 대화낙당(大化樂堂) 아닐런가? … 18)

먼저 유교와 불교 두 종교의 교화가 지금까지 세상에 전하여 동방이 도덕세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노래한다. 이어서 유교의 종지는 인도(人道)의 정의(正義)에 있고, 불교의 종지는 넓고 한없는 자비와 도덕에 있다고 읊는다. 동방에 비해 서방에는 예수의 기독교가 우세했는데, 그 핵심은 인(仁)과 선(善)을 강조한 일이라고 노래한다. 이어서 기독교의 득세 역시 천도와 지리의 당연한 이치에 따른 일이었다고 읊는다. 그런데 이제 동방과 서방의 운이 통합되는 새 천지가 전개되는 때를 맞아 대화(大化)의 도(道)가 나타난다고 노래하고, 이는 남쪽의 화(火)와 북쪽의 수(水)로 상징되는 하도(河圖)에 의거해서 중생을 구제하는 선도(仙道)라고 강조하여 읊는다. 이어서 노자(老子) 이후 신선들이 잇달아 세상에 나왔지만 이처럼 대화(大化)의 운(運)이 널리 퍼지는 일은 역사상 처음 있는 사건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노래한다. 대화신도(大化神道) 등장의 당위성과 역사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리고 천지인 삼재 가운데 맑고 높은 무극의 자연에서 선도(仙道)로 출현한 대화신도는 하늘과 연관되는 대화낙당(大化樂堂)이라는 이상향을 이루기 위해 나타난 도(道)라고 노래한다.

… 선불유(仙佛儒) 기도덕(其道德)이, 대동소이(大同小異) 하지마는,

무궁한 그 이치는, 닦은 후에 알리로다.

일심지성(一心至誠) 수도(修道)하여 도미자생(道味自生) 되게 되면,

심화기화(心化氣化) 자연(自然)이라. 각지명지(覺之明之) 성공일세. … 19)

선도, 불도, 유도에서 각기 주장하는 도덕은 대동소이하지만, 무궁한 이치는 각자가 수련한 뒤에 알아볼 일이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일심으로 지극히 정성껏 수도하여 도의 참맛을 스스로 알게 되면, 심화(心化)와 기화(氣化)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밝게 깨닫게 되는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읊었다. 종교는 달라도 그 핵심과 지향은 같다는 점을 읊은 대목으로 보인다. 이는 대화신도가 유불선의 장점을 종합하여 새로운 도덕과 이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행해진 대목으로 볼 수 있다.

… 여보소 제군자(諸君子)들, 이내 말씀 들어 보소.

효제충신(孝悌忠信) 지성(至誠)으로, 인도정의(人道正義) 깨친 후(後)에,

수심연성(修心煉性) 하고 보면, 선도진리(仙道眞理) 자연(自然) 알아,

수심정기(守心正氣) 되게 되면, 심화기화(心化氣化) 되나니라.

도심제어인심(道心除於人心) 후(後)에, 오기칠정(五氣七情) 성단(成丹)일세.

기화변질(氣化變質) 탈겁(脫劫)하면, 대화낙당(大化樂堂) 그 가운데,

지상선(地上仙)이 네 아닌가? 지상선국(地上仙國) 되는 줄을

시구시구(矢口矢口) 조을시구(鳥乙矢口), 너희 창생(蒼生) 어이 알리?

만무일생(萬無一生) 변국운(變局運)은, 수도자(修道者)를 표상(表賞)하니,

무지무각(無知無覺) 중생(衆生)들아, 지도(指導)대로 수심(修心)하소.

애닳을사 창생(蒼生)이여, 백조일손(百祖一孫) 애달프다.

사리야욕(私利野慾) 다 버리고, 정신(情神)차려 수도(修道)하면,

상설겁회(霜雪劫灰) 자연(自然) 지나, 춘풍취거(春風吹去) 때가 오니,

동방목운(東方木運) 왕기중(旺氣中)에, 대화천하(大化天下) 좋은 시절(時節),

무왕불복(无往不復) 자연리(自然理)로, 틀림없이 돌아오니,

의심(疑心) 두 자 두지 말고, 닦고 닦고 닦아보세.20)

유교적 덕목인 효제충신을 지극히 닦아 인도(人道)와 정의(正義)를 깨달은 다음, 수심연성의 선도(仙道)의 진리를 찾아 수심정기(守心正氣)를 이루면 자연스레 심화기화(心化氣化)가 될 것이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이처럼 도심(道心)으로 인심(人心)을 제거한 후에 비로소 오기(五氣)와 칠정(七情)이 단(丹)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어서 기화(氣化)와 질적(質的) 변화를 이루어 재겁(災劫)을 벗어나면 대화낙당(大化樂堂)의 지상신선(地上神仙)이 될 것이라고 노래한다. 이처럼 지상신선들이 모여 사는 곳이 바로 지상선국(地上仙國)이라고 덧붙인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은 만 명 가운데 한 명이나 있을까 말까 하는 변국(變局)의 운(運)으로 수도하는 자들에게 내려지는 상(賞)이므로, 무지하고 각성하지 않는 중생들은 각자가 지도받은 대로 마음을 닦기에 힘쓰라고 노래한다. 이어서 백 명의 조상이 있다면 그 가운데 한 명의 후손만이 살아남을 정도로 지극히 어려운 운수가 닥쳤으니, 사사로운 이익과 야욕을 모두 버리고 정신을 바짝 차려 수도하라고 경계한다. 이윽고 서리와 눈으로 상징되는 온갖 재난이 자연스레 지나가면 문득 봄바람이 불어오는 새 시절이 열릴 것인데, 이는 동방(東方)의 목운(木運)의 왕성한 기운에 따른 대화신도(大化神道)의 호시절(好時節)이라고 노래한다. 마지막 대목에서는 이는 반드시 돌아오는 자연의 이치가 틀림없으니 터럭조차 의심하지 말고 수도에 힘쓰자고 읊는다.

여보소 어진 군자(君子), 팔괘변역(八卦變易) 들어보소.

천유원이(天唯圓而) 유극(有極)이오, 지유단이(地唯團而) 유방(有方)이라.

음양오행(陰陽五行) 그 기틀은, 천야지야(天也地也) 일반(一般)일세.

상청영계(上淸靈界) 원화국(元化局)은, 음양오행 원기(元機)되어,

무상유극(无像有極) 성계(成界)하니, 원화국(元化局)이 분명하다.

하탁세계(下濁世界) 응화국(應化局)은, 유상방위(有像方位) 성계(成界)하니,

음양오기(陰陽五氣) 유상계(有像界)가 이 아닌가? … 21)

첫 구절에서는 동양의 전통적인 역학(易學)체계에서 주장하는 팔괘(八卦)가 변역(變易)하는 이치에 대해 알아보자고 노래한다. 이어서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전래의 사상에 대해 읊조린다. 그리고 음양과 오행의 이치는 하늘과 땅에 모두 적용된다고 노래한다. 나아가 상청(上淸)이라는 도교적 이상세계에 대해 원화국(元化局)이라고 부르고 이 역시 음양오행의 근본적 기틀이며, 상(像)도 없고 가없는 세계를 이루었다고 읊었다. 이 원화국에 대비하여 지상의 탁한 세계에 있는 응화국(應化局)은 상(像)도 있고 방위가 있는 세계라고 노래하여 음양오행이 작용하는 유상계(有像界)라고 읊는다. 요컨대 상청의 원화국과 지상의 응화국을 구별하고 있다.

… 태고상황(太古三皇) 지낸 후에, 복희선(伏羲仙)이 강생(降生)하여,

우주기국(宇宙機局) 살핀 후에, 사방사유(四方四維) 분별하여,

시획팔괘(始劃八卦) 그려내어, 조화기국(造化機局) 정위(定位)하니,

북방임계(北方壬癸) 일륙수(一六水)는, 곤모주(坤母主)가 정좌(定座)하고,

남방병정(南方丙丁) 이칠화(二七火)는, 건부주(乾父主)가 설위(設位)로다.

남화북수(南火北水) 통치도(統治道)를, 건곤부모(乾坤父母) 주장(主掌)하고,

동방갑을(東方甲乙) 삼팔목(三八木)은, 중녀(中女)에게 맡겨두고,

서방경신(西方庚申) 사구금(四九金)은, 중남(中男)으로 행도(行道)하니,

동서금목(東西金木) 조화도(造化道)는, 중남중녀(中男中女) 자행(自行)이오,

동북서남(東北西南) 장남녀(長男女)요, 서북동남(西北東南) 소남녀(少男女)라.

사유정위(四維定位) 운변국(運變局)은, 차서(次序)대로 행도(行道)하니,

차시선천(此是先天) 조화기(造化器)요, 복희팔괘(伏羲八卦) 여차(如此)로다.

선천팔괘(先天八卦) 본괘(本卦)되고, 후천팔괘(后天八卦) 변괘(變卦)로다.

선천구궁(先天九宮) 들어보소. 일륙곤간(一六坤艮) 수(水)가 되고,

이칠감손(二七坎巽) 화(火)가 되고, 사구건태(四九乾兌) 금(金)이 되고,

삼팔리진(三八離震) 목(木)이 되어, 중오주지(中五主之) 십퇴(十退)로다.

순회운국(循回運局) 변화기(變化機)는, 구궁(九宮)이 그 아닌가?

대국운(大局運)이 순환(循環)되어, 선천운(先天運)이 지나가고,

후천운(後天運)이 돌았으니, 선천기기(先天機器) 상위(相違)로다.

팔괘갱정(八卦更定) 되는 줄을, 사람마다 다 알소냐? … 22)

인용문의 앞부분에서는 복희씨(伏羲氏)가 팔괘(八卦)를 처음으로 그렸다는 전설을 노래하고 있으며, 이어서 하도(河圖)의 북방과 남방을 수(水)와 화(火)에 대응하고 각각 곤모(坤母)와 건부(乾父)가 주관한다고 읊었다. 그리고 동방, 서방, 동북, 서남, 서북, 동남을 중녀, 중남, 소남, 소녀에 배치한 복희팔괘(伏羲八卦)에 근거한 하도(河圖)에 대해 읊었다. 또 선천팔괘(先天八卦) 즉 복희팔괘는 본괘(本卦)가 되고, 후천팔괘(後天八卦) 즉 문왕팔괘(文王八卦)는 변괘(變卦)인 낙서(洛書)가 된다고 노래한다. 그런데 일륙(一六)이 수(水)에 해당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왜 곤간(坤艮)과 연결되고, 이칠(二七)이 화(火)에 배치되지만 왜 감손(坎巽)과 연관되며, 사구(四九)가 금(金)으로 상징되지만 왜 건태(乾兌)와 연결되며, 삼팔(三八)이 목(木)으로 상징되지만 왜 리진(離震)과 관련되는지는 알 수 없다. 심오한 이치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의는 진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중오(中五)가 십퇴(十退)가 된다는 점도 선뜻 이해할 수 없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하도(河圖)에 대한 설명에서 출발하여 구궁(九宮)과 연결하는 대목을 노래한 것으로 짐작할 따름이다. 결론적으로는 “선천운(先天運)이 지나가고, 후천운(後天運)이 돌아온다.”라고 주장했으며, 선천(先天)의 기틀이 서로 어긋나서 팔괘(八卦)가 다시 정해졌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 부금냉금(浮金冷金) 종성(從誠)하여, 삼인일석(三人一夕) 도각(道覺)하면,

이재전전(利在田田) 알 것이오, 이재전전 알고 보면,

궁을지리(弓乙之利) 자연(自然)일세. 궁궁을을(弓弓乙乙) 알고 보면,

양백삼풍(兩白三豊) 자재(自在)로다.

소두무족(小頭無足) 자연(自然) 알아, 남화북수(南火北水) 대겁회(大劫灰)를,

시운(時運)대로 벗어나서, 대자연(大自然) 도화계(道化界)에,

대화낙당(大化樂堂) 되는 것을, 어찌하여 못 볼쏘냐?

도덕(道德)이야 좋지만은, 닦아야 도덕이지.

성심수도(誠心修道) 깨달으면, 영계사(靈界事)도 목전(目前)일세.

상청영계(上淸靈界) 대원기(大元機)는, 대자연(大自然) 대화중(大化中)에, … 23)

위 인용문에 나오는 부금냉금(浮金冷金), 삼인일석(三人一夕), 이재전전(利在田田), 궁을(弓乙), 궁궁을을(弓弓乙乙), 양백(兩白), 삼풍(三豊), 소두무족(小頭無足) 등은 전통적인 비결서에 자주 등장하는 신비한 용어다. 그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비결 풀이를 통해 이상향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하는 심정을 노래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어서 남방의 화(火)와 북방의 수(水)로 대변되는 하도(河圖)의 큰 겁액을 시운에 따라 벗어나 이제 대화낙당(大化樂堂)의 이상사회가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노래한다. 대화낙당은 낙당세계(樂堂世界)와 같은 의미로 대화신도에서 추구하는 이상사회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이해된다. 그렇지만 이상사회에 들어가는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철저하고 지극히 어려운 수도(修道)가 요구된다고 읊었다. 또 진실한 마음으로 도를 닦아 깨달으면 영계(靈界)의 일도 눈앞에 있는 듯 환하게 알 수 있다고 노래한다. 이어서 상청(上淸)이라는 이상세계에 있는 근본적 기틀이 자연의 이상세계로 변할 것이라고 읊었다.

… 기천상청(氣天上淸) 도솔궁(兜率宮)에, 조화천주(造化天主) 어위(御位)하사,

삼계천지(三界天地) 조화도(造化道)를, 지공지덕(至公至德) 지도(指導)하니,

무사지공(無私至公) 조화중(造化中)에, 운회(運回) 어찌 차착(差錯)되리?

원시천존(元始天尊) 봉명(奉命)하사, 음양오기(陰陽五氣) 조화도(造化道)를,

교화삼계(敎化三界) 광시(廣施)하고, 시명천존(始命天尊) 봉명(奉命)하사,

… 응원천존(應元天尊) 봉명(奉命)하사, 우주팔방(宇宙八方) 조화도(造化道)를,

사시질서(四時秩序) 구별하여, 법화운회(法化運回) 지도하니,

생양왕장(生養旺葬) 시키시고, 응명천존(應命天尊) 높은 도덕.

봉명행동(奉命行道) 하시옴을, 삼천삼계(三天三界) 진군(眞君)님과,

지존(至尊)하신 사제위(四帝位)가, 통찰지도(統察指導) 엄숙하다. … 24)

인용문의 첫 구절에서 상청(上淸)에 있는 도솔궁에 조화천주(造化天主)가 보위에 계셔서 천지삼계의 조화도(造化道)를 지공무사(至公無私)하게 다스리고 계신다고 노래한다. 이어서 조화천주가 정한 운수(運數)가 어찌 틀릴 리가 있을까 하고 반문한 다음, 조화천주의 명을 받아 원시천존(元始天尊)이 음양오행의 도를 삼계에 교화하여 널리 베풀고, 시명천존(始命天尊)이 조화천주의 명을 받들고 있으며, 응원천존(應元天尊)이 조화천주의 명을 받들어 우주의 조화와 사시의 질서를 구별하여 법화(法化)의 운수를 돌려 생겨나게 하고, 기르고, 왕성하게 하고, 없앤다고 노래한다. 나아가 응명천존(應命天尊)과 삼천삼계(三天三界)의 진군(眞君)과 사제(四帝)가 통찰하고 지도하고 있다고 읊었다. 상청, 원시천존, 시명천존, 응원천존, 응명천존, 진군, 사제 등은 도교적 용어가 분명하다. 그 정확한 신격은 알기 어렵지만, 도교적 전통에서 이름지어진 신격들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따라서 대화신도가사는 도교적 경향이 짙은 도교가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 하청계(下淸界)는 청계(淸界)이라. 법화천주(法化天主) 청정궁(淸淨宮)에,

의도행법(依道行法) 하신다네.

금목수화(金木水火) 사진군(四眞君)이, 후수기국(后隨其局) 행법(行法)하여,

조화천주(造化天主) 화생도(化生道)를, 원류차서(源流次序) 봉행(奉行)하니,

사천존(四天尊)에 지휘(指揮) 따라, 제선제불(諸仙諸佛) 도화중(導化中)에,

팔만신장(八萬神將) 봉행(奉行)하여, 억만신병(億萬神兵) 지휘하니,

이도화지(以道化之) 그 가운데, 이법작지(以法作之) 조화(造化)로다. … 25)

위 인용문의 첫 구절에서는 하청(下淸)이라는 세계가 등장하는데, 도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용어다. 어쨌든 하청세계에는 법화천주(法化天主)라는 신격이 청정궁(淸淨宮)에서 주재하고 있다고 노래한다. 그리고 금목수화(金木水火)에 기운에 각기 응한 네 명의 진군(眞君)이 각각 자신의 국(局)을 맡아 다스리고 있으며, 조화천주(造化天主)의 도(道)를 질서에 맞춰 받들고 있다고 읊는다. 또 네 명의 천존(天尊)의 지휘 아래 여러 선(仙)과 불(佛)이 교화에 힘쓰니 팔만신장(八萬神將)들이 명을 받들어 억만(億萬)의 신병(神兵)을 지휘하고 있어 도(道)로써 그들을 교화하고 법(法)으로써 부리니 조화(造化)가 생겨난다고 노래한다. 하청, 법화천주, 청정궁, 진군, 조화천주, 천존, 선불, 신장, 신병 등의 용어에서 도교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대목이다.

… 십문(十聞) 불여일견(不如一見)이오, 백견(百見) 불여일각(不如一覺)이라.

연이각지(煉以覺之) 명화(明化)하면, 상청령기(上淸靈氣) 소성(所性)하여,

신선불인(神仙佛人) 일반(一般)이니, … 천지합덕(天地合德) 이 아닌가?

깨쳐보세 깨쳐보세, 구궁조화(九宮造化) 깨쳐보세.26)

인용문의 첫 구절에서 열 번 듣는 일이 한 번 직접 보는 것만 못하고, 백 번 보는 일이 한 번 깨닫는 것만 못하다고 노래한 다음, 수련하여 깨달아 조화를 밝히면 상청(上淸)의 신령한 기운이 성품을 이루어 신선과 부처의 경지에 이를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천지합덕의 이치라고 읊는다. 이어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이러한 일을 통해 구궁(九宮)의 조화를 함께 깨치자고 권유한다.

대화대도(大化大道) 좋은 덕(德)은, 운수중(運數中)에 걸어놓고,

일신(一身)이 한가(閑暇)하니, 낙당가(樂堂歌)나 불러보세.

태고삼황(太古三皇) 지낸 후에, 오제성덕(五帝聖德) 조을시구,

삼대융성(三代隆盛) 좋은 시절, 그 후에 또 있던가?

공부자(孔夫子)의 착한 도덕, 오제삼왕(五帝三王) 모앙(慕仰)하사,

후생(后生)에게 지도하니, 인의예지 분명하다.

인의예지 본을 받아, 효제충신(孝悌忠信) 실행하면,

인도정의(人道正義) 그 가운데, 국태민안(國泰民安) 자연(自然)이니,

그인들 아니 대도(大道)인가? 이 같은 좋은 도덕

지우금세(至于今世) 하고 보니, 무엇이라 형언할까? … 27)

인용문의 첫 구절에서 대화신도의 훌륭한 덕은 운수에 따라 세상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편안한 가운데 이상세계를 찬송하는 노래를 불러보자고 읊는다. 이어서 지난 역사를 삼황과 오제로부터 시작하여 설명하며, 하은주(夏殷周) 삼대(三代)의 좋은 시대를 칭송한다. 중국의 전설적인 제왕들과 태고의 이상사회를 그리워하는 데서 역사의 시초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공자(孔子)의 도(道)는 삼황오제를 추앙하여 지도한 인의예지(仁義禮智)가 핵심이며, 이를 현실적 덕목인 효제충신(孝悌忠信)으로 실행하면 인도(人道)와 정의(正義)가 바로 세워져 국태민안(國泰民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읊는다.

… 현재 불가(佛家) 살펴보니, 어이없어 웃음이라.

소위 신도(信徒) 그 자들은, 자비(慈悲)이고 도덕이고,

그는 구만 묻어두고, 금수(禽獸)같은 이 사회에,

이것 좋다 뛰노는 꼴, 독개빈지 사람인지,

아미타불(阿彌陀佛)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염불(念佛)이사 말은 좋다.

음흉한 그 뱃속은, 온갖 잡심(雜心) 다 있으니,

염불하는 그 중들은, 망불염욕(忘佛念慾) 분명하다.

극락이 좋단 말은, 귀는 있어 들었던가?

자칭 극락(極樂) 간다 하니, 지옥인지 극락인지,

분별없는 그 중들은, 이와 같이 난잡하니,

자비대도(慈悲大道) 운진(運盡)일세.

착하게는 못할망정, 악하게나 말아야지.

극락은 못 갈망정, 지옥이나 벗어나서,

운환동서(運環東西) 순회(循回)함은, 만고유전(萬古遺傳) 아닐런가? … 28)

그러나 현재의 불교 교단의 상황을 살펴보니 원래의 교화 정신은 사라져 없다고 비판한다. 이른바 신도들은 자비와 도덕을 외치지만 금수와 같은 행동을 저질러 도깨비에 비유할 만하고,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을 염불하지만 음흉한 속내에는 갖가지 잡된 마음이 가득 차 있고, 이들을 지도하는 승려들도 부처를 잊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고 힐난한다. 이어서 극락세상을 부르짖어도 현실적 행동은 그에 미치지 못하니, 자비심을 근거로 한 대도의 참 빛은 운수가 다했다고 노래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불교의 타락도 운수가 동과 서로 순환되는 이치에 따른 것으로 예부터 내려온 일일 뿐이라고 읊는다. 천지운수의 변화와 시운에 따라 교화를 주관하는 교단의 대국적인 운명이 대체로 정해져 있다는 입장을 노래한 대목이다.

… 서천(西天)에 지는 해는, 서해(西海)가 광명(光明)하고,

동산(東山)에 돋는 해는, 동천(東天)이 청명(淸明)일세.

서천낙일(西天落日) 그 운중(運中)에, 예수<야소(耶蘇)>가 종출(鍾出)하니,

서방(西方)의 운(運)일런가? 운수(運數)의 순환인가?

서방미개(西方未開) 금수시(禽獸時)에, 금광양화(金光陽化) 시포(始布)하니,

부지하언(不知何言) 아닐런가?

초창지시(初創之時) 그러함은, 동서(東西)가 일반(一般)이라.

금양지도(金陽之道) 빛난 덕(德)이, 운수(運數)쫓아 포창(布唱)되니,

서방문화(西方文化) 명철(明哲)일세. 예수강생(耶蘇降生) 이천년(二千年)에,

동서(東西)가 함복(咸服)하니, 인력(人力)인가 지력(智力)인가?

천운(天運)일시 분명하다. 서방제국(西方諸國) 철인(哲人)들도,

수야모야(誰也某也) 자랑해도, 금양지덕(金陽之德) 그 울 속에,

예수운(耶蘇運) 포태출(胞胎出)일세. … 29)

인용문의 첫 구절에서 화자는 서쪽 하늘로 지는 해는 서쪽 바다를 밝게 비추고, 동쪽 산에 솟아오르는 해는 동쪽 하늘을 밝게 비추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고 노래한다. 이어서 서쪽으로 지는 태양의 운수를 맞아 예수가 탄생하였으니, 이는 서방세계의 운수이자 동방의 운수가 순환하는 이치에 따른 일이었다고 읊는다. 서방이 미개한 금수의 세상에 머물다가 예수의 탄생에 힘입어 금빛으로 상징되는 교화의 포덕이 시작되었다고 노래한다. 또한 교화의 시작은 동방과 서방이 마찬가지이며, 금빛 찬란한 도덕은 운수에 따라 퍼지기 마련이라고 읊었다. 나아가 화자는 예수의 탄생사건이 있은 후 2천 년이 지나 동방과 서방이 모두 그 도에 따르니, 이는 인간의 힘이나 지혜에 의한 일이 아니라 하늘의 운수로 정해진 것이라고 노래한다. 이어서 서방 여러 나라들의 깨친 사람들이 누가 있느니 어떤 사람이 훌륭하다느니 자랑해도 “금양(金陽)의 덕(德)”으로 표현된 예수의 운(運)이 으뜸이라고 읊는다. 한마디로 말해 서방의 도는 기독교로 정리되고 요약할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다.

… 지우금세(至于今世) 살펴보니, 기역시(其亦是) 그러하다.

도덕은 일반이라, 동서구별(東西區別) 있을쏘냐?

경천경인(敬天敬人) 인선(仁善)이오, 해물리기(害物利己) 전혀 없네.

이름 좋은 성교방(聖敎邦)에, 전투(戰鬪)로 일삼기와,

경천경인(敬天敬人) 인선덕(仁善德)은, 해물리기(害物利己) 없는 도덕,

악화(惡化)로 돌아가고, 권욕(權慾)으로 망쳐놓네.

신도자(信徒者)의 거동 보면, 경천위주(敬天爲主) 부르짖어도

음사욕심(淫邪慾心) 과인(過人)하니, 하나님이 감화(感化)하며,

천당(天堂) 가기 원(願)을 해도, 지옥 길만 닦아오니,

천당 가기 수월할까?

예수강생(耶蘇降生) 이천년에, 운(運)이 역시 다했던가?

도덕이야 좋지만은, 운진(運盡)하면 휴식이라.

운거운래(運去運來) 순환하니, 걱정할 것 없다마는,

동서(東西)에 노는 중생, 운지성쇠(運之盛衰) 못 깨치니,

그 아니 답답한가?

미련하다 미련하다, 어이 그리 미련한고?

저 죽을 짓 제가 하니, 그 아니 미련한가?

가소롭다 가소롭다, 무엇 그리 가소로운고?

제 똥에 제가 앉아, 제 망신 제가 하니,

그 아니 가소로운가? 중정(中情)에 맺힌 한(恨)을,

이 내 한 말 해결하니, 중심(中心)도 시원치만,

내 역시 선명(鮮明)하다. … 30)

현세(現世)를 살펴보니 도덕은 동방과 서방이 마찬가지 이치라고 노래한 다음, 하늘 공경과 사람 사랑은 인(仁)과 선(善)을 강조하는 일과 같아서 타인을 해치거나 자신만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읊는다. 그렇지만 이름은 성스러운 종교와 나라를 표방하면서 투쟁과 갈등을 일삼기 때문에 악화하여 권력욕만 가득 차 있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신도들의 행동을 보면 하늘을 공경하고 주님을 위한다고 말만 하고 음탕하고 삿된 욕심이 일반 사람보다 더하니 어찌 하나님의 감동할 것이며, 천당에 가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실제로는 지옥 길만 열심히 닦는 꼴이니 천당에 들어가는 일은 요원하다고 힐난한다. 예수의 탄생 이후 2천 년이 지나 이제 기독교의 운수가 다했는지 의심스럽고, 만일 그렇다면 휴식할 도리밖에 없다고 읊는다. 이어서 운수는 가고 오는 이치가 있기 마련이니 걱정할 것이 없지만, 그 속에 갇혀 운수의 성쇠를 깨닫지 못하는 중생의 신세가 안타깝다고 노래한다. 또 중생의 이러한 미련한 행동을 “저 죽을 짓을 제가 한다.”고 혹독하게 비난하며, “제 똥 위에 제가 앉는 일”이라고 매우 가소로운 일이라고 읊는다. 마지막 대목에서는 이러한 중생의 원한을 해결하니 내 마음도 시원하고 선명해진다고 노래한다. 아마도 대화신도의 출현을 염두에 둔 전망을 읊은 대목으로 보인다.

… 여보소 중생들아, 운지순환(運之循環) 들어보소.

태고삼황(太古三皇) 복희(伏羲) 때는, 개벽후(開闢後) 선천초(先天初)라.

운시동방(運始東方) 개창(開創)하니, 대화운(大化運)이 분명하고,

오제(五帝)로서 삼대시(三代時)는, 운회남방(運回南方) 장양(長養)하니,

덕화(德化)도 진진(瑧瑧)하고, 문물(文物)도 빈빈(彬彬)하다.

열국이후(列國以後) 살펴보면, 운귀서방(運歸西方) 분명하다.

노자공자(老子孔子) 관출(官出)함은, 근본실적(根本失跡) 보류(保留)이고,

석가서천(釋迦西天) 강생(降生)됨은, 금운(金運)쫓아 종출(鍾出)일세.

음불운당(陰佛運堂) 그 울 속에, 금양(金陽)이 용출(湧出)하니,

예수<야소(耶蘇)>일시 분명하다. 기후차차(其後次次) 운(運)이 돌아,

북방(北方)으로 돌아드니, 살육만 주장(主張)하고, 문화문명(文化文明) 자랑하나,

악화리명(惡化利明) 되어 있고, 과학 철학 용타 해도,

살벌기(殺伐機)만 연출(硏出)하네. … 31)

운수의 순환에 대해 노래한 대목이다. 삼황(三皇)시대를 개벽이 있은 선천(先天) 초기라고 인식한다. 그리고 이때 동방에 운이 비로소 열리니 대화(大化)의 운수였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오제(五帝)시대와 삼대(三代)시대는 운수가 남방으로 돌아 들어가 덕화와 문물이 크게 번성했다고 노래한다. 또한 열국(列國)시대 이후에는 운수가 서방으로 돌아갔다고 본다. 그리고 노자와 공자가 연이어 출세한 것은 운수가 서방으로 가는 일을 잠시 멈춘 것에 불과하고, 석가모니가 서천(西天)에서 탄생함은 서방 금(金)의 기운을 받아 일어난 일이라고 읊는다. 그런데 “음불운당(陰佛運堂)”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이어지는 금양(金陽)과 대비되는 용어라고 생각하여 억지로 풀이하자면, “숨겨진 불운(佛運)이 밝게 빛난 속에서 금빛 양의 기운<금양(金陽)>이 솟구쳐 올라” 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서방의 금(金) 기운에 힘입어 예수가 탄생했다는 의미다. 그 후 운수의 변화가 점차 있어 북방으로 들어가니, 살육만 주장하고, 문화와 문명의 발전을 자랑하지만 악화하여 이익에만 몰두하였고, 과학과 철학이 융성하지만 사람을 해치는 기계만 고안해낸다고 비판한 대목이다.

… 선천동절(先天冬節) 다 진(盡)하니, 후천목운(後天木運) 나온다네.

대화선풍(大化仙風) 앞을 세고, 무극대도(无極大道) 품에 품고,

옥황상제(玉皇上帝) 봉명(奉命)하여, 이 세상에 오고 보니,

가련하고 한심하다. 엄동설한(嚴冬雪寒) 얼은 중생,

오장(五臟)도 환장(換腸)되어, 어찌할 수 없지만은,

정신조차 잃었으니, 이 아니 한심한가?

춘풍화기(春風和氣) 좋지만은, 이 지경이 되었으니,

눈과 같이 사라지면, 이 아니 가련한가? … 32)

북방의 운수로 발전한 문명을 북풍한설(北風寒雪)로 노래한다. 그러나 곧 봄이 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며, 선천(先天)을 겨울철에 비유한 다음 겨울이 가면 후천(後天)의 봄이 목운(木運)을 받아 나올 것이라고 노래한다. 겨울은 선천이며, 봄은 후천이라고 주장한 구절이다. 수운의 봄 또는 봄소식이 특별한 용어나 명칭이 없이 제시되었던 점에 비해 목운은 후천(後天)이라고 분명하게 강조한 점이 돋보인다. 나아가 목운은 후천의 목운이 돌아오는 봄을 대화선풍(大化仙風)에 비유하고 무극대도라고 노래했다. 그리고 목운은 이러한 봄소식을 가지고 온 자신은 옥황상제의 명을 받든 인물이라고 강조하며, 선천 말기의 혹독한 겨울에 육체 뿐만 아니라 정신마저 잃어버린 중생들이 한심하다고 탄식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봄바람이 불어와 온화한 기운이 천지에 가득 차는 시대가 전개될 것이지만, 매서운 선천의 겨울 추위에 몸과 정신을 온통 빼앗겨버린 가련한 중생의 위태로움을 안타깝게 읊는다.

… 음사물욕(淫邪物慾) 다 제(除)하고, 해인리기(害人利己) 생각 말아,

정화본성(正化本性) 그 사람은, 죽을 염려 왜 있으리?

요사(妖邪)롭게 안 빌어도, 한울님만 잊지 말고,

천심(天心)을 배양하면, 이 아니 도덕인가?

한울님께 발원(發願)함도, 지공지정(至公至正) 축수하면,

감화중(感化中)에 성공이오, 사의사욕(私義私慾) 기도하면,

감화는 고사하고, 앙급기신(殃及其身) 하나니라.

송연(悚然)하다 송연하다, 지공무사(至公無私) 그 마당에,

공생멸사(公生滅私) 분명하다, 일호(一毫)인들 어찌할까?

수심정기(守心正氣) 본(本)을 삼아, 하루바삐 수심(修心)하소.

선후변질(先后變迭) 환국기(換局期)와, 동진춘회(冬盡春回) 환절시(換節時)가,

미구당전(未久當前) 당했으니, 수심(修心)인들 할 새 있나?

답답하기 끝이 없고, 민망하기 한이 없네.

욕심(慾心) 욕자(慾字) 뚝 떼 놓면, 정의대도(正義大道) 거기 있고,

나 아자(我字) 뚝 떼 놓면, 도화자명(道化自明) 되느니라. … 33)

인용문의 첫 대목에서는 음란, 삿됨, 물욕 등을 모두 제거하고 남을 해치고 자신만 생각하는 마음을 거두고 타고난 본성을 바르게 하는 사람은 위기상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 노래한다. 이어서 요사스럽고 요란하게 빌지 않아도 한울님만 잊지 않고 본래의 천성(天性)만 기르면 도덕군자가 될 것이고, 한울님께 발원할 때 지극히 공정한 마음을 다하면 감화를 받아 성공할 것이고, 사사로운 욕심으로 기도하면 감화는커녕 오히려 재앙이 몸에 밀어닥칠 것이라고 읊는다. 또 지공무사(至公無私)가 엄정하게 지켜지는 때에 공(公)은 살고 사(私)는 죽을 것이 분명하고, 한 터럭의 오차도 없을 것이므로 매우 두렵고도 두려운 일이라고 노래한다. 그러므로 수심정기(守心正氣)를 근본으로 삼아 당장 마음 닦기에 힘쓰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때는 바야흐로 선천이 후천으로 변화하는 환국기이며,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환절기가 곧 닥쳤으니 수심(修心)할 틈조차 없을 것이라고 읊는다. 나아가 사람들이 가진 미련하고 무지한 행동을 비판한 다음, 욕심만 없애면 정의대도가 그곳에 있을 것이고, 나만을 위하는 이기심을 버리면 도(道)가 저절로 이루어지고 스스로 밝아질 것이라고 노래한다.

… 춘풍에 꽃향기는, 오는 나비 영접하고,

대화선퐁(大化仙風) 도화향(道花香)은, 낙당풍경(樂堂風景) 자랑하네.

궁궁을을(弓弓乙乙) 그 울 속에, 목운(木運)이 화생(化生)하니,

대화낙당(大化樂堂) 없을소냐? 조을시구 조을시구,

낙당풍경(樂堂風景) 조을시구, 진시황(秦始皇) 한무제(漢武帝)는,

애만 쓰다 허사(虛事)되고, 적송자(赤松子) 광성자(廣成子)도

신선(神仙)이라 하지만은, 이런 행락(行樂) 있을소냐?

낙당(樂堂)에 모인 객(客)은, 뉘 아니 지상선(地上仙)인가?

추상동설(秋霜冬雪) 사라지니, 세계가 일화(一化)되고,

대화선풍(大化仙風) 부는 날에, 사해(四海)가 일가(一家)일세.

조을시구 조을시구, 낙당풍경(樂堂風景) 조을시구.34)

봄바람에 풍기는 꽃냄새는 이에 취한 나비를 불러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화신도의 선풍(仙風)과 도의 향기는 낙당(樂堂)의 아름다운 경치를 불러올 것이라고 노래한다. 이어서 이러한 대화신도의 창교(創敎)는 궁궁을을(弓弓乙乙)의 이치에 따라 목운(木運)의 운수를 받아 나온 것이니 대화낙당(大化樂堂)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읊는다. 그리고 진시황과 한무제도 실패했던 불로장생의 꿈이 이제는 이루어질 것이고, 적송자와 광성자와 같은 신선들도 감히 누리지 못했던 즐거움을 모두 함께 누릴 수 있는 때가 닥쳐왔다고 노래한다. 이어서 이러한 낙당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지상신선(地上神仙)이라고 불릴 것이니, 가울 서리와 겨울 눈으로 상징되는 온갖 고통과 질곡이 모두 사라져 세계가 하나로 화합할 것이라고 읊는다. 「낙당가」의 마지막 구절은 대화신도의 선풍(仙風)이 불어오는 날에는 온 세상이 한 집안이 되는 이상향이 될 것이니 찬양하고 또 찬양하라는 말로 끝맺는다.

Ⅳ. 대화신도가사의 위상과 의의

앞에서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삼아 대화신도가사의 위상과 의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화신도가사는 ‘봄’으로 표현되는 후천(後天)이라는 이상사회의 도래를 노래한 한국 신종교 가사다. 춘삼월(春三月), 춘풍(春風), 봄소식 등의 용어로 후천(後天)을 표현하여 장차 이상사회가 곧 다가올 것을 노래하였다. 대화신도의 고유한 교리가 어떠했는지는 현재로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전하는 『목운대경』의 내용을 고찰해 볼 때 도교와 민간신앙의 영향이 많이 확인된다. 그런데 대화신도가사는 교리보다는 시운(時運)의 변화를 노래하였다. ‘봄’ 자체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봄의 도래’를 노래했다.

둘째, 대화신도가사는 도교적 성향을 지닌 가사다. 수심연성(修心煉性), 선도(仙道), 성단(成丹), 지상선국(地上仙國), 상청(上淸), 원시천존(元始天尊), 신선(神仙), 시명천존(始命天尊), 응원천존(應元天尊), 진군(眞君) 등 다양한 도교 용어가 포함된 내용을 읊고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대화신도가사에 미친 도교의 지대한 영향이 확인된다.

셋째, 대화신도가사는 비결신앙이 포함된 가사다. 대화신도가사에는 삼풍가(三豊歌), 양백세계(兩白世界), 궁을가(弓乙歌), 궁궁을을(弓弓乙乙), 양궁(兩弓), 을을(乙乙), 궁을선인(弓乙仙人), 삼인일석(三人一夕), 이재전전(利在田田), 궁을지리(弓乙之理), 냉금부금(冷金浮金), 석정곤(石井昆), 양백(兩白), 삼풍(三豊), 소두무족(小頭無足) 등 그 정확한 의미가 여전히 신비의 영역에 있는 한국 전래의 비결신앙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많이 보인다. 따라서 대화신도가사는 비결신앙의 영향 아래 노래된 가사임이 틀림없다.

넷째, 대화신도가사는 동방의 목운(木運)이 다시 돌아왔음을 노래한 가사다. 목운 윤진은 동학과 대화신도가 모두 목운(木運)의 봄소식을 전하는 도라고 주장한다. 즉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水雲)을 계승한 인물이 바로 목운 자신이라고 주장하였다. 애초에 봄이 돌아옴을 노래한 동학을 완성하여, 이제 완전한 봄의 이상사회를 이룰 인물이 바로 대화신도를 창시한 목운 자신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즉 목운은 스스로를 수운의 동학을 완성할 인물이자 동방(東方)의 목운(木運)을 계승한 인물이라고 노래했다. 수운 최제우가 갑목(甲木)이라면, 목운은 을목(乙木)이라고 주장하였다. 대화신도에 미친 동학의 영향은 인시천(人是天)과 사인여천(事人如天)을 주장하였고, 후천이 오만년 동안 이어갈 대도(大道)라고 말한 점에서도 확인된다. 그리고 동학의 수운가사가 봄, 봄소식 등으로 이상사회를 표현한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화신도가사는 낙당세계(樂堂世界)라는 구체적 이름의 이상향이 지상에 전개될 것을 노래했다.

다섯째, 대화신도가사는 하도(河圖)에 근거하여 3, 8 목(木)의 운수를 강조한 가사다. 대화신도가사에는 동양 전래의 역학(易學)체계에서 기본적으로 언급되는 도상(圖象) 가운데 특히 하도를 중심으로 읊은 구절이 많이 보인다. 동방은 3과 8, 서방은 4와 9, 남방은 2와 7, 북방은 1과 6, 중앙은 5와 10으로 상징되는 하도(河圖)에 의거한 구절이 읊어졌다. 그렇지만 하도 이외의 대표적인 역학적 도상인 낙서(洛書)에 근거한 구절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동방의 목운이 3과 8로 상징되고, 목운은 갑목과 을목으로 나뉜다는 점만 반복적으로 읊조리고 있을 따름이다.

여섯째, 대화신도가사는 기독교 수용이 확인되는 가사다. 그렇지만 기독교를 소개한 가사도 아니요, 기독교 가사는 더욱 아니다. 기독교가 예수를 중심으로 하는 종교라는 사실을 단순히 소개하는 수준의 읊조림만 확인된다. 기독교의 교리라고 할 것도 없이, 다만 예수가 유대국에서 태어났으며, 예수가 십자가상에서 승천했으며, 천당지옥설이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것이라는 점을 일부 구절에서 언급할 뿐이다. 다만 예수가 인선성(仁善性)을 강조했다는 대목은 특기할만하다. 기독교의 핵심 교리인 사랑을 이렇게 한자식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Ⅴ. 맺음말

대화신도는 신종교 연구자들에게도 매우 낯선 교단이다. 아마 『목운대경』이 전하지 않았더라면 그 존재조차 잊히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화신도에는 도교적 영향이 많이 확인되고, 민간신앙적인 요소도 자주 보인다. 그렇다고 대화신도를 도교 계통의 신종교로 분류하기도 어렵다. 아직까지 학계에 도교 계열의 신종교단이 보고된 적은 없고, 다만 도교의 영향을 받은 일부 신종교 교단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신도의 교리를 엿볼 수 있는 『목운대경』을 검토한 결과 도교의 영향만으로는 쉽사리 설명되지 않는 산신(山神) 기도에 주력했던 민간신앙적인 요소도 포함되어있다. 어쨌든 『목운대경』을 통해서 대화신도가 1940년대 이후에 하나의 교단으로 조직되었고, 이후 1950년 초에 창시자인 목운이 사망한 후에는 별다른 활동이 없었지만 소수의 몇몇 인물들에 의해 그 명맥이 가늘게나마 유지되어왔음이 확인된다.

『목운대경』에는 5편의 종교가사가 전한다. 대화신도가사라고 이름할 수 있는 이들 가사에는 도교와 민간신앙, 그리고 역학(易學)에서 이야기되는 상수(象數)에 대한 언급이 확인된다. 그리고 대화신도가사는 창시자 목운 자신이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을 계승한 인물로 자처하며, 봄으로 상징되고 표현되는 후천(後天)이라는 이상사회가 대화신도에 의해 전개될 것을 노래하고 있다. 나아가 대화신도가사는 낙당세계(樂堂世界)라는 독창적인 용어로 이상사회의 이름을 지었으며, 동방의 목운(木運)이 돌아옴으로써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새 세상이 이루어질 것을 읊었다. 이는 한국 신종교가사의 한 특징인 ‘지상에 이상사회가 건설될 것이다.’, ‘후천세계는 곧 다가올 것이다.’, ‘이상사회의 중심은 한국이다.’ 등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Notes

오열균 편, 『목운대경(木運大經)』 (대전: 호서출판사, 1976), pp.226-227.

초판은 1951년 7월에 목판(木板)으로 간행되었다. 1976년 10월에는 재판이 발행된 것이다. 이 자료는 서울대학교의 박병훈 박사가 발굴하여 기꺼이 제공한 것인데, 후의에 감사드린다.

박병훈, 「한국 근대 신종교가사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21), pp.85-91.

같은 글, p.91.

같은 글, p.89.

오열균 편, 앞의 책, pp.203–206.

같은 책, p.223.

같은 책, 「운회동방가」, pp.113-115.

같은 책, 「운회동방가」, pp.116–117.

김탁, 『조선의 예언사상』 상·하 (성남: 북코리아, 2016)와 『정감록과 격암유록』 (서울: 민속원, 2021)을 참고하시오.

같은 책, 「궁을가」, pp.121-123.

같은 책, 「궁을가」, pp.125–128.

이들 용어에 대해서는 김탁, 『정감록과 격암유록』 (서울: 민속원, 2021)을 참고하시오.

오열균 편, 앞의 책, 「도덕사」, p.138.

같은 책, 「도덕사」, pp.133-134.

같은 책, 「도덕사」, pp.134–138.

같은 책, 「도덕사」, p.138.

같은 책, 「도덕사」, pp.139-141.

같은 책, 「도덕사」, p.141.

같은 책, 「도덕사」, pp.143-145.

같은 책, 「팔괘구궁변역가」, p.149.

같은 책, 「팔괘구궁변역가」, pp.150–153.

같은 책, 「팔괘구궁변역가」, pp.159–160.

같은 책, 「팔괘구궁변역가」, pp.161–162.

같은 책, 「팔괘구궁변역가」, pp.163–164.

같은 책, 「팔괘구궁변역가」, p.165.

같은 책, 「낙당가」, pp.169–170.

같은 책, 「낙당가」, pp.176–179.

같은 책, 「낙당가」, pp.179–181.

같은 책, 「낙당가」, pp.181–184.

같은 책, 「낙당가」, pp.184–187.

같은 책, 「낙당가」, pp.189–190.

같은 책, 「낙당가」, pp.193–196.

같은 책, 「낙당가」, pp.197–199.

【참고문헌】

1.

「궁을가(弓乙歌)」.

2.

「낙당가(樂堂歌)」.

3.

「도덕사(道德詞)」.

4.

「운회동방가(運回東方歌)」.

5.

「팔괘구궁번역가(八卦九宮變易歌)」.

6.

김탁, 『조선의 예언사상』 상·하, 성남: 북코리아, 2016..

7.

김탁, 『정감록과 격암유록』, 서울: 민속원, 2021..

8.

박병훈, 「한국 근대 신종교가사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21..

9.

오열균 편, 『목운대경(木運大經)』, 대전: 호서출판사, 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