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대순우주론 연구

김용환 1 , *
Yong-hwan Kim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Professor, Department of Ethical Education Studies,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충북대학교 교수, E-mail: sunyanan@chungbuk.ac.kr

© Copyright 2019,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28, 2019 ; Revised: Nov 24, 2019 ; Accepted: Dec 14, 2019

Published Online: Dec 31, 2019

초록

본 연구는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대순우주론에 관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대순우주론은 구천상제께서 세상에 펼친 대순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우주론이다. 이 글에서는 대순우주론이 구천상제의 무극초월, 도주정산의 태극내재,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후천개벽의 삼단계로 전개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구천상제의 무극초월은 생장염장과 무위이화로 드러난다.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사의(四義)는 우주순환 원리를 표상하며, 무위이화는 그 성품을 바르게 하고 기운을 올곧게 함은 꾸밈이 없이 성취함을 일컫는다. 이는 상생진법의 정음정양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도주정산의 태극내재는 만물생장과 생성변화로 이루어진다. 만물생장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저마다 생명을 틔워 생장하면서 각각 생애 절정을 향해 빛내려고 하는 특징을 드러낸다고 할 것이다. 아울러 뇌성보화의 지배자양에 의해 선천의 상극기운과 습관을 버리고, 음양이기(陰陽二氣)를 결합하여 동정진퇴(動靜進退)의 내재변화(內在變化)로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승강(昇降)하게 한다.

그리고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후천개벽은 무극초월과 태극내재 상관연동의 대순일원으로 일상에서 도를 체화하는 단계로서 켄 윌버의 통합모델과 상통한다. ‘도통진경(道通眞境)’은 참된 도를 체화하는 경지이고, ‘도지통명(道之通明)’은 도를 밝혀 후천개벽의 새 세상을 전개함을 의미한다. 선녀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불로초가 피어나고, 학들이 노니는 안온하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인간은 지상신선이 되고, 후천개벽의 실화기제가 되어 마침내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대자유인으로서 행복결실을 맺는 형상이다.

대순사상은 대순진리의 사상으로 도주께서 50년간 각고의 고초를 겪으시며 ‘태극내재’를 새 밝힘으로 함으로 진법(眞法)을 완성시킨 것에 근거한다. 도주께서 1958년, 도전께 종통을 물려주시면서 도의 전반을 맡아가도록 하명함으로 대순사상은 도전에 의해 대순사상으로 계승되었다. 또한 도전께서 ‘대순(大巡)’을 크게 순찰하는 의미로 새겨서, 구천상제의 삼계대순(三界大巡) 개벽공사(開闢公事) 뜻을 담보했다. 아울러 ‘대순(大巡)이 원(圓)으로, 무극과 태극의 상관연동 우주론을 나타내고 있다고 새 밝힘 하였다.

결국 대순사상 우주론은 대순사상의 심층차원을 이해할 수 있게 하면서, 무극초월과 태극내재 상관연동으로 대순일원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새 밝힘 할 수 있다. 대순우주론은 대순일원으로서 생활실천으로 원융회통 성격을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학의 진정성과 해석학의 합당성을 활용하여, 대순우주론의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공공작용을 규명하게 된다. 다양ㆍ다중ㆍ다층 해석학으로 후천개벽의 생활실화에 접근함으로, 후천개벽의 실천담론을 실화기제로 밝히고자 한다. 대순사상 미래전망은 무극초월과 태극내재 상관연동으로 대순의 ‘일원회통(一圓會通)’ 원만구족으로 생명살림에 관건이 있다고 할 것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study on the Daesoon Cosmology of the Correlative Relation between Mugeuk and Taegeuk. Daesoon cosmology is a cosmology based on the juxtaposition between the Gucheon Sangje and the world. In this article, I would like to say that this theory in Daesoon Thought was developed in three stages: the phase of the Mugeuk Transcendence of Gucheon Sangje, the stage of the Taegeuk Immanence, and the phase of the Grand Opening of the Later World between Mugeuk and Taegeuk as a correlative gentle reign.

First of all, the phase of the Mugeuk Transcendence of Gucheon Sangje has been revealed as a yin-yang relationship. The stage of the Taegeuk Immanence represents the togetherness of harmony and co-prosperity between yin and yang, and the phase of the Grand Opening of the Later World between Mukeuk and Taegeuk refers to the unshakable accomplishment of its character and energy. It will be said that this is due to the practical mechanism in the correct balance of yin-yang making a four stage cycle of birth, growth, harvest, and storage.

In addition, the Daesoon stage of the settlement of yin and yang is revealed as a change in the growth of all things and the formation of the inner circle. The mental growth reveals the characteristics of everything in the world, each trying to shine at the height of their own respective life as they grow up energetically. The dominant culture of cerebral communion renders a soft and elegant mood and combines yin and yang to elevate the heavenly and earthly period through transcendental change into sympathetic understanding.

The stage of the Grand Opening of the Later World between Mugeuk and Taegeuk is one of the earliest days of the lunar month and also the inner circle of Taegeuk. It is in line with Ken Wilbur’s integrated model as a step to the true degrees to develop into a world with brightened degrees. It is a beautiful and peaceful scene where celestial maidens play music, the firewood burns, and the scholars command thunder and lightning playfully. Human beings achieve a state of happiness as a free beings who lives as gods upon the earth. This is the world of theGrand Opening of the Later World between Mugeuk and Taegeuk. Daesoon Thought was succeeded by Dojeon in 1958, when Dojeon emerged as the successor in the lineage of religious orthodoxy and was assigned the task of handling Dao in its entirety. In addition, Daesoon is a circle and represents freedom and commonly shared happiness among the populous.

Cosmology in the Daesoon Thought will enable us to understand deep dimensions and the identity of members as individuals within an inner circle of correlation between transcendence and immanence. This present study tries to analyze the public effects philologically and also the mutual correlation by utilizing the truthfulness of literature and rational interpretation. The outlook for the future in Daesoon Thought also leads to the one-way communication of Daesoon as a circle.

Keywords: 대순우주론; 생장염장; 정음정양; 뇌성보화; 지배자양; 후천개벽; 실화기제
Keywords: Daesoon Cosmology; ‘Birt, Growth, Harvest, and Storage,’; The Correct yin-yang; Commanding Thunder and Lightning; The Correlative Gentle Reign; Grand Opening of the Later World; the Practical Mechanism

Ⅰ. 머리말

본 연구는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대순우주론에 관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대순사상은 대순진리회 사상으로 도주께서 50년간 각고의 고초를 겪으시며 대순진리를 체계화하고 진법(眞法)으로 완성시킨 것에 근거한다. 도주께서 1958년, 도전께 종통을 물려주시면서 도의 전반을 맡아가도록 하명함으로써, 도전에 의해 대순사상으로 확립되었다. 도전께서는 ‘대순(大巡)’은 크게 순찰하는 의미로 새겨, 구천상제의 삼계대순(三界大巡) 개벽공사(開闢公事)의 뜻을 드러냈다고 할 것이다.

대순(大巡)은 원(圓)으로 무극(無極)과 태극(太極) 상관연동으로 대순일원의 우주론을 표방한다. 대순우주론은 대순사상의 심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무극초월과 태극내재 상관연동으로 공공작용을 나타내기에, 그 정체성을 구조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대순우주론에 근거하여 무극초월과 태극내재 상관연동에서 드러난 원융회통의 일미(一味)의 메타성격을 규명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제까지 이에 관한 연구는 구천상제를 무극, 태극도주를 태극으로 동일시하거나 종단 내의 변천과정을 무극과 태극으로 등치시키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성찰하면서, 의식지향 체험에 드러나는 평행구조를 밝힘에 목적을 둔다. ‘노에마(noema, 의식대상)와 노에시스(noesis, 의식작용)’ 공공측면을 살리고자 무극을 ‘무극초월’, 태극을 ‘태극내재’의 의식지향성 특징으로 집약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대순진리 자각은 중장년세대(40대~60대)가 주축이 되어 청소년세대(10대~30대)와 노숙년세대(70대~90대)에게 제공하는 대순사상 체계와 삶의 위로 그리고 격려 서비스가 주요토대를 이루고 있다. 대순진리 자각을 위해 중장년세대 중심의 가치관 메시지를 반영하고 전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청소년세대에게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도 중장년세대 관점의 가치관에 기초한 지식체계에 토대를 두고 이루어진다. 그 적용에 있어서 중장년 세대 관점을 정착시키려는 목적으로 편성되어 집단적으로 가르치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러나 후천개벽에 대비하려면, 중장년세대가 중심이 되는 생각을 바꾸어야 될 것이다. 삼세대의 공동학습, 상호학습, 발달학습으로 대순사상을 교육하는 발상전환이 요청된다. 4차 산업문명 시대를 맞이하여, 가르치기보다는 배워야 할 과제들이 상당수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순진리 자각에 있어서도 일방적 가르침이 아니라 세대마다 중심이 되어 세대 사이를 이어주고 서로가 함께 배운다는 생각을 상정해야 될 것이다. 강연이나 강의 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담론 학습으로 바뀌어야 될 것이다. 세대상생을 위한 공동학습기반을 구축해야 비로소 후천개벽을 대비한 기반구축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

음양 사이에 무극이 있고, 무극으로 이 양자를 이어주고 함께 매개함으로 대립상황에서 벗어나 초월로 이행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이(between)’를 모색하고, ‘함께(together)’ 실천하며, ‘초월(transcendence)’로 나아가는 삼차연동의 창조적 국면전환이 이루어진다. 대순사상이 무극을 근간으로 이루어졌기에 창조적 국면전환이 가능하다. 정산도주는 무극으로 매개함으로 새 활로를 모색하였다. 정산도주가 1925년, 전북 구태인에서 무극도(無極道)를 창도할 때, 이와 같이 취지를 밝혔다. “을축년에 구태인 도창현(舊泰仁道昌峴)에 도장이 이룩되니 이때 도주께서 무극도(无極道)를 창도하시고 상제를 구천 응원 뇌성 보화 천존 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上帝)로 봉안하시고 종지(宗旨) 및 신조(信條)와 목적(目的)을 정하셨도다.”1)

그런데 ‘무극도’는 1941년, 일제(日帝)에 의해 해산되고, 정산도주는 해방 후 1948년, 부산에 본부를 설치함으로 종교 활동을 재개하였다. 1950년, 교단 이름도 ‘태극도(太極道)’로 바뀌었다. 무극은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도 나오는 용어로서, 도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우주의 본원(本源)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태극은 『주역(周易)』에도 나타나는 용어로 우주본원이다. 무극도와 태극도 취지를 비교하면, 우주본원은 무극과 태극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전통적으로 무극은 ‘만물이 근본적으로 돌아가야 할 근원적인 도’이며, 우주 본원이다.2) 또한 무극과 태극의 연관관계를 다룬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따르면,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을 통해 무극은 태극의 시초로서 ‘이(而)’는 동치라기보다 생성의 상관연동으로 새길 수 있다.3) 이는 성인이 태극의 도를 체화하면 천지ㆍ일월ㆍ사시ㆍ귀신과 완전히 부합하는 ‘인극(人極)’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대한 주자해설에 따르면 이와 같다.

사람을 비롯한 만물이 생겨날 때 모두 태극의 도를 가진다. 그렇지만 음양오행의 기질(氣質)이 어우러져 움직이는 가운데 사람이 품부 받은 것만 홀로 가장 빼어난 것이기 때문에, 그 마음이 가장 영명하여 그 성(性)의 전체를 잃지 않을 수가 있었다. 이른바 천지마음이고 사람의 극(極)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형(形)이 음에서 생겨나고, 신(神)이 양에서 발하여 오상(五常)의 성(性)이 외물을 감지하여 움직이게 되면, 양은 선으로 음은 악으로 또 유형에 따라 나누어져 오성(五性)의 차이가 만사를 펼쳐내게 된다. 이기(二氣), 오행이 만물을 화생할 때 사람차원에서 전개되는 것이 이와 같으니, 성인이 태극을 온전히 체화하여 마음을 정상화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욕(欲)이 요동치고 정(情)이 기승을 부려 이기심이 번갈아 공격할 테이니 인극이 세워지지 않아서 금수와 그다지 차이가 없게 될 것이다.4)

무극과 태극은 각자 스스로 존재하는 개념이라기보다 양자가 서로를 상보하는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무극을 말하지 않은 태극은 초월하지 못하여 사물 같은 위상으로 전락한다. 아울러 태극을 배제한 무극은 만물을 초월하기에 만물에 참여할 수 없게 되어 결국 ‘허무공적’에 빠진다고 할 것이다. 주자도 무극과 태극을 상보관계로 파악하였으며, 무극은 만물을 초월하는 성질에 비유하고, 태극은 만물에 내재하는 성질을 강조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개념을 설정하면, 그 순간 음양극단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하느님’이라는 개념을 설정하면, 그 반대쪽, ‘하느님 아닌 사탄’ 개념이 발생한다. 그런데 사유하거나 개념화할 수 있는 인식의 세계는 태극세계이다. 이에 반해 무극은 음양 극단으로 나뉘지 않기에, 어떤 개념으로도 표상할 수 없는 초월이다. 태극이 세계에 내재한다면, 무극은 세계를 초월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일찍이 궁극실재를 밝힌 레이몽 파니카(Raimond Panikkar)는 초월ㆍ내재 상관연동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세계종교의 유형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다. 파니카는 의식변화의 결정적 ‘카이로스(Kairos)’가 “질적으로 다르지만 함께 섞여 있거나, 다른 것과 공존하는 것”으로 간주하면서, 내면차원과 궁극지향 초월차원이 공동체의 삶을 통해 공존”5)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의 관점에서 무극을 조망하면, ‘태극내재의 무극초월’이다.6) 이는 곧 개체생명 내재에서 무극을 발견하게 되어 초월의 우주생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내재의 초월’ 방식이다.

대순사상의 무극과 태극의 관계를 규찰함에 있어서 해석학적으로 인존구현 담론으로 이어지고 삼세대가 서로 상생하는 교육 패러다임을 상정할 수 있다. 이는 ‘도통진경’으로 원한이 풀리고 상생기운이 넘치며 신인조화로서 지상낙원에 귀착할 수 있음을 전제로 삼기 때문이다. ‘후천개벽’에 근거한 ‘실화기제’는 존재론 차원의 축복이자 천지인삼재가 회통하는 성공이다.

천지인삼재 회통을 윌버(Ken Wilber)의 영성자유구현에서 조망하면, 통합모델로 수렴된다. 이는 다양한 연속성이자 스펙트럼 위계로 나타나기에, 수평과 수직의 교차적 홀론(holon: 부분으로 전체에 관여하면서 각각 자율적으로 통합을 유지하는 단위) 관점으로 드러난다. 개체가 전체이면서 동시에 부분으로 홀론과 연결되어 최고수준 영성으로 수렴된다. 이는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으로 대순우주론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윌버의 『의식의 스펙트럼』 의 그림자수준과 자아수준, 생물사회수준과 실존수준, 초개아(超個我) 수준과 우주심수준이 삼차연동 단계로 규찰되고 그것이 통합모델로 수렴됨에 유의한다.7)

삼차연동 단계의 의식수준을 대순우주론 분석에 활용하면, 메타의 상위차원을 보다 용이하게 파악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창생을 널리 살리며 구하는 관점에서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대순일원은 ‘공공행복(公共幸福)’의 표상이자 삼세대의 상생으로 표출되기에 지상낙원의 원융회통 가치를 표상한다고 말할 수 있다. 대순일원과 공공행복의 연동관계를 구조화함으로써 대순사상의 미래지향적 위상정립을 올바로 정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순일원의 공공작용을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후천개벽의 세 단계로 차례대로 규찰(糾察)하고자 한다.

Ⅱ. 구천상제의 무극ㆍ태극론

1. 생장염장과 무위이화

대순진리회의 신앙대상은 구천상제 강증산으로서,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姜聖上帝)’라는 존칭으로 불린다. 구천(九天)이라 함은 전경(典經)에 “모든 신성(神聖)ㆍ불(佛)ㆍ보살(菩薩)들이 회집(會集)하여 구천(九天)에 하소연 하므로”8)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이 우주(宇宙)를 총할(總轄)하시는 가장 높은 위(位)에 계신 천존께 하소연하였다는 말이니 그 구천은 바로 상제께서 삼계를 통찰(統察)하사 건곤(乾坤)을 조리(調理)하고 운화(運化)를 조련(調鍊)하시고 계시는 가장 높은 위(位)임을 뜻함이며, 응원(應元)이라 함은 모든 천체(天體)뿐만 아니라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다 천명(天命)에 응(應)하지 않고 생성(生成)됨이 없음을 뜻함이며”9)라고 말한다.

우주는 자연적으로 자율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자율전개 방식을 ‘생장염장’이라고 말한다. 우주는 멈추지 않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면서, 변화를 네 단계로 구분하여 ‘생장염장’ 된다. 이는 ‘생장’으로부터 ‘염장’으로 넘어가는 통합의 ‘우주가을’과 ‘염장’에서 ‘생장’으로 넘어가는 나뉨의 ‘우주 봄’으로 구분된다. 지금은 후천개벽으로 전환되는 우주가을의 시기이고, 우주가을은 성장매듭의 결실을 맺게 되지만, ‘숙살(肅殺)’ 기운이 들어와서 천하가 난리를 겪는다고 할 것이다. 우주가을이 되면 천지주인이 들어와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구천상제는 우주 중재자 위격으로10) 뭇 생명을 살리고자 인간으로 화생하였다. 구천상제는 9년 동안 천지공사를 집행하여 조화선경 인존시대를 구축하였다. 구천상제 인간화현은 우주가을을 통해 새로운 우주생명 차원을 열기 위함에서이다. 대순우주론 차원에서 영성차원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시기에 무극대도를 열어 선경을 이루고 인존문명 결실을 맺고자 함이었다. 우주의 ‘우(宇)’는 동서남북과 상하의 공간이며, ‘주(宙)’는 옛날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다. 우주는 시공간 상관연동으로 한 몸을 이룬다. 천지에서 ‘저절로 그러함’의 자연(自然)이 ‘생장염장’이다. 생장염장은 생명율동으로 형상화한 우주질서이며, 생명을 낳아서 기르며, 결실 맺고 갈무리를 하는 우주 일 년 질서이다. 우주질서 유지의 사덕은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써, 생명의 뿌리, 발현, 이익을 지나서 본래의 면목으로 완성이 되는 덕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주의 일 년으로 계산하면, 생장염장은 만물 싹틔움의 우주 봄의 ‘방(放)’, 만물 왕성함의 우주 여름의 ‘탕(蕩)’, 만물신묘 조화로움의 ‘신(神)’, 만물질서의 근원적 환원함의 우주 겨울의 ‘도(道)’로 집약된다고 할 것이다.11) 이와 같이 우주 1년을 시간표로 만든 사람은 바로 소강절(昭康節, 1011~1077)이다. 그에 따르면, 지구는 하루 360도 자전운동으로 1일 시간대를 형성하고, 이것이 1년 360일 계속적으로 순환하여 우주 1년 4계절 변화도수로서 360도×360일=129,600도를 회전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소강절은 우주 개폐의 주기를 129,600년으로 삼아서 선후천 우주변화의 근거로서 삼았다고 할 것이다.12)

그에 따르면, 우주 1년은 129,600년을 주기로 삼는 일대 순환 운동이다. 선천 상극질서가 후천 상생질서로 교체되는 우주가을에는 여름기운과 가을기운이 바뀌는 ‘금화교역(金火交易)’의 전환으로 후천개벽이 이루어진다. 후천개벽 시기는 상당수준의 파국과 ‘대병겁(大病劫)’이 휘몰아쳐서 신명들의 심판이 함께 수반된다. 우주주재자가 천지를 다스리는 방식은 생장염장 우주이법의 법방이다. 구천상제는 천지도수 음양이 고르지 못하고 원한역사가 지속되기에, 무극초월 법방을 활용하여 후천선경을 여는 절대권능을 행사함으로 천지공사를 집행하였다.

2. 상생진법의 정음정양

천지질서가 자연이법에 따른 필연이라고 말한다면, 천지질서를 바로 잡는 주재자의 권능은 천지개벽과 인간개벽 그리고 문명개벽으로 나타난다. 문명개벽은 이성과 감성 사이를 매개하고 살리는 영성차원의 개벽이다. 영성차원의 개벽은 천지보은이 주축이다. ‘배은망덕이 만사신’이라는 표현은 천지인삼재가 상호은혜의 수수관계 법칙을 지키지 못함을 표상한다. 후천개벽은 천지질서를 바로 잡고, 마음의 본래상태를 회복하는 영성차원의 개벽이 토대를 이룬다. 영성차원의 개벽은 천지가 일심으로 마음을 풀고서 그 원한 근거를 해소함을 요체로 삼는다고 말할 수 있다. 영성차원의 개벽은 무엇보다도 남을 잘 되게 하는 ‘생명살림’의 법방이다. 마침내 우주가을 변화로 말미암아 음양작용이 동등하게 합덕으로 작용한다고 할 것이다.

무극의 ‘노에마(noema, 의식대상)는 존재양태로터의 벗어남을 지향하기에 노에시스(noesis, 의식작용)’는 ‘초월지향성’을 나타낸다. 이처럼 무극초월 원리에 따라 정음정양 시대가 펼쳐지면, 우주생명은 생명살림의 근본 본성을 만회한다. 새 삶은 영성차원이 열려 정음정양, 신인조화가 구현되는 천지일심으로의 한마음이자 ‘순수심(純粹心)’이다. 이는 대성인의 마음으로 생명 살림이다. 우주와 신과 인간은 조화로 바뀐다. 천지공사를 통해 만물존재 질서가 새 영성차원의 생명살림 변화를 맞이하며 해원되면서, 우주가을의 새로운 영성문화를 펼치게 된다.

새 하늘과 새 땅위에 새 인간이 새로이 화합하여 천지인삼재의 성공시대가 열린다. 선천도수를 뜯어고치고 후천의 무궁한 선경운로를 열어 상극에 따른 모든 원한을 풀고 상생의 도(道)로써 창생을 건짐은 상생진법의 정음정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구천상제는 선천 상극에 따른 원(冤)으로 인한 불상사를 없애고자 선천 상극도수를 뜯어고쳤다. 선천 상극에 수반되는 모든 원한을 풀어 다시는 이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사멸(死滅)에 빠진 세계창생을 모두 건지려는 천지공사를 이루었다. 후천낙원을 세우려는 구천상제 뜻은 여러 성인들과 현인들 가르침으로써, 혹은 그것과 관련된 비결로써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구천상제께서 강림하여 공사(公事)로써 처결하시고 도수로써도 마련하게 되었다.

천ㆍ지ㆍ인(天地人)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하여 이 세상에 참혹한 재화가 생겼나니라. 그러므로 상제께서 오셔서 천지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에 쌓인 원한을 풀고 상생의 도를 세워 후천 선경을 열어 놓으시고 신도를 풀어 조화하여 도수를 굳건히 정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신 후에 인사를 조화하니 만민이 상제를 하느님으로 추앙하는 바가 되었도다.13)

선천은 우주생명차원의 봄과 여름의 시기로서 자연 생태계에서 보면 성장 과정이다. 이에 따른 봄과 여름의 시기는 모두 자신영역을 확보하고자 쟁투하면서 강한 개체생명으로서 살아남기 위함에 그 목적을 두었다. 그러나 동식물은 대자연 기운으로 살기에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무위로 순종하니 원한을 자아내는 일이 없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에 인간의 상황은 달랐다. 인간은 자신의 의도가 있고 목적을 성취하려는 포부가 있어 성취 못하면 그 자체를 인정하고 수용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편법을 써서라도 이기려하고 성취하려고 하였다. 여기서 서로 간에 원한이 발생하여 복수하고, 또한 복수가 복수를 낳으니 천지인삼계가 원한으로 가득하여 막히고 서로 끊어지게 되었으니 사상 유례가 없는 대혼란을 초래하였다.

진묵이나 이마두가 동양에서 지상천국을 세우려 하였지만, 상극으로 인해 실패하고, 원(冤)을 맺어 동양의 도통신과 문명 신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건너가서 문명역사에 힘쓰게 되니 궁극적으로 서양인들의 침략근성에 부합하여 마침내 자연을 정복하고 천하를 자신의 발아래 두려는 야욕을 발휘하였다. 상극세상에서 도리를 잃은 인간들이 서로 간에 이기려는 승부욕으로 자행된 원한이 세상에 가득하게 되었으니 인류는 진멸지경(盡滅之境)에 이르렀음이다. 상극세상의 영웅시대에서 성인이 가르친 도가 널리 실천되지 못함으로, 인간은 도리를 상실하였다. 미륵세존을 주체로 하여 ‘신성(神聖)’뿐만 아니라 불(佛)과 보살(菩薩)들이 회집하여 이 원인이 선천 상극에 의해 발생된 ‘원(冤)’에 근거하기에 근본방안을 마련해 주시기를 하소연하였다.

나는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서 천하를 대순하다가 삼계의 대권을 갖고 삼계를 개벽하여 선경을 열고 사멸에 빠진 세계 창생들을 건지려고 너희 동방에 순회하던 중 이 땅에 머문 것은 곧 참화 중에 묻힌 무명의 약소 민족을 먼저 도와서 만고에 쌓인 원을 풀어 주려 함이노라.14)

구천상제께서 참혹 재화가 일어난 발생지, 서양에 오셔서 그 상황을 살피신 후 천하 대병(大病)을 진단하고, 삼계대권으로 삼계를 마침내 개벽하여 선경세계를 열고 사멸에 빠진 창생을 구하셨다. 동방 순회 중 한국 땅에 머문 것은 세상에서 제일 극진히 신명대접을 잘하고 어진 민족이 가장 처참한 지경에 빠졌으니, 무명 약소민족을 먼저 구하려 하신 연유에서이다.

구천상제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신축년(辛丑年)’에 대원사에서 천지대도를 여시고 지금까지 잘못된 천지의 모든 도수를 새롭게 정리하였다. 서로 상통하지 못하거나 혹은 원한이 맺힌 신명들에 의해서 야기된 모든 불상사를 없애기 위해 신명을 조화하여 대세를 돌려 잡으시게 되었다. 실상은 천지인 삼계가 혼란하여 도원이 끊어진 원인은 명부(冥府), 이른바 인간세상을 다스리는 신명의 관청에서 상극에 의해 서로가 반목함에 그 원인이 있었다.

상제께서 삼계가 착란하는 까닭은 명부의 착란에 있으므로 명부에서의 상극 도수를 뜯어고치셨도다. 이로써 비겁에 쌓인 신명과 창생이 서로 상생하게 되었으니 대세가 돌려 잡히리라.15)

선천 상극시대는 각 나라 명부의 신명끼리 상극에 따른 반목(反目)이 있었으므로 인간도 그 영향을 받아서 서로 투쟁하게 되었다. 그래서 “명부의 착란에 따라 온 세상이 착란하였으니 명부공사가 종결되면 온 세상일이 해결되느니라.”16)고 했다. 이것을 뜯어 고치고자 명부공사를 행해, “조선명부(朝鮮冥府)를 전명숙(全明淑)으로, 청국명부(淸國冥府)를 김일부(金一夫)로, 일본명부(日本冥府)를 최수운(崔水雲)으로 하여금 주장하게 하노라.”17) 말씀하셨다.

후천에는 원(冤)이 맺혀서는 아니 되므로 구천상제께서는 상극 원리를 파기하고 상생의 도를 세워 후천선경을 열게 된 것이다. 또한 도주 조정산(趙鼎山)에게 종통을 이어 천지공사의 도수를 풀게 하심으로 상생대도를 창도(創道)하였다. 도주께서 구천상제를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로 밝혀 봉안하시고, 마침내 후천오만년(後天五萬年) 상생의 도법을 창도하였다. 도전(都典) 박우당(朴牛堂)께서 종통을 계승하여 대순진리회를 창건(創建)하셨다. 상생진법을 따르는 1만2천 도통군자가 상생의 도를 펼치게 되어 세계 만민이 해원상생으로 공동으로 학습하여 인사가 조화되어 더 이상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지상선경을 마침내 건설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천하창생이 구천상제 덕화(德化)를 입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도주께서 통사동(通士洞) 재실에서 어느 날 「오도자 금불문 고불문지도야(吾道者今不聞古不聞之道也)라 믿고 닦기가 어려우니라」 하시고 다시 추종하는 여러 사람들을 앞에 모으고 무극대운(无極大運)의 해원상생 대도(解冤相生大道)의 진리를 설법하시어 도(道)를 밝혀 주셨도다.18)

도주께서는 역사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정치, 경제, 문화 등이 모두 무극대운을 통하여 새롭게 나타남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들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말씀이니 믿고 닦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상생진법을 내놓았으니 새 길을 공동학습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삼생(三生) 인연이 있어야 비로소 나를 좇으리라”19) 하셨다. 삼생의 인연은 도를 찾고자 인간의 몸을 세 번이나 빌어 태어남을 전제로 한다. 상극세계는 ‘억음존양(抑陰尊陽)’으로 부정(不正), 불평이 생겨, 천지는 혼란할 뿐만 아니라 복멸(覆滅)의 위기에 접어들고 무상도(無常道), 재겁(災劫), 전쟁, 병겁 뿐이라고 한다. 상생진법에서는 염원하던 정음정양을 이루어 평등, 조화, 화합, 협력으로 재겁(災劫)은 모두 사라지고, 지상의 화평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20) 이로써 구천상제께서 내 놓은 해원상생 법방은 무극초월의 상생진법이라고 할 것이다.

Ⅲ. 도주정산의 무극ㆍ태극론

1. 만물생장과 생성변화

도주께서 “나의 도는 지금도 들어보지 못하고, 옛날에도 들어 보지 못한 도(道)인지라 사람들이 믿고 닦기가 어렵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곧 역사의 흐름에서 사회제도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이 모두 무극대운을 통하여 새롭게 출현함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들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말씀이니 믿고 닦기가 어렵다는 주장을 나타내고 있음이다. 이를 통하여 사람이 신을 이루고 신이 사람도 될 수 있기에 신인조화는 가능해진다. 신이 인간에게 의탁하여 역사함으로 인간가치가 최고도로 구현된다. 일음일양의 음양질서는 예측은 되지만, 경계를 벗어나서 ‘초합리(超合理)’, ‘불가측(不可測)’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변화를 측량할 수 없는 방술은 모두 신명에 있다.’21)고 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서로 싸우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일거수일투족이 천리(天理)와 이어지고 있다.22) 대순진리를 생명기화 차원에서 닦아 그 진리를 드러내기에, 신인(神人)의 수직관계는 신인조화를 이루고, 인간의 수평관계는 해원상생을 이루어, ‘대순일원(大巡一圓)’을 이루어 진여일원(眞如一圓)을 일상으로 체화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자기본위의 이기성에서 벗어나 해원상생으로 나아가는 형상차원에서도 원만구족(圓滿具足)하게 됨으로, 그 기운이 밝아진다며 ‘태극내재’를 밝혔다.

동서고금을 통해 만물의 일자(一者)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일자가 아닌 것이다. 만일 누구든 ‘일자가 선(善)이다’라고 정의하면, 일자는 곧바로 ‘선(A)’과 ‘선이 아닌 것(~A)’으로 나뉘어 둘 중의 하나로 머물기에 더는 만물의 궁극적 일자가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23) 이에 만물의 근원적 일자를 규정하기를 거부했다. 플로티노스는 일자가 어떤 존재하는 사물일 수 없으며 모든 존재자에 우선한다며 일자가 어떤 존재물 가운데 ‘하나’가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24)

또한 일자는 모든 생각과 존재 너머의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기에, ‘일자(一者)’는 ‘무규정성(無規定性, unregulated nature)’, ‘무제한성’이다.25) 부정의 신학자, 디오니시우스(Dionysios, 460~520)는 궁극적인 실재는 상대적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으며, 인간의 이성으로 파악될 수도 없기에 ‘이성 너머’ 그 무엇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름 지을 수 없고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고 함으로써 그것을 규정할 수 없는 자유와 회통시켰다.

신비주의자, 에크하르트(Johannes Eckhart, 1260~1327)는 신은 분별을 초월하기에 선악으로 말할 수 없다고 하였다. 신을 만나기 위해 상상의 신을 넘어서는 ‘신 너머의 신’을 체험해야 한다고 했다.26) 동양의 고자는 인간 성품을 수동적으로 해석하였다. 동쪽으로 터놓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놓으면 서쪽으로 흐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성품은 어떤 환경, 교육, 경험 등의 외부적인 것에 의해 변화하는 가변적인 것으로 해석하였다.

맹자시대에는 양주(楊朱)와 묵적(墨翟) 학설이 유행하였다. 맹자는 ‘무군무부(無君無父)’의 양적(楊翟)의 학설을 없애지 않는다면, 공자가 말한 인의(仁義)의 도(道)는 발양시킬 방법이 없으며, “인의가 막혀 버리면 곧 짐승들을 거느리고 사람을 잡아먹고, 사람끼리도 서로 잡아먹게 되는”27) 지경에 빠질 것으로까지 우려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맹자는 “선이 선하다고 말할 때마다 반드시 요순을 칭하여 말한”28) 까닭은 그가 선왕(先王)의 도를 유지하고 보호하여 사설(邪說)과 음사(淫辭)를 없앰을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맹자는 성품을 하늘로 해석하고, 하늘은 또한 진리로 인식되기 때문에 성품을 진리자체로 이해한다는 관점을 취하였다고 할 것이다.

사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인의(仁義)를 행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자는 자신을 해치는 자요, 자기 군주가 인의를 행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자는 군주를 해치는 자이다. 무릇 사단이 나에게 있는 것을 모두 확충할 줄 안다는 것은, 불이 처음 타오르고 샘물이 처음 나오는 것과 같다.29)

맹자는 선왕들을 성품을 잘 구현한 인물로 평가하였다. 성품에서 핵심사상은 ‘인(仁)’이다. 공자는 “인이 멀리 있다고 여기는가. 내가 인을 하고자 하면 인이 이르는 것이다.”30)라고 말하면서, “안회(顔回)는 그 마음이 3개월 동안 인에서 떠나지 않았지만 그 나머지 사람들은 하루나 한 달에 한 번 인에 이를 뿐이다.”31)하였다. 공자는 인간 성품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생각했다. 반면에 맹자의 경우, 성품구현은 감정 수준으로 해석하면서 쉬운 것으로 풀이하였다.

또한 맹자는 밖의 천명(天命)을 인간성품의 내재차원으로 해석함으로 사심(邪心)을 덜어 존양(存養)한다면 극기복례(克己復禮)의 예를 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맹자는 인간의 성품이 본디 선하기 때문에 ‘수양론’을 부정하기보다, 오히려 더욱 수양을 강조하였다. 인간이 도덕적인 감정을 태어날 때부터 배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보편적이며 동시에 선천적이지만, 도덕 감정이 완성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어린 싹과 같은 상태로 있기에 반드시 기름의 함양을 거쳐야만 실현된다는 점에서 후천적이면서 동시에 개별적이라는 관점을 취하였다.

무엇보다도 맹자는 공자사상의 요체가 되는 배움의 ‘학(學)’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를 순선(純善)의 본성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충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맹자는 공자의 하늘사상을 발전시켜서 모든 인간성품에 구족된 ‘사단(四端)’의 논리로서 구성함으로써, 공자사상 토대에 자신의 이론을 구축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에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성품에 보편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덕(德)’으로 표상하고, 그 사단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정서작용을 삶의 지향점으로 삼게 되었다.32) 이처럼 맹자는 성품이 천리(天理)를 내재하는 것으로 간주하였기에, 인간이 지향해야 할 진리의 표상으로 인식하였고, 이러한 성품이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만물이 근원적으로 돌아가야 할 ‘우주의 본원(本源)’33)으로서 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2. 뇌성보화의 지배자양

뇌성(雷聲)은 천령이며 인성(仁聖)이다. 뇌는 음양이기의 결합으로써 뇌성을 이룬다. 뇌는 성스러움의 본체요, 소리는 뇌의 작용으로써 천지를 나누고 동정진퇴의 변화로 천기와 지기를 승강(昇降)케 하며, 만물을 생장하게 하고 생성변화와 ‘지배자양(支配滋養)’을 의미한다. ‘뇌성(雷聲)’을 『대순진리회 요람』에서는 ‘천기와 지기를 승강하게 하고 만물의 생성, 변화 및 지배, 자양하는 음양이기의 결합체’로서 설명하였다. 『옥추보경』에서도 『대순진리회 요람』 해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34) 결국 만물적용의 조화수단이 ‘뇌(雷)’와 ‘성(聲)’임을 인식하게 한다.

보화(普化)는 우주만유가 유형(有形) 무형(無形)으로 화성(化成)됨이 천존의 덕화(德化)임을 뜻한다. ‘보화(普化)’를 요람에서는 ‘우주만유가 유형무형으로 변화되어 이루어짐이 천존 덕화다’라고 하여, 천존 덕화가 미치는 영역이 무한하다는 것을 말했다. 『옥추보경』도 표현형태만 다르며, 요람설명과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35) 또한 천존(天尊)은 군생만물(群生萬物)을 뇌성(雷聲)으로 보화만방(普化萬方)하는 지대지성(至大至聖)을 뜻한다. 강성상제(姜聖上帝)는 우주 삼라만상을 삼계대권으로 주재하고 관령(管領)하실 뿐만 아니라 관감만천(觀鑑萬天)하시는 전지전능한 구천상제의 존칭(尊稱)에 해당한다. 만고에 쌓인 원울(怨鬱)을 풀어내고, 세계가 상극 없는 도화낙원으로 이루어짐이 대순우주론의 법방이다. 또한 『요람』에서도 천존을 ‘지대지성한 삼계지존’으로, 『옥추보경』에서는 ‘지극히 크면서 동시에 존귀한 칭호’로 풀이한다.

일찍이 폴 틸리히((Paul Tillich, 1886~1965)도 궁극실재는 절대적이며 ‘조건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존재와 비존재의 분별망상을 넘어서기에 역설적으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나타냈다.36) 도가(道家)에서도 ‘도를 도라고 하면, 도는 아니다(道可道非常道)’라고 말하여, 궁극이치가 갖는 역설을 강조하였다. 불교에서 궁극실재를 공(空)으로 파악한 것도 진공묘유가 갖는 초월과 절대의 동시성을 말하려 했음이다. 이 초월논리는 궁극적 존재나 근원적 이치는 반드시 하나이어야 하고, 존재와 비존재 등 상대로 파악되는 현상계를 초월하여야 하며, 동시에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기에 초월적이며,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배자양이 태극내재이면서 무극초월과 상관연동으로 작용함을 함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태극이 세상에 내재하며 음양 상대성으로 존재하는 현상논리라면, 무극은 음양의 이원성이 존재하지 않는 ‘일자(一者)’ 논리이면서 동시에 상대세계를 초월논리이다. 이 ‘상반의 일치(coincidentia oppositorum)’는 니콜라스 쿠사누스(Nicholaus Cusanum, 1401~1464)가 처음 사용하였으며, 신성 실재(神性 實在)의 역설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미르체아 엘리아데도 상반된 일치를 구현하는 상징들은 초월적이며 근원적으로 종교적이라고 했다.37) 이처럼 의식지향성 관점에서 무극을 세상 초월논리, 태극을 세상 내재논리로 파악하면서, ‘무극이면서 태극’은 우주만물의 근원이치로서 초월과 내재차원을 동시에 구족함을 표상한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이원론적 사유방식의 형식을 취하지만, 실제기제로서는 ‘유이면서 동시에 무’라는 양자역학 논리와 상통한다. ‘전자는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다’는 명제는 모순되는 입자성과 파동성을 긍정함으로 양자역학을 탄생시켰다. 공(空)을 “진공묘유(眞空妙有)”로 파악한 불교처럼, 일자(一者) 논리로 파악되는 무극초월, 태극내재 연동의 ‘상반 일치’ 존재속성을 나타낸다.

Ⅳ.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후천개벽

1. 통합모델과 무극과 태극의 상관연동

켄 윌버의 종교와 과학의 통합에 관한 시도에 관해서는 과학과 종교 양측에서 불만이 나타났다고 할 것이다. 먼저 과학 측에서, 윌버가 종교와 과학을 통합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과학에다 종교를 삽입하려고 시도했을 뿐이라는 비판이다. 종교와 과학은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이러한 비판은 윌버가 말하는 종교가 ‘깊은 종교’라는 인식을 간과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기독교 신학자들이 자연과학에 신학을 대입시켜 여호와가 빅뱅을 창조했다는 방식으로 종교와 과학을 통합하려고 꾀한다면, 이 비판은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38)

그러나 윌버의 통합모델에서 종교는 영성체험에 근거한다. 과학은 스스로 변통을 실천함으로 초월 단계를 내면으로부터 계발할 것을 요청한다. 이들은 높은 증거를 요구하는 과학적 태도를 수렴한다.39) 과학으로부터 제기하는 또 다른 비판은 ‘영성과학’이 과학적 위상을 차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다시 말하면,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는 윌버 과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 문제이다. 과학을 좁은 과학범주, 감각 경험주의로 좁힌다면, 신의 존재를 과학방법으로 입증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을 넓은 의미에서 바라보며 경험증거에 입각한 명제로 이해한다면, 신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증명도 그 타당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윌버는 고차원의 메타실재에 대해 상위수준을 열어두었을 뿐만 아니라 다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새 길을 제시하였다. 종교 측의 비판에 대해, 윌버는 좁은 종교 시각이 깎아 내리거나 무시하는 태도로 배타성을 나타낸다고 간주했다. 실제로는 상당수 종교인들이 해석한 영성을 신봉하기에, 윌버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믿고 있는 기존 신앙 틀을 거부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하였다. 결국 다양한 영역의 과학이 존재하듯 다중 차원의 종교도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윌버는 뉴에이지 사상가처럼 종교사이의 차이를 소거하여 평균영성으로 되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윌버 주장을 두 가지 사항으로 집약할 수 있다.40)

첫째, 좁은 종교가 경험적 검증을 주장한다면, 이는 우측 상한의 객관영역에 관한 주장을 하는 셈이 된다. 이 주장은 좁은 테두리의 경험과학의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전통적 좁은 종교가 내세우는 대부분의 경험적인 주장들은 경험과학 시험을 통과하기에 역부족이다. 그런 종류 주장을 믿는 것은 개인자유에 속하겠지만, 그것에 관해 좋은 과학의 범주에 제한을 두거나 깊은 영성 깊이를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둘째, 종교 핵심은 차원이 깊은 종교 또는 수준이 높은 영성에 의존한다. 각자가 자신보다 높은 수준의 잠재력을 활성화하면 할수록, 좁은 범위의 종교적 매력은 점차로 감소할 것이다.41) 이러한 측면에서 윌버의 통합모델은 강력한 설득력을 지닌다고 할 것이다. 생각, 감정, 영성의 경험은 항상 외부의 물질영역과 상관연동을 나타낸다. 의도적이며 주관적인 ‘나’는 행동적이지만, 객관적인 ‘그것’과 수평적으로 상관 연동한다.

문화적이며 상호주관적 ‘우리’는 사회적이며 상호객관적인 ‘그것들’과 수평적으로 상관 연동한다. 그리고 ‘나-그것’은 수직적으로 ‘우리-그것들’과 상관 연동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상호주관주의 관점을 윌버 통합모델이 선호함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근대 유물사상에 물든 사람들은 좀 더 열린 자세로 과학의 개념을 확장시켜 영성 실재와 영성 과학을 통합해야 한다.42) 이제 종교는 독단적이며 신화적인 단계뿐만 아니라 마술단계까지 벗어나 직접적 영성체험에 입각하여 우주생명차원의 보편의식으로 상승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명상수행을 통해 보다 높은 영성차원의 실재를 직접적으로 체화하고 이 체화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려는 태도가 인류가 지향할 메타규범이라고 할 것이다.

인류의 문명중심이 점차 더 높아질수록 깊은 영성체험에 대한 검증도 보편적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진화는 개인내면의 영역에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합실천을 위해 의식진화를 앞당김으로써 근대이전과 근대 및 근대이후를 대비하고 개벽시대를 열어가는 인류의 당면과제를 인식하게 한다. 따라서 윌버의 통합모델은 후천개벽의 실화기제로서 영성차원을 개시하면서 후천개벽 사상의 실질적인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 후천개벽의 실화기제

후천개벽 사회는 후천에 펼쳐지는 지상선경 사회이다. 신선은 병 없이 오래 살고 지혜가 충만하며 힘을 마음대로 발휘하여 활연관통하는 사회이다. 무극초월과 태극내재 상관연동이 생활현장에서 인존의 생활실화로서 구현된다고 할 것이다. 사람이 원만구족으로 지상선경에서 살아가려면, 지상신선으로 그 모습을 바꾸고, ‘무자기(無自欺)’를 통한 정신개벽을 반드시 이루어야 된다. ‘무자기-정신개벽’을 ‘의식의 개혁’이라고 한다면, ‘지상신선실현-인간개조’는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는 ‘전인개벽’이라고 할 것이다. 이 두 개벽을 상관연동으로 성취할 때, 인존구현이 이루어져 ‘지상천국건설-세계개벽’의 생활실화(生活實化)가 구현된다고 할 것이다.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대순일원은 개벽의 생활실천의 영성지표이자 후천개벽을 대비한 새로운 교육지표이다. 이 개벽은 낡은 질서의 종말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열림이다. 묶은 태극을 버리고 새 태극으로 이행하기에 결국 선천태극이 무극초월의 방향으로 선회함을 의미한다. 상제께서 천지개벽을 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지상천국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신명의 권능과 인간의 역할이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공공작용을 일으킴으로써 개벽사회는 인존구현 사회로 문명대전환을 꾀한다. 신선의 양생은 심신을 양육하여 통전체험에 이른다. 따라서 정신치유의 양신(養神) 양생과 신체 돌봄의 양형(養形) 양생이 상관연동을 이루어야 된다. 구천상제의 ‘제생의세(濟生醫世)’는 의술을 통해 기층구제(基層救濟)로 이어졌다.

하루는 형렬이 상제의 명을 좇아 광찬과 갑칠에게 태을주를 여러 번 읽게 하시고 광찬의 조카 김 병선(金炳善)에게 도리원서(桃李園序)를 외우게 하고 차 경석ㆍ안 내성에게 동학 시천주문을 입술과 이를 움직이지 않고 속으로 여러 번 외우게 하셨도다.43)

상제께서 약방 대청에 앉아 형렬에게 꿀물 한 그릇을 청하여 마시고 형렬에게 기대어 가는 소리로 태을주를 읽고 누우시니라.44)

제생의세는 우주가을에 이루어지는 후천개벽의 실제기제로서, ‘생명살림’의 영성지표이다. 생명살림의 영성지표는 ‘생명본성을 인식함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교육지표로 작용한다. 생명살림의 영성지표는 우주가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기 위한 준비단계이다. 가을개벽을 통하여 인간이 성숙한 정신개벽과 문명대전환이 일대 화합함으로써 시공이 새롭게 열리는 실제기제가 된다. 구천상제께서 무극이 내재함으로 상극에 갇힌 뭇 생명 원한을 풀어 주고, 후천 5만년 지상선경을 세워 인류를 생명살림으로 인도한 천지공사 상생지표의 실제기제와 상통한다.

‘의통집행(醫統執行)’의 묘한 작용을 주시할 때, 병란과 괴질이 크게 발동하여 인간세상을 도륙할 시기에 사람은 의통에 의지하고 의통구원 법방을 중시함으로 말미암아 ‘생명살림’ 지표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후천개벽은 우주변화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무극에 근거하여 ‘저절로’의 무위이화(無爲而化)와 태극에 근거하여 자유의지를 포함하는 유위(有爲)를 이어주고 매개하여 선천태극을 초월하여 후천태극의 대전환으로 이행된다. 대순우주론에 나타난 ‘원시반본(原始返本)’은 후천개벽의 필연적 도래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지배자양 문명대전환의 신의(神意)를 표상한다. 신의 표상으로는 가을 추수기의 생명살림이 요체를 이룬다. 생장염장은 후천개벽으로 이어지고, 후천개벽을 통해 구천상제의 뜻이 여실히 드러난다.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대순일원은 도전께서 이루신 업적으로 생활실화 기제로 드러나게 되었다. 종단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국내외 학술대회와 복지사업, 그리고 국내외 봉사로써 진멸지경(盡滅之境)에 놓인 천하창생 구제를 위한 대순일원 사업을 통해 포덕천하로 나아가는 각오를 확인할 수 있다. “남들에게 후한사람에게 하늘도 후하게 대하고, 남들에게 박한사람에게 하늘도 박하게 대한다.”는 뜻으로, 대순일원상을 집약한 말이다.

대학(大學)에 「물유본말하고 사유종시하니 지소선후면 즉근도의(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卽近道矣)」라 하였고 또 「기 소후자에 박이요 기 소박자에 후하리 미지유야(其所厚者薄 其所薄者厚 未之有也)」라 하였으니 이것을 거울로 삼고 일하라.45)

대순일원을 구현함에 있어, 『대학』의 선후본말의 정신에 역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에 ‘사물에는 근본과 지엽적인 말단이 존재하고 일에도 마침과 시작이 있으니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야 할 것을 알게 되면 도에 가까운 것이다.’46)라고 했다. 구천상제께서 “저 사람이 ‘창증(瘡證)’으로 몹시 고생하고 있으니 저 병을 보아주라”고 종도들에게 일렀다. 이어서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며, 지극한 선에 이르러 거기에 머무는 데 있다.’47)고 말씀하시고 대학의 경문을 읽히시니라.”48)라고 강조하였다.

무극초월의 가을정신은 후천개벽을 통한 인간추수이며, 대순우주론 차원의 종자살림이다. 생장염장의 대순우주론은 증산의 후천개벽에 근거하되, 정산의 창생생명 살림의 매개정신으로 그 결실을 맺는다. 대순우주론은 무극초월과 태극내재가 공공으로 매개하여 이루어진다고 할 것이다. 이는 곧 마음의 순수본원을 회복하는 실제기제가 토대이다. 아울러 이러한 메타통합은 메타윤리 이전의 근원적 생명력의 일심을 지향한다. 마음의 순수본원은 대순우주론 차원의 대순일원의 한마음이다. 일심은 후천개벽에 대한 확신으로 생명살림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Ⅴ. 맺음말

대순사상의 해원상생은 죄의 소멸이자 인간구원의 조건이다. 후천개벽으로 누적된 원한 고리를 풀 때, 지상선경을 향한 구원의 문이 열린다. 후천개벽이 구원의 생명살림으로 전개되기 위한 생명살림 목적으로 무극과 태극의 상관연동으로 인존시대가 펼쳐진다. 후천개벽의 실제기제는 우주가을을 맞이하는 대순우주론의 생명살림이다. 이는 병겁의 관통에 의한 정의구현과 상제덕화를 매개로 인간구원의 실제기제로서 생명살림의 문명대전환으로 결실을 맺는다.

대순사상의 핵심 개념은 여주본부도장의 포정문(布正門) 옆쪽의 벽면에 아로새겨져 있다.49) 이에 따르면, 대순은 원(圓)이다. 또한 원은 무극이고 무극이 태극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대순사상 지향점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대순진리 신앙대상, 구천상제로부터 종통을 계승받은 조정산 도주는 대순진리회 전신에 해당하는 무극도의 취지서에서 하늘이 무극하신 대도가 있어 무극초월 이치로 인간으로 태어나신 분이 있음을 말하고, 비록 그 분이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도에 능통한 분으로 천리의 무극에 해당되며, 무극은 바로 천지이니 도에 뜻을 둔 사람은 반드시 하늘을 생각해야 함’을 강조하였다.’50)

구천상제는 태극을 관령하시고 주재하시는 천존이시지만,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 주재자이시다. 이 관점에 의하면, 구천상재는 ‘이법천(理法天)’이자 동시에 ‘의리천(義理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구천상제가 무극과 태극을 상관연동으로 주재한다면, ‘주재천(主宰天)’이자 동시에 ‘인격천(人格天)’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구천상제께서 천지개벽을 하였지만, 태극도주의 생명살림에 따른 태극내재의 매개정신을 밝힘으로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따라서 대순우주론은 무극초월과 태극내재가 공공으로 매개하여 이루어진다고 할 것이다.

후천개벽 사회는 공공부조로 말미암아 신선으로 살면서, ‘후천인 존엄’으로 인간품위를 새 밝힘 한다. 이로써 물리변화보다 정신개벽으로 인간개조에 다가서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현상계를 초월(超越)하면서도 현상계에 태극원리를 쓰셔서 천지공사를 통해 개입하시는 하느님 모습을 상정할 수 있다.51) 음양 사이에 무극이 있고, 무극이 양자를 이어주고 함께 매개함으로 대립상황에서 벗어나 초월로 나아감을 표상한다고 할 것이다.

일상에서 무극과 태극의 상관연동은 남녀동반, 노소동행 등, 다양한 인간 상호관계에서, ‘사이(between)’를 주시하고, ‘함께(together)’ 실천하며, ‘초월(transcendence)’로 나아가는 삼차연동이 창조적 국면으로 전환함에 그 요체가 있다. 이를 통해 만유를 주관하는 궁극실재, 신명과 상통하는 입장을 취하게 된다.52) 이는 대순사상에서 생명의 자기 비움의 무극을 근간으로 삼기 때문에 상생의 새로운 활로가 열리게 되었다. 아울러 레이몽 파니카 관점에서 비추어보더라도 대순진리 표상은 태극내재와 무극초월이 상관하는 ‘내재 초월’형이다. 이를 토대로 지상천국건설과 세계개벽을 연동으로 구현하고, 후천개벽 실천에 의해 각자 인존구현(人尊具現)의 새로운 가치창조를 일상의 실화차원(實化次元)에서 가시화할 수 있게 되었다.

구천상제, 증산(甑山)과 도주, 정산(鼎山) 관계를 흔히 ‘증정관계(甑鼎關係)’라고 말하는데, 이 글에서 밝혀진 태극내재와 무극초월의 상관연동에서 바라보면, ‘발적현본(發迹顯本: 적을 열어 본을 나타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제직결(師弟直結)’의 신심(信心)에 근거하여 무극초월에 뜻을 두기에, 무극대도 ‘참동학’ 정신의 표상이라고 할 것이다.

오늘날 이루어지는 대순진리의 각성은 양질의 인문교양을 공유하는 공동학습으로 보충되고 보완될 필요가 있다. 대순사상과 인문교양이 상호 매개되어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순진리 각성을 미래학적이며 비교문명론적인 상상력, 사고력, 실천력 함양 과제로 삼아 무극과 태극 상관연동의 구조개혁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과거 경전 중심의 훈고학적, 자구 해석독법은 후천개벽 시기를 맞이하여 새롭게 대응하고 혁신적으로 대처하면서 자유 실현을 위한 상화(相和)와 상생(相生), 그리고 자기와 타자가 함께 행복한 공복(共福) 단계를 설정하여 새 밝힘으로 접근하면, ‘내재의 초월’을 슬기롭게 살릴 수 있다.

Footnotes

1) 『전경』, 교운 2장 32절.

2) 차선근, 「종단 대순진리회의 변천 과정과 무극 태극의 관계」, 『대순회보』 94 (2009), p.96.

3) 김용환, 「동학 무극대도에 나타난 공공작용 연구」, 『동학학보』 23 (2011), p.220.

4) 『太極圖說解』, “蓋人物之生, 莫不有太極之道焉. 然陰陽五行氣質交運, 而人之所稟獨得其秀, 故其心爲最靈, 而有以不失其性之全, 所謂天地之心, 而人之極也. 然形生於陰, 神發於陽, 五常之性感物而動, 而陽善陰惡又以類分, 而五性之殊散爲萬事. 蓋二氣五行化生萬物, 其在人者又如此. 自非聖人全體太極, 有以定之, 則欲動情勝, 利害相攻, 人極不立而違禽獸不遠矣.”

5) Panikkar, Raimond, The Cosmotheandric Experience (New York: Orbis Books, 1993), p.20.

6) Panikkar, Raimond, Mysticism and Spirituality (New York: Orbis Books, 2014), p.266. 대순사상의 신도(神道)에서는 개개인의 내면, 태극의 도(道)와 신을 향한 초월지향이 상관연동을 이룬다.

7) 켄 윌버 지음, 『켄 윌버의 신』, 조옥경ㆍ김철수 옮김 (서울: 김영사, 2016), pp.82-83. 윌버는 개인차원과 문화차원이 ‘상관적 교환(relational exchange)’의 패턴으로 묶여 있다고 주장하였다.

8) 『전경』, 교운 1장 9절.

9) 『대순진리회요람』, <신앙의 대상>, pp.6-7.

10) 『전경』, 행록 5장 33절, “客望里 姜一淳湖南西神司命.”

11) 같은 책, 교운 1장 44절, “羞耻放蕩 神道統 春之氣放也 夏之氣蕩也 秋之氣神也 冬之氣道也.”

12) 김용환, 「생장염장(生長斂藏)ㆍ무위이화(無爲而化)의 상관연동 연구」, 『대순사상논총』 26 (2016), p.88.

13) 『전경』, 예시 8, 9절.

14) 같은 책, 권지 1장 11절.

15) 같은 책, 예시 10절.

16) 같은 책, 공사 1장 5절.

17) 같은 책, 공사 1장 7절.

18) 같은 책, 교운 2장 18절.

19) 같은 책, 교법 1장 4절.

20) 『대순지침』, p.20.

21) 『전경』, 교법 3장 43절, “不測變化之術 都在神明.”

22) 오구라 기조,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조성환 옮김, (서울: 모시는 사람들, 2017), p.24.

23) 김용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서울: 휴머니스트, 2010), p.630.

24) 같은 책, pp.639-640.

25) 같은 책, p.640.

26) 오강남, 『종교, 심층을 보다』 (서울: 현암사, 2011), p.182.

27) 『孟子』 「勝文公」, “仁義充塞 率獸食人 人將相食.”

28) 『孟子』 「勝文公」, “道性善 言必稱堯舜.”

29) 『孟子』 「公孫丑」, “有是四端而自謂不能者 自賊者也 謂其君不能 者 賊其君者也 凡有四端於我者 知皆擴而充之矣 若火之始然 泉之始達.”

30) 『論語』 「述而」, “子曰仁遠乎哉我慾仁斯仁支矣.”

31) 『論語』 「雍也」, “回也其心三月不違仁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32) 이천승, 「유학에서 덕의 윤리와 인성함양의 도덕적 삶」, 『철학논총』 83 (2016), p.259.

33) 차선근, 앞의 글, pp.95-96.

34) 위꿔칭, 「대순진리회 구천상제 신앙과 도교 보화천존 신앙비교」, 『대순사상논총』 21 (2013), pp.167-168.

35) 같은 글, p.165.

36) 오강남, 앞의 책, p.255.

37) 김탁, 「증산 강일순의 공사사상」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학위 논문, 1995), p.264

38) 박장호, 「켄 윌버의 철학에서 과학과 종교의 통합」 『대동철학』 24, p.20.

39) K. Wilber, “On the nature of a Post-Metaphysical Spirituality: Response to Habermas and Weis”, August 2001. 참조.

40) 박장호, 앞의 글, p.21.

41) K. Wilber. A theory of Everything (Shambhala: Boston, 2001), p.80.

42) 같은 책, p.159.

43) 『전경』, 행록 5장 7절.

44) 같은 책, 행록 5장 35절.

45) 같은 책, 교법 2장 51절.

46) 『大學』,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卽近道矣.”

47) 『大學』,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新民 在止於至善.”

48) 『전경』, 제생 32절.

49) 박재현, 「대순사상에서의 무극과 태극 그리고 대순의 의미 고찰」, 『대순사상논총』 22 (2014), p.433.

50) 『무극대도교개황』 (대순종교문화연구소 번역본, 1925), pp.9-11.

51) 박재현, 앞의 글, p.465.

52) 김용환, 『장수시대 장수윤리』 (청주: 충북대학교 출판부, 2019),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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