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소외당하기 쉬운 사람들에게 자혜(慈惠)를 베풀고 구호자선에 힘써 재활의 기쁨을 심어 주는 데 노력하라.1)
국제사회에서의 개발협력과 관련해, 신앙기반조직(Faith-Based Organization, FBO)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월드비전(World Vision)이나 이슬람 구호단체(Islamic Relief Worldwide)와 같은 글로벌 주요 FBO는 개발도상국에 지원되는 전체 보건 및 교육 서비스의 약 30~60%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 또한, 코로나19 시기에는 FBO의 노력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여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다.3) FBO의 규범적 활동과 명분은 그들이 실천하는 실질적인 사업과 다소 괴리가 존재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국제개발협력(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IDC)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4) 이러한 성과와 관련하여, “해외봉사활동은 선진국 중심의 활동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빈곤 문제를 경감시키기 위한 해외원조 또는 국제개발협력의 일부로 인적 파견과 교류를 통해 진행되는데 그 시작은 몇몇 대학원생의 자발적 참여에서부터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고, 현재는 다양한 단체나 기관 등이 주관하는 모습으로 다양하면서도 동시에 대규모로 전개되고 있다.”5)
FBO는 정부 또는 국제기구(다자기구)와는 달리 조직의 개별 특성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국제개발협력에 활용해서 지원해왔다.6) 이를테면, 역사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해외활동 및 사업을 추진해온 개신교계는 구제 사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개별 조직단위로 국제개발협력 및 해외봉사 활동 등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드비전은 국제구호 및 개발NGO로서 국제사회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2022년에는 한국월드비전이 국제 상임이사국으로 승인되기도 했다. 그리고 천주교 FBO인 ‘한국 카리타스인터내셔널(Caritas Internationalis)’은 2022년에만 30개의 국가에 해외원조에 45억원 지원한 바 있다. 이는 국제개발협력의 일환으로 교육지원, 취약계층지원, 의료보건, 지역사회 개발, 그리고 식량 안정 등 총 5개 사업과 긴급구호 사업을 중점으로 지원되고 있다. 또한, 본 연구가 주목하고 있는 대순진리회는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2009년부터 이미 해외 구호 자선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2013년에는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이 발족함으로써 베트남과 몽골 등 아시아 지역을 중점적으로 집짓기봉사와 보육원 등에 구호 자선을 수행하며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대순진리회의 국제적 활동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한국정부가 OECD개발원조위원회(OECD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가입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사업을 추진한 것이 2010년인데, 이미 이전부터 해외 봉사 및 개발협력과 관련한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로서의 대순진리회의 실천적 기여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 그 역할과 소임을 다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전통 종교인 기독교, 불교, 그리고 천주교 등에 비해서 시기가 늦지만, 대순진리회가 신종교임을 고려할 때, 그 가치와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다른 국내 신종교보다, 대순진리회의 이러한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과 사업들은 종단의 사회적 실천을 위한 기여뿐만 아니라, 종교의 실존적 의미를 제고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의 FBO의 영향력과 의미를 고려할 때, 이에 관한 국내 수준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논의가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졌다는 지적이 존재했다.7) 최근까지 비교적 다양한 수준의 FBO와 관련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FBO를 통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연구 더욱이 대순진리회의 사례는 매우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참여에 관한 시론적 연구로, 신종교로서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방향과 역할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그리고 대순(大巡)사상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됐는데, 북한지원 관련 연구, 북한인권문제 연구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대순사상을 중심으로 불교, 도교, 천도교, 그리고 원불교 등 다른 종교와의 비교연구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신종교로서 대순진리회와 사상은 상대적으로 그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학술적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8), 최근까지 이루어진 연구 활성화는 종단의 발전과 학술연구가 중요한 연관성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대순진리회의의 해외봉사 및 국제개발협력 등에 관한 논의는 아직 미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록, 이와 관련하여 대북지원 등 소수의 연구가 진행되었지만9), 이는 학문적 그리고 실천적 함의를 도출하는 데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는 국내 주요 전통종교인 기독교와 불교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사업의 내용을 분석하고 함의를 도출한다. 그리고, 향후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방향과 역할 등에 관해 논의하도록 한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전통 종교계와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과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둘째, 향후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의 방향성과 역할은 무엇인가?
셋째,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대순사상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본 연구는 FBO의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기존의 다양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주요 종교를 대상으로 국제개발협력 관련 사업과 활동을 비교한다. 그리고,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참여와 3대 중요사업 중 해외봉사사업을 중심으로, 그간의 내용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와 더불어, 3대 중요사업을 추진하는 근거로 볼 수 있는 해원상생의 개념을 중심으로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가치와 방향성 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향후 대순진리회와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의 국제개발협력 방향의 의의와 과제를 제시한다. 이상의 연구문제에 관해서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종교와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이론적 논의와 주요 연구를 살펴봄으로써, 본 연구의 차별성을 도출한다. 제3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종교를 중심으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동향과 내용을 비교하여 살펴본다. 제4장에서는 대순진리회의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주요 내용과 의의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향후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추진의 방향성 등에 관한 논의를 살펴본다. 그리고, 종단의 국제개발협력의 의의를 대순사상적 관점에서 이를 살펴본다.
Ⅱ. 종교와 국제개발협력의 논의
국제개발협력에는 다양한 주체가 포함될 수 있다. 먼저, 한국 정부 등 OECD/DAC에 가입된 회원국의 정부는 공식적으로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개발금융기관과 다양한 국제기구는 다자성 원조를 수행하고 있다. 민간부문에서는 본 연구가 주목하고 있는 신앙기반조직(FBO) 등 개발NGO10)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민간기업과 민간재단에서도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즉, 전통적인 공여 행위자 이외에도 다양한 행위자가 참여하는 것이 국제개발협력의 경향이자 현재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적개발원조는 개발도상국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정부(양자간 원조) 또는 국제기구(다자간 원조)를 통해 수행된다. 따라서, FBO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과 같은 종교적 신념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 또는 단체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으로 이해된다. FBO는 개별 종교의 종교와 사상 그리고 신앙의 가치관에 근거하여 추진되며, 교육, 보건, 사회 등 다양한 부문에서 지원될 수 있다. 이러한 FBO는 종교계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학교 및 병원 등 시설의 건립, 지역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의료진 파견 등에 주목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FBO는 개발도상국 내 지역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개선을 촉진함으로써, 삶의 질의 향상 및 안정화 등에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종교적 목표와 신앙 등을 통해서 개별 종교에서 중요시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목적도 존재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FBO가 종교적 목적과 취지에 따라서,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며 선교활동으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또한, 수원국(recipient)인 개발도상국의 주요 종교와의 차이로 인해 접근성의 제한뿐만 아니라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 이에 관한 고려가 중요할 수 있다.
FBO는 주로 종교단체, 종교관련 개발 NGO, 종교관련 기관 등에서 독자적으로 추진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ODA와 유사하게 정부 또는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파트너십(partnership)을 형성하여 추진되는 사례도 있다. 이를테면, 개신교에 기반을 둔 월드비전은 1990년대부터 선진국의 주요 관련 단체들이 주도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재난구호뿐만 아니라 보건, 교육, 의료서비스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또한, 불교계에서는 1995년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설립되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다양한 개발협력 및 사회복지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특히, 불교국가인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결국, FBO는 개발도상국 지역사회의 발전과 안정 등 주민의 삶의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종교적 신념에 기반하고 있어서 지원 대상이 한정될 수 있는 한계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방안의 고려가 중요하다.
FBO의 개발협력 관련 활동 참여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가치관과 비전을 토대로 사회적 발전과 인도주의를 추구하며, 이를 위해 지원 및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FBO는 자체적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국제개발협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사회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기여한다. 이러한 FBO는 신앙과 윤리적 가치를 바탕으로 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과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과 안정을 돕고,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FBO에 관한 개념적 정의는 학자 또는 기관마다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UNAIDS에서는 국제사회에서 구호, 지원, 개발사업 등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신앙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11) 또한, FBO는 특정 종교(기독교, 불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들이 신도의 후원을 통해 조직되며, 설립동기와 설립 미션에 명확하게 종교적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고 나타난다. 이러한 FBO의 정의 및 개념을 살펴보는데 있어 공통적으로 인식되는 것은 신앙이 조직의 설립에 중요한 동기가 되며, 동시에 조직의 활동에 일련의 지침이 된다는 것이다.12) 그리고, “국제사회는 특정 종교 및 신앙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개발협력 단체를 FBO로 규정하여 일반적인 개발 NGO와 구분한다. 서구 공여(供與)국과 국제기구에서는 이미 FBO를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시민사회의 중요한 한 주체로 인정하고 있다.”13)고 주장되기도 한다.
한편,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종교의 의의를 살펴봤을 때, 사회문제의 해결과 예방, 인간의 사회적 기능수행의 활성화, 생활의 질적 향상 등을 위해 종교가 행하는 복지서비스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해당사업의 동기, 목적, 세부내용 등 어딘가에 종교성을 표방하는 사업주체에 의해서 시행되는, 사회복지 지향의 제반실천 등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통해, 한국사회의 복지 향상에 종교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는 종교적 목표와 가치의 구현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수행에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이러한 종교적 가치와 목적은 종교가 수행하는 사회사업 및 복지사업에 잘 드러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종교단체 그 자체는 자선단체나 복지단체가 아니다. 하지만 종교의 의의가 인간존재를 송두리째 구제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면 마음이나 영혼을 구제하는 것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생활 수준에서의 구제를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생존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14)고 주장한다.
한국의 신종교는 최근 수년 동안 해외봉사와 국제개발협력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신종교의 회원들이 자신들의 신앙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해외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과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결과로 이해된다. 본 연구가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종교인 대순진리회는 자체적으로 혹은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호품 전달, 문화활동뿐만 아니라 의료봉사단을 편성하여, 아프리카 지역에서 의료진료 및 의약품 지원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대순진리회는 해외지역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대순진리회는 지역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현지 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대순진리회의 봉사활동은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대순진리회는 봉사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안정을 추구하며,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연구의 문헌검토는 주로 FBO에 주목한 연구와 대순진리회와 관련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FBO와 관련한 주요 연구는 다음과 같다. 먼저, ‘세계평화여성연합’과 같은 특정 FBO의 활동을 평가하고 제언을 살펴본 연구가 존재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의 출현은 취약계층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에 FBO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 FBO로서 ‘세계평화여성연합’은 가정연합에 기반한 조직으로서 남북통일운동, 탈북자 후원, UN연계의 국제협력 활동 및 평화운동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 설립 목적과 활동으로 주목을 받은 것에 비해서 이후에는 큰 성과를 못 보여주는 한계도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15)
다음으로 각 종교계 또는 해당 종교계의 FBO를 중심으로 국제개발협력과 대외 원조(지원) 등을 다룬 연구이다. 한국의 전통종교를 중심으로 개별 종교계의 FBO가 추진하는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해, 다양한 연구가 수행됐다. 먼저 개신교의 FBO가 중심이된 연구이다. 한국 개신교회를 중심으로 FBO의 국제개발협력 참여와 ODA의 활성화를 논의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원조 활성화와 개선에 있어, FBO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질적 고도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종교의 공공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는데, FBO가 국제개발협력 등 원조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선교와 포교 등 종교의 외면적 확대보다 사회의 발전에 긍정적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종교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즉, “직접적인 선·포교 방식에 부수되는 원조의 형태보다는 대상 지역의 개발을 우선 지원하는 원조 방식을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16)
다음으로 불교계를 중심으로 논의한 연구다. 불교계의 FBO는 적극적으로 국제개발협력 등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활동과 역사에 비해서 학술적 논의는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소수의 연구를 중심으로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 내용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글로벌화(globalization)가 촉진되는 상황에서, 여러 나라의 빈곤 문제를 비롯한 국제사회 문제를 극복하고 불교의 ‘연기관’에 입각하여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이 불교의 가르침에 부합하는지 고찰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제시한다. 또한,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과제를 연구하기 위해, 먼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발전과정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 현황을 분석함으로써,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 전망과 과제에 관해서 제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문제해결과 공생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불교계 국제재난구호활동의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불교계 국제개발협력과 NGO단체의 비전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17)
그리고 ‘성 이시돌 목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의 개념을 통해 가톨릭교회 선교를 설명한 연구에 따르면, 선교지역에서 공유가치창출에 기반한 경영과 가톨릭교회가 선교를 접목하여 운영할시에, 안정적인 선교가 가능하고 현지 주민에게도 유의미한 혜택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공유가치창출은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이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18)
다음으로, 대순진리회와 관련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그리고 대순진리회의 사회사업 실천 방향성을 대만의 사례(자제공덕회)와 비교분석한 연구에서는 대순진리회가 추진하고 있는 3대 중요사업을 중심으로 종교의 의미와 사회적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순진리회의 3대사업은 제이의적(第二義的)으로 인식되는 반면, 대만의 자제공덕회는 사회적 활동과 사업을 제일의적(第一義的)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자제공덕회의 사회활동이 현대사회에서 더 중요시되고 있는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19)
한편, 대순진리회를 중심으로 대북지원과 통일을 주제로 살펴본 연구가 존재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국제개발협력보다 대순진리회가 추진하는 사업과 대북지원의 방안을 효과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북한과의 통일을 고려한 대순진리회의 3대 중요사업 추진에 대해서 유형별로 분석하고 있으며, 정신력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인력의 확충, 복합적인 상황 대비 능력을 갖춘 표준적인 조직의 편성과 명확한 과업 부여, 충분한 구호물품과 예산 준비, 접경지역과의 거점 확보, 물류 창고와 수송수단 확보, 후원금 수급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20)
이와 같이, 주요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FBO 그 자체에 주목하거나 대순진리회의 사회복지활동 등을 살펴본 연구는 다수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순진리회 또는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의 FBO적 관점에서 국제개발협력과 해외 지원 등을 살펴본 연구는 매우 미비한 것으로 나타난다. 즉,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면,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활동과 관련한 내용을 학술적으로 논의한 연구는 매우 미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국내 연구에서는 개신교의 국제개발협력 연구가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대순진리회의 그간 활동과 성과를 고려할 때, 이에 대한 학술적 고찰이 중요하게 인식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순진리회와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의 해외 활동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고 대순사상에서 중요하게 논의되는 개념과 연계하여 시사점을 도출한다.
Ⅲ. 우리나라 종교계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 비교
국내 FBO 중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기독교 FBO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기독교의 종교적 교리에서 중요시되는 것처럼 약자와 빈민을 돌보는 것이 중요한 책무였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한국이 근대화를 경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선교사들의 영향력을 고려해 볼 수 있다.21) 이러한 배경은 국내 FBO에서 기독교가 다수를 차지하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은 2020년부터 공동으로 관련 통계 내용을 조사 및 보고하고 있다. 한국선교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169개국을 대상으로 약 22,204명의 장기 선교사, 482명의 단기 선교사 그리고 한국의 선교단체가 파송한 외국 국적의 국제 선교사 등 910명이 선교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기독교가 보유한 인적 역량도 국제개발협력을 추진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기독교를 배경으로하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단체들은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등 우리사회에 비교적 잘 알려진 조직들이다. 특히,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가 회원으로 참여한 글로벌 국제구호개발 NGO로써, 지역의 가난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수행해왔다. 그리고 한국월드비전은 2022년 월드비전 국제 상임이사국으로 승인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본고에서는 월드비전과 굿네이버스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과 내용을 살펴본다. 이는 <표 1>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출처: 월드비전(worldvision.or.kr)의 내용을 토대로 저자 재구성
한국월드비전은 2022년 3,100억원의 사업비를 집행했으며, 그중 2,062억원을 해외사업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수입은 대부분 후원금(약 81.8%)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부보조금과 기타 수입이 각각 4.7%, 3.8% 수준이다. 한국월드비전이 추진하는 사업은 개발도상국 아동의 교육을 위해서 기본적인 문해력 향상과 수학 등 교과목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교사의 역량 강화 및 학습환경과 교육자료 개발에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식수위생과 보건영양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개선하였다. 또한, 소득증대와 아동보호를 통해서, 아동의 권리개선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표 2>).
출처: 월드비전(worldvision.or.kr)의 내용을 토대로 저자 재구성
다음으로, 굿네이버스는 1991년 한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NGO로서, 아동을 위한 전문사회복지사업과 국제개발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조직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이행’을 목표로 인종과 종교 그리고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소외된 아동의 빈곤과 억압의 극복을 주요 가치로 삼고 활동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1996년 UN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NGO 최상위 지위 포괄적 협의 지위를 획득했으며, 2007년에는 UN MDGs의 보편적 초등교육 달성 기여로 공헌을 수상하기도 했다. 굿네이버스는 국외 사업과 국내사업을 구분하여 수행하고 있다. 국외사업은 지역개발사업으로서 교육보호, 보건의료, 식수위생, 소득증대, 아동권리옹호, 인도적지원 등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개발사업은 통합적 그리고 전문적 차원의 접근과 지역개발위원회를 구성하여 추진함으로써, 지역주민이 주도하여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한다. 이에 관한 구체적은 내용은 아래 <표 3>과 같다.
출처: 굿네이버스(https://www.goodneighbors.kr)의 자료를 토대로 저자 재구성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이 세계화 시대에 맞추어 제3세계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이전에는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이 다른 종교에 비해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최근 10여 년 동안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불교계에서 최초의 국제개발협력은 1991년 인도에서 ‘한국JTS’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이후로 불교계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단체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JTS, 지구촌공생회, 로터스월드, 더프라미스 등 약 20개 단체가 불교계 대표적인 국제개발NGO단체로 활동하고 있으며, 네팔,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캄보디아 등 불교국가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약 10여 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22)
특히,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다양한 해외봉사 및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보인다. 2005년 스리랑카 피해복구 자원봉사 및 파키스탄 지진 의료구호활동 이후, 매년 해외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해외봉사활동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해외원조를 관리하는 민간단체인 KCOC와 연계하여 2014년에는 ‘인도적 지원 민간협력사업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으며, 2015년에는 국제개발협력사업 연간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불교계 FBO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은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일환일뿐만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불교계 FBO가 추진하는 지원사업들이 국제사회에서 규범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표 4>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교계의 해외 국제개발협력 사업은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를테면, 몽골과 라오스 그리고 미얀마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먼저, 몽골의 사례는 이동 게르도서관이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한 몽골 울란바토르시 바양주르흐구의 게르촌 밀집지역에 위치한 이동게르도서관은 국내 상황에 비해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해외 빈곤지역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고자 설립되었다. 게르촌에서는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 모여 사회성을 기르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오전에는 놀이공간으로, 방과후에는 아동과 청소년들의 학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동게르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한글, 영어, 수학, 미술 등의 교육 프로그램과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그림 1>). 또한, 요리교실, 진로체험활동, 댄스 교실 등의 문화 프로그램과 불우이웃돕기, 유소년 축구단, 기념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아이들에게 교육 및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라오스 현지 아이들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영양제 배분 및 난치병 아동 치료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1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라오스지부를 설립한 뒤 국립아동병원과 MOU를 맺어 백혈병, 소아암 등 난치병 환아들의 치료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의료 및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건강한 생활습관 및 환경을 조성하며, 일회성 사업으로 마무리되지 않도록 환아·환아 가족을 위한 정서적·심리적 안정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해서 치료를 받아 조속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비위생적인 생활환경, 아동 영양 부족 현상 등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라오스 현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림 2>).
다음은 미얀마에 대한 지원과 관련한 내용이다(<그림 3>). 미얀마는 자연재해인 태풍, 홍수, 가뭄, 지진 등이 자주 발생한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코이카(KOICA) 인도주의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재단은 미얀마 에야와디주 내 홍수 피해에 취약한 지역에서 재난위험경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대피소, 다리, 도로 등 대피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을 및 학교를 대상으로 재난 대응 교육을 하고, 모의 훈련의 진행 등이 포함된다. 또한, 재난 대응 가이드북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조기 경보를 위해 라디오, 확성기, 구명조끼, 응급처치 키트 등의 물품도 배분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차후에는 지역사회가 스스로 예방과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재난 위험에 대한 복원력을 향상하는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재난위험경감 활동은 지역주민 스스로가 피해를 경감시키기 위한 위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얀마의 대내외적 상황으로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다음으로 대표적인 신종교인 원불교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원불교도 타 종교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구호 및 복지사업을 추진해왔으며, 현재는 해외 23개국에 진출하는 등 세계의 종교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원불교의 3대 사업목표 중 하나인 자선(慈善)은 교단의 대표적인 봉공(奉公)활동이다. 그리고, 세계봉공재단을 통해, 해외를 중심으로 긴급구호, 인재양성, 국제협력, 생활개선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불교의 구체적인 국제개발협력 관련 사업은 아래 <표 6>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의 추진과 관련하여, 원불교는 2012년 원불교의 국제개발협력이 무엇이며, 그 성과와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원불교 국제보은봉공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해당 행사에서는 KOICA 전문가의 강의와 국제개발협력 참여기업, 타종교계, 민간원조협의체 등의 참여를 통해, 교단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노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23) 또한, 원광대학교를 통해 국제개발·글로벌 NGO 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교단이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3년 3월부터 ODA연관 산업에 교내 학생의 진출 및 지원을 위한 ‘국제개발·글로벌 NGO 활동가 양성과정’은 실제 성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추후 전문 인재들이 지속해서 양성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인 2023년 원불교는 국제개발협력협의회(KCOC)를 통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피해자를 돕기위해 3억원의 성금전달뿐만 아니라, 현지 지원 및 재건지원사업에 참여할 것을 밝힌 바 있다.24)
상기에 소개된 기독교계, 불교계, 그리고 신종교인 원불교 이외에도 천주교의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있다. 해당 조직도 상기 FBO와 마찬가지로 개발도상국의 보편적 발전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 인종과 종교 그리고 이념을 초월한 활동을 수행하며 세계의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162개 카리타스 회원기구가 협력해서 활동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사업의 구성과 지원이 체계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즉, 전 세계 대륙 및 국가 단위별로 파트너 기구가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2년 기준 아시아 지역에서는 네팔(네팔 카리타스/네팔 나보다야 학교), 미얀마(미얀마 카리타스), 방글라데시(방글라데시 카리타스), 태국(태국 카리타스/태국가톨린난민위원회) 등이 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5)
Ⅳ.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과제와 전망
전통적인 종교와 마찬가지로 대순진리회도 적극적인 해외 봉사활동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서 의료, 교육, 재난구호 등 다양한 부문에서 지원해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순진리회는 지역주민들과 교류하며, 교육, 문화교류, 인권 보호 등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사회와의 상호이해와 조화를 도모하며,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의료봉사는 대순진리회의 또 다른 대표적인 봉사 분야다. 이들은 지역의 병원, 의료센터 등에서 의료진을 구성하여 의료진료 및 진료 기회를 제공하며,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의료진을 파견하여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대순진리회는 재난구호활동도 전개해 왔다. 지진, 홍수, 태풍 등의 재해 발생 시에는 지역주민들에게 식량, 의약품,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며, 재해 발생 후 지역사회의 재건과 재생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러한 대순진리회의 봉사활동은 지역사회의 발전과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 대규모 재해 발생 시에는 지원을 수행하는 등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대순진리회의 3대 중요사업 중 구호자선사업을 수행하기위한 핵심조직으로 대진국제자원봉사단(DAEJIN International Volunteers Association, DIVA)를 들 수 있다. 2013년에 설립된 이후, 명실상부한 국제개발NGO로서 책무를 다하고 있다. 특히, DIVA는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가치를 중심으로 종단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다양한 봉사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DIVA의 사회적 역할과 책무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내용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은 ‘상생의 실천’이라는 상제님의 가르침에 따라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여주시 자원봉사 인프라 형성과 새로운 자원봉사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구호자선사업은 이재민구호, 불우이웃돕기(고아, 병자, 노약자, 빈민) 등의 구제사업을 펴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도인은 소외당하기 쉬운 사람들에게 자혜(慈惠)를 배풀고 구호자선에 힘써 재활의 기쁨을 심어 주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은 자원봉사자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분위기 조성과 활동에 따른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지역사회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26)
이러한 DIVA의 활동은 2013년에 공식적으로 체계화되었으나, 그 역사는 비교적 오래되었다. 대순진리회가 추진하고 있는 종단의 3대 사업은 1972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대순학생회를 중심으로 사회봉사활동을 수행하였다. 1980년에 들어서면서 청송청년회 및 청송부인회 그리고 1985년에는 이를 대순청년회로 변경하면서 조직을 개편하였다. 이러한 대순진리회의 실질적인 해외봉사활동 은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구체화되었다. 그리고 DIVA가 2013년 8월 발족함으로써, 종단의 해외봉사뿐만 아니라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체계가 구성되었다. 아래 <표 7>에서 관련 내용을 연도별로 정리할 수 있다.
출처: 대진국제자원봉사단(http://www.idiva.or.kr)의 내용을 토대로 저자 재구성
대순진리회는 구호자선사업을 더욱 넓히고 체계적으로 펴나가기 위해, 2013년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의 구성하였으며, 이는 대순진리회의 구호자선사업을 체계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전문기술을 보유한 신도들의 참여로 주거시설의 개선과 농경기술을 활용한 경작 유도 등의 활동이 포함되어 지역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27) 보다 구체적으로, 종단은 DIVA를 통해서 다양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거, 후원, 의료, 교육 등의 사업과 문화교류 활동이 주요한 내용으로 포함되고 있다. 아래 <표 8>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세부사업별로 지역주민의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대진국제자원봉사단(http://www.idiva.or.kr)의 내용을 토대로 저자 재구성
<표 9>에서는 DIVA의 주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DIVA의 해외사업은 주거환경개선, 식생활개선, 복지문화개선 및 문화교류 등 국내사업과 유사한 측면이 존재하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2018년~2021년 간 추진된 주요사업을 살펴보면, 해외사업에 더 중점적인 것을 알 수 있다. DIVA는 특히, 베트남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 및 의료 환경의 개선, 지역개발협력, 긴급구호 등의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해오고 있다. 이 중에서 비중이 큰 사업은 지역개발협력과 교육환경개선 등과 관련한 사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 ODA와도 큰 연관성이 있어서, 연계의 가능성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상기 내용에서도 제시된바, 대순진리회와 DIVA의 사례도 국내 전통종교계의 FBO처럼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을 추진해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비해서 대순진리회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업 및 활동 양상이 아직 소수이며, 사업 내용이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종교계의 FBO가 추진해왔던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내용과 유사하다는 특징을 알 수 있다. 이는 <표 10>에서 정리된 대순진리회의 3대 중요사업이 구호자선, 사회복지, 그리고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DIVA가 2021년에 실시한 해외 주거환경개선사업(‘상생의 집’ 건축)은 신체적 장애와 생계의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가구의 생활환경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으며, 편안한 집이라는 공간을 지원함으로써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2021년에만 총 14가구가 포함되었으며,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된 사람들이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안전한 주거환경 제공을 위해 시작한 ‘상생의 집’ 건축은 2021년 벌써 22채를 완공하였습니다. 상생의 집 건축은 모두가 함께하는 의미 있는 활동입니다. 지역 내 주민이 소외계층 이웃을 위해 직접 집을 지어주어 지역 내 일자리 창출까지 되는 지역 개발 협력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새집을 짓는 동안 갈 곳 없는 이웃이 쉴 수 있도록 자기 집 한 편을 내어주며 상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28)
불교계의 국제개발협력은 비교적 타 종교에 비해서 늦게 추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활발하게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순진리회와 같은 신종교가 향후 해외봉사사업 등을 활용해 국제개발협력에도 참여하는 데 유의미한 시사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29) 한편, 대순진리회의 해원상생의 인존사상은 “우리 대순진리의 인존사상이 바로 평화사상이다. 인류의 평화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여 인보상조(隣保相助)의 미덕으로 밉고 고움이 없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道)의 무한대한 진리에 있음을 이해하라. 가정화목·사회화합·인류화평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대순진리이다.”고 『대순지침』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순진리회가 3대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 근거와 방향성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30)
대순진리회와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의 활동이 해외구호 또는 봉사활동으로 인식되기보다는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에서 이해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개발협력의 일부로서 시작된 해외봉사활동은 순수한 봉사활동에서 확대되어, 정부의 지원을 통해 다양한 개도국의 발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개념화되었으며, 이는 많은 국가에서 명시적으로 나타난다.31) 국제개발협력과 해외봉사활동은 개별 특성에 기반하여 그 사업 또는 활동 내용에서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종단의 3대 사업은 구호자선사업, 사회복지사업, 교육사업을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는데, 교육사업은 특히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한국정부가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분야 중 하나는 교육부문 ODA로써,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많은 지역에 한국의 발전경험뿐만 아니라 ICT교육, 초등 및 중고등 교육 등 다양한 부문에서 그 강점을 인정받고 있다. 대순진리회는 중국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캠퍼스를 구축하여 유학 등 글로벌 인재양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 또는 KCOC 등과 협력 및 파트너십의 체결을 통해, 체계적이고 양질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대순진리회가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종교적 신념과 관련한 활동 등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 즉, 선교 및 종교적 활동이 직간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측면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순진리회는 선교의 목적을 포함하지 않을 것을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신념과 가치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다수의 개발NGO 또는 FBO는 인도주의적 목적자체를 최우선으로 지원 대상의 빈곤퇴치 및 복원을 위해서 수원국의 수혜 대상자의 요구를 잘 인식한다. 하지만, 선교가 보다 우선시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여자의 이해를 중심으로 궁극적으로 종단이 목표하는 내용이 강조될 수 있어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이 일련의 수단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은 현실사회에서 다수로 목격되지는 않지만, 일부 가능성이 있어서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 물론, 대순진리회와 DIVA는 비포교의 원칙을 통해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사업이 확장되고 지속되는 과정에서 종단의 초기 목표와 실천이 부합됨으로써, 보다 의미있는 종교적·사회적 가치의 실현이 이루어질 수 있다.
기독교와 불교계 FBO에서 나타난 국제개발협력사업과 대순진리회와 DIVA에서 나타난 사업은 큰 틀에서 유사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불교계는 1991년 한국JTS의 인도 지원 이후, 로터스월드, 더프라미스, 지구촌공생회 등 다양한 불교관련 단체들이 아시아의 불교국가(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인도, 캄보디아 등)를 중심으로 지원을 수행해왔으며, 아프리카 등지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기독교계의 월드비전과 굿네이버스는 각각 약 40만명 이상으로 적극적인 후원활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계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등으로 국제개발협력과 선교 간의 이중적 목적으로 갈등을 초래한 바 있다.32) 따라서, 신종교로서 대순진리회는 이러한 불신을 최소화하고 해원상생에 근거한 국제개발협력 참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사업은 다음의 2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첫째는 포교보다는 포덕을 지향하며, 둘째는 도인의 성금을 통해 사업의 거의 전부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즉, 대순진리회는 공익자선사업을 3대 중요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였으며, 포교를 목표로 삼지 않고 포덕을 지향하고, 자금 조달은 도인들의 성금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39년간 약 8,000억원 이상의 성금이 사용됨으로써, 이러한 노력은 대순진리회가 한국의 종교 중 사회 기여도가 높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원래 종교는 포교를 통해 자기 확장을 도모하는 것이 그 근본 속성입니다. 하지만 공익자선사업이 진정한 공익이 되기 위해서는 포교라고 하는 이기적인 목적은 배제되어야 합니다. 자선을 행할 때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은 진실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순진리회는 3대 중요사업을 할 때, 사업 성과를 외부에 잘 알리지 않고 포교를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3대 중요사업이 바로 수행이며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순진리회의 공익사업이 대순진리회의 포교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순진리회는 그것을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교라는 말보다 포덕(布德)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종교와 공익사업의 관계에 있어서, 종교가 취해야 할 태도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종교는 포교에 앞서 포덕을 해야 한다는 것이 대순진리회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둘째, 공익자선사업을 할 때는 반드시 자금이 필요한 법입니다. 문제는 그 자금을 어디서 조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순진리회의 경우는 3대 중요사업에 드는 비용의 거의 전부가 도인들의 내는 성금입니다. 대순진리회 도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도장에 10만원 이하의 성금을 냅니다. 그러면 본부도장에서는 그 성금의 70% 이상을 3대 중요사업 예산에 편성하여 사용합니다. 이것은 종단 설립자이셨던 박우당 도전님의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 1975년부터 2013년까지 39년간 총 누적액 8000여 억 원이 넘는 성금이 공익 자선 사업에 사용되었습니다. 이 금액은 단순한 산술적 합계이며 실제 그 가치를 현재 시점으로 환산하면 더욱 커집니다. 대순진리회의 3대 중요사업에 드는 비용의 거의 전부가 많은 도인들의 십시일반의 성금으로 충당됩니다. 이러한 점은 사실 한국에서 흔한 일은 아닙니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대순진리회는 한국의 종교 중 사회 기여도가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어쩌면 현대 한국사회에서 순수 자력으로 공익자선사업을 실천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종교가 아닐까 합니다.33)
대순진리회와 DIVA의 활동에서 기본적으로 선교라는 종교적 목표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순수한 지원의 목적이 우선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순진리회가 추진하는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들이 유기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순사상과 같은 종교적 관점의 활용이 직간접적으로 포함될 필요가 있다. 즉, 공급자로서의 니즈와 지원 대상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원 대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동시에, 대순진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정신을 함께 공유하는 일련의 장을 조성할 필요성은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대순사상에서 나타나는 포덕의 개념을 들 수 있다. 대순사상의 포덕은 동양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인식되는 포덕의 개념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포덕의 실천은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실천으로, 도인에게 요구되는 신앙의 원리적 차원에서 요구되는 종교적 실천으로 이해될 수 있다.34) 또한, 대순지침에서는 “모든 사람들을 가족과 같이 사랑하고 아껴서 마음으로 따르도록 하여 포덕하라.”35)고 나타나 있는데, 상기 사례들이 잘 보여주듯이, 결국 포덕은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을 통해 도인들의 종교적 진리를 위한 실천임과 동시에 사람을 구하고 살리는 수행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포덕을 통한 실천적 행위는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중요한 정신적 또는 사상적 근간이 될 수 있다.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가르치시기를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이나니라.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선령신들은 육십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쓸 만한 자손 하나를 타내되 그렇게 공을 드려도 자손 하나를 얻지 못하는 선령신들도 많으니라. 이같이 공을 들여 어렵게 태어난 것을 생각할 때 꿈같은 한 세상을 어찌 잠시인들 헛되게 보내리오」 하셨도다.36)
『전경』의 내용에서도 드러나듯이, 포덕을 통한 적공은 생전에 선한 행위를 하는 것은 종교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실천이다. 물론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국제개발협력 그리고 봉사활동 등 포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경』의 내용(교운 2장 32절)에서도 나타나듯이, “한국의 대순진리회는 인간의 생명을 핵심으로 하는 종교형태를 형성하였고, 인간 생명의 도덕적 수양과 가치실천을 중요시한다.”37) 즉, 대순사상에서 중요시되는 적공의 의미는 국제개발협력의 관점에서 포덕이 왜 중요하며,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관점은 또한 인간의 생명관에 대해서 대순사상은 서로를 살리는 함께 살아가는 상생대도38)의 기본 원리에 대한 구현으로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생물은 모두 상제의 명을 받들고 태어나 생리(인, 상제지심)를 가지고 있지만, 무릇 생명이라함은 천명으로 받은 생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양육 번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39)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의 생의는 나만 살자는 것이 아니며, 천지가 만물을 살리듯이 개체인 생물에 있어 남을 살리게 하는 마음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남을 잘 되게 함은 대순사상에 있어 상생대도(相生大道)의 기본원리라고 하였다.” 결국, 대순사상에 근거하여, 국제개발협력의 방향성을 살펴보는데 중요한 의미와 개념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내용은 아래의 『훈시』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는 남을 살리자는 것이지, 내가 구원을 받으려 하는 것이 아니며 포덕천하로써 세상을 구하고 민생, 창생을 건져내자는 것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삼강오륜이 완전히 끊기다시피 했으니 우리는 그것을 바로 찾자는 것이다. 세상이 멸망되는 것에서 구원받으려는 게 아니고 우리가 살리자는 것이다.40)
이러한 측면에서, 대순진리회의 해원상생은 대순사상의 근간이 되는 주요 사상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평화와 공존의 담론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해원상생은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차원의 갈등(인종, 지역, 종교, 이념 등)뿐만 아니라 빈부격차 등의 상극적 구조를 해결하는 데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41) 따라서, 해원상생에서 제시되는 내용과 그 실천적 가치는 보다 조화로운 이상세계의 건설과 평화적인 질서를 유지하는 데 의미가 있다. 즉, 해원상생은 대순사상의 주요 근간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대순진리회가 의미있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가치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늘날 해원상생은 각계각층에서 인용하는 보통명사가 되었으며, 제분야에서 다양하게 논의되고 인용되고 있다. 물론 ‘해원’과 ‘상생’이 신조어는 아니다. 하지만, 해원상생은 세계갈등, 지역갈등, 문화갈등, 이념갈등, 빈부갈등, 세대갈등, 인종갈등, 종교갈등 등과 같은 세계사적 갈등구조에서부터 현대사회에 노정된 다양한 상극적 구조와 부조화 영역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화해와 공존을 견인하는 항구적 평화이념으로서 연구되고 있다.”42)는 측면에서,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에 의미있는 정신적·사상적 기반이 될 수 있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향후 대순진리회의 국외 사회복지사업 및 봉사활동, 그리고 국제개발협력의 실천적 방향성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순진리회의 복지사업은 타 전통종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사회적 그리고 종교적 가치의 실현은 큰 의의가 있다. 즉, 포교와 같은 타 종교계에서 우선시하는 목표실현보다 포덕을 통한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목적의 달성이 아닌 순수한 종교적 사회적 가치의 실현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대순진리회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그 현황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해원상생의 가치를 국제개발협력과 해외봉사사업에 실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종교사회복지의 관점에서 복잡다양한 현대 사회에서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일련의 활동으로 인식될 수 있으므로,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그리고 사회적 역할이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함의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화의 진전과 더불어 빈곤문제의 해결은 국제적 관심으로 인식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 등 공공기관 중심의 ODA가 주목받았으며, 현재까지 개발도상국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천년개발목표와(MDGs)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등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을 정립하며, 복잡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체계화시켜왔다. 이러한 국제개발협력의 트렌드는 정부 등 공적기관의 전통적 공여자와 더불어, 다양한 국제개발NGO와 시민사회 그리고 FBO 등 비전통적인 공여 행위자의 참여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는 불교와 기독교 등 종교계가 주요하게 포함된다. 2022년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이 한국국제협력단이 주관한 ‘2023년도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에 선정됨으로써, 개도국의 경제사회발전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는 대순진리회의 해외봉사 및 국제개발협력의 참여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러한 국제개발협력 활동의 활성화와 더불어, 종교계의 사회적 약자에 관한 책임 등에 있어 반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종교가 추구하는 종교적 가치와 목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봉사를 통한 자선사업이 아니라 종교적 책임의식으로 인식된다.43) 이러한 관점에서 종교계의 보다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한 사회적 역할의 수행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서 정부, 공공기관 이외에도 시민사회와 NGO, INGO 등 다양한 참여자가 존재하는데, 종교계도 여기에 포함된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전통 종교들이 활발하게 개발도상국에 관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으며, 대순진리회도 국내외적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대순진리회의 3대 중요사업은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실현을 위해 구호자선, 사회복지, 그리고 교육 부문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대순지침』 내용의 “해원상생·보은상생의 원리를 종교의 법리로 화민정세(化民靖世)하시어 인세(人世)에 낙원을 이룩한다 하심은 광구천하·광제창생의 대의(大義)이다.”와 같이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을 통한 지상천국의 건설을 실천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있어 이와 같은 종교적 가치의 실현이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종단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추진과 관련해 3대 중요사업의 상호연계 및 전략적 활용이 중요하다. 현재는 DIVA를 중심으로 구호자선사업의 활성화가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사회복지사업 및 교육사업도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과 연계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으포 판단된다. 즉, 종단의 산하 고등학교 등 다양한 인재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사업의 구성으로 보다 폭넓은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활동을 추진할 수 있다. 이는 종단의 한정된 인력과 재원과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대순진리회가 국제개발협력 활동과 사업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이와 연관하여, 종단의 경쟁력과 역량이라 볼 수 있는 의료활동과 의료봉사44)를 국제개발협력의 일환으로 더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수원국 현지에서의 의료지원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 의료와 관련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수원국 현지의 인재들이 종단의 병원에서 장단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학 프로그램의 지원 등으로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훈련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지 의료 활동 및 지원 과정에서 해당 국가의 의료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참여와 이의 활성화에 있어, 공유가치창출45)과 같은 접근법이 하나의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다. 기존의 사례에서도 밝혀진 바, 공유가치창출은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에 주목하며, 해외원조가 필요한 국가에서 카톨릭교회 활동의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46) 따라서,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서도 해외 국가에서 교육과 의료 등의 사업이 지속해서 안정적인 추진과 더불어, 대상지역 주민이 온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와 같은 대안적 접근도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47) 즉, 이러한 전략은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이 가지는 의미와 실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조와 효율적인 조직 운영, 수익의 재활용, 자립기회의 강화 모색 등의 전략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참여를 중심으로 종단의 사회적 역할과 실천에 있어 의의를 고찰하고 그 방향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이 점차 증대되고 있으며,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보이는 대순진리회의 활동을 살펴보는데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사업 내용 및 프로그램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내용은 후속 연구에서 보완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