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

종교학에서 대순종학의 위치와 전망

안신 1 , *
Ahn Shin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배재대학교 교수·종교문화연구소 소장
1Professor, Department of Welfare & Theology, Pai Chai University

© Copyright 2026,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26, 2026; Revised: Jun 02, 2026; Accepted: Jun 25, 2026

Published Online: Jun 30, 2026

국문요약

본 논문은 종교학의 관점과 맥락에서 대순종학의 위치와 전망을 분석하기 위하여, 종교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한 세 가지 유형인 국립대학교에서의 종교연구, 학문적 신학, 고백적 신학의 유형이 지닌 특징과 한계 그리고 대순종학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았다. 21세기 한국사회가 고령화와 탈종교화가 진행되면서 개신교, 불교, 천주교뿐만 아니라 신종교의 신도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대순사상을 체계적이며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대순종학은 종교학의 맥락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국립대학교 종교학 모델은 학자의 종교정체성과 상관 없이 객관적인 연구만을 지향하므로 종단 배경을 지닌 사립대학교가 선택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실천적 적용이나 사역의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담론 분석 위주의 학문적 신학은 영국의 옥스브릿지나 미국의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한 사립대학교의 종교연구에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 실천적 차원과 사역을 강조하면서 특정 종교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강조하는 고백적 신학의 등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대순종학의 영문명에도 세 차례 변화가 있었듯이, 세계의 변화에 맞는 독특성을 심화하면서도 사회와 연계를 강조하는 균형 잡힌 자리매김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the characteristics and limitations of the three types of religious studies and theology: religious research, academic theology, and confessional theology in term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religious studies and theology in order to analyze the position and prospects of Daesoon Studies in the perspectives and context of the study of religions. As Korean society in the 21st century ages and secularizes, the decline in believers in Protestantism, Buddhism, and Catholicism as well as new religions is accelerating. What path should Daesoon Studies, which studies Daesoon Thought systematically and academically, take in the context of religious studies? It is difficult for private universities with religious backgrounds to choose because the religious studies model for national higher education only aims for objective research regardless of the scholar’s religious identity. Discourse analysis-oriented academic theology, which does not prioritize practical application or the possibility of ministry, dominates religious studies at private universities, centered on the approaches used by Oxbridge in the United Kingdom and Ivy League schools in the United States. Recently, confessional theology has emerged, emphasizing the identity and worldview of a specific religion while emphasizing practical dimensions and ministries. As there have been three changes in the English name of Daesoon Studies over the past 30 years, it is necessary to have a balanced position that emphasizes connection with society while deepening the uniqueness that fits the changes of the world.

Keywords: 종교연구; 대순종학; 종교학; 학문적 신학; 고백적 신학
Keywords: Study of Religions; Daesoon Studies; Religious Studies; Academic Theology; Confessional Theology

Ⅰ. 서론 : 종교학의 기원과 신학으로부터의 해방

종교학의 기원(origin)을 설명할 때 서구의 제국주의와 신학적 보편주의가 지닌 독점성과 일방성 그리고 폭력성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 종교학의 역사보다 종교의 역사는 보다 더 길지만, 과학적 차원에서 객관적인 연구를 진행해 온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나의 사회에서 주류 종교가 되지 못한 경우에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로 간주되어 차별과 박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서도 개신교와 불교가 양대 종교로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으므로 때로는 천주교나 신종교가 홀대를 받는 경우가 있고, 이슬람이나 창가학회가 외래종교로 혐오와 금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유럽과 북미에서 종교적 갈등과 전쟁은 ‘기독교 중심주의’에서 ‘탈기독교적 흐름’으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독교들(Christianities)과 신학들에 주목하는, 보다 공감적이며 객관적인 연구가 가능해졌다. 영국 에딘버러대학교에서는 서구가 아닌 비서구 지역에 주목하면서, 아프리카 기독교, 아시아 기독교, 남미 기독교, 중동 기독교, 동유럽 기독교 등의 특성에 주목하였다. 중국 기독교와 일본 기독교와 달리, 한국 기독교도 한국 문화에 동화되면서 민중신학이나 대형교회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1)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지만, 종교의 자유(religious freedom)가 보장되는 한국 사회에서도 다수에 의한 소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선교나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합리적 한계치를 쉽게 넘어선다. 우리나라에서 종교연구는 서울대학교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의 종교연구에서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해방 후 서울대학교의 국립대학에서의 종교연구나 서강대학교에서의 가톨릭 신학의 종교연구도 때때로 내부자(insider)가 아닌 주로 외부자(outsider)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일부 한계가 느껴진다. 종교학을 영어로 ‘Religious Studies’에서 ‘Study of Religions’로 명명하는 이유도 종교학을 연구하면 종교적 경향이 강화된다는 오해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영미에서는 종교학(Religious Studies)과 신학(Theological Studies)이 공존공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종교가 제대로 연구되기 위해서는 종교들의 생태계, 즉 종교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발전할 필요가 있다. 종교가 때로는 사회 안에서 부정적 역할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종교학자는 종교들의 사회에 대한 긍정적 기여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2)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막스 뮐러(Max Müller, 1823~1900)의 종교학 전통이 형성된 배경에는 영국의 인도에 대한 식민지 정책의 사상적, 학문적 연구와 지원을 포함한다.3) 인도와 스리랑카 등 피식민지의 문화와 언어 그리고 철학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이해함으로써 피식민지를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통제하고 착취할 수 있다는 ‘안락의자 학자’(armchair scholar)의 상상력이 작동한 것은 아니었을까? 독실한 루터교 신자였던 뮐러를 ‘종교학의 비조’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그의 동양 경전 번역 프로젝트에는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려던 시도처럼 리그베다, 바가바드기타, 우파니샤드 등 인도의 경전을 넘어서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의 동아시아 유교 경전 등도 포함되어 있다. 뮐러는 인도인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 선교를 상당히 광범위한 범위에서 고려했다. 그는 종교학(science of religion)이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에게 기독교를 효과적으로 전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19세기 영국과 21세기 영국의 종교적 지형 사이에 ‘탈종교화’라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이제 종교학의 전통적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한 가운데, 공동체의 ‘고백적 신학’이 아닌 학자들만을 위한 ‘학문적 신학’이 고대 종교 유산의 화석화를 증언하고 있다.4)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종교학이 특정한 전통의 고백적 신학에서 학문적 자유를 외치며 독립을 선언했지만, 최근 종교에 대한 무관심과 탈종교화의 경향 때문에 신학이나 교학의 유행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종교학의 역할과 자리도 더 위축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의 모집정지, 그 이전에 『종교문화연구』의 폐간은 대구가톨릭대학교(전 효성가톨릭대학교)와 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폐과의 기억을 재현하였다. 학문의 전당에서 종교연구의 자유는 보장되고 있지만, 강남대학교, 서울기독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등에서 한국 종교문화의 다양성에 대하여 유연하거나 자유로운 태도를 취한 학자들이 겪었던 ‘이단 논쟁’과 ‘학문적 축출’의 사건은 종교학과 신학의 접점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긴장과 갈등은 이미 1992년 전후로 진행되었던 감신대학교의 종교다원주의신학에 대한 종교재판과 징계처분 결의에 뿌리를 둔다. 21세기 한국의 개신교와 천주교는 대체로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이웃 종교 특히 작은 규모의 종교들에 대해서도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본 논문은 종교학의 맥락에서 대순종학, 즉 대순신학의 위치와 전망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앞에 언급했듯이 종교학의 정의와 개념은 지역마다 문화마다 다양하므로, 미국과 영국의 맥락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국교가 개신교(성공회와 장로교)인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 등의 전통적인 사립대학교를 중심으로 종교학이 발전되어 온 토양에서는 종교학과 신학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고 모호하다. 종교학 교수보다 특정 종교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으며, 개신교 신학이 주류를 이룬다. 물론 신학과의 차별화를 선언한 사례들(스코틀랜드의 애버딘대학교와 스털링대학교)도 있지만, 대체로 개신교 신학을 중심으로 종교학은 독자적인 영역을 찾기 위해 주변화되어 있다. 영국의 종교학을 주도했던 학자들 가운데 니니안 스마트(Ninian Smart, 1927~2001)가 가장 대표적인 스코틀랜드 출신 종교학자인데, 그는 스코틀랜드 국교회가 아닌 감독교회 출신으로 스리랑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상좌부 불교의 세계관을 현장에서 경험하고 비교종교학과 현상학적 종교연구에 몰두하였다.5) 영국에서는 한중일의 대승불교를 원시불교에서 파생된 왜곡된 혹은 문화화된 불교로 이해하는 불편한 시각도 있고, 미국에서 한국불교는 일본불교나 중국 불교의 아류 정도로 간주되곤 하였다. 그렇다면, 대순종학은 종교학 내에서 어떤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인가?

본 논문은 종교학과 신학의 긴장, 투쟁, 갈등과 함께 대화, 협력, 융합 등의 구별되는 세 가지 유형의 특징과 한계를 검토할 것이다. 대순진리회의 사상인 대순사상을 연구하는 대순종학을 종교학의 범주를 활용하여, 요아힘 바흐의 3분법, 니니안 스마트의 6분법이나 7분법 등으로 분류하여 사상의 체계, 행동의 방식, 공동체의 조직의 차원에서 분석할 수 있겠지만, 종교학과 신학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대순종학의 위치와 전망에 보다 집중할 것이다.

Ⅱ. 종교학과 신학 그리고 대순종학의 관계

종교학은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여러 종교들을 연구한다. 단수의 종교가 아닌 복수의 종교를 공부하므로 종교학은 주로 비교종교학(comparative religion)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나의 종교전통을 절대적 신앙으로 믿는 신자들의 입장에서는 ‘비교’(comparison)라는 작업 자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일종의 ‘신성모독’으로 느껴질 수 있다. 21세기 종교학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순종학의 미래를 종교학의 관점에서 예견한다는 점이 무리가 될 수 있겠지만, 하나의 해석학적 시도로서 고민할 수 있는 과제이다.6)

대순종학의 독립성과 창조성도 중요하지만, 더 큰 그림에서는 종교학과 다른 신학들이나 교학들과의 관계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신교든 천주교든 유행 신학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환경신학, 동물신학, 흑인신학, 해방신학, 민중신학, 통일신학, 생태신학, 과학신학, 문화신학, 다원주의신학 등의 새로운 이름을 동반하면서 주류 신학에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켰다. 대순종학의 운명도 비슷한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인가? 종교인구를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지만, 최근의 종교적 경향은 밝지 않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종교인구는 분명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고, 대순종학이 토대를 두고 있는 대순진리회도 다른 종교나 종단과 마찬가지로 도인이나 신자의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7) 종교 자체의 영향력이 우리 사회에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순종학의 독립성만을 주장한다면 광의의 종교학이나 협의의 종교학에서 수용되기가 더 어려울 것이며 오히려 갈라파고스 군도처럼 고립될 위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종교와의 학문적, 실천적 관계 정립에 더 유연한 자세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종교학과 신학의 관계를 설명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유형을 살펴보자.

첫 번째 국립대학교 종교학 유형은 신학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다양한 종교를 객관적이며 공감적으로 연구하는 흐름이다. 두 번째 학문적 신학의 유형은 종교학과 신학의 협력과 병행을 강조하며, 끝으로 고백적 신학의 회귀 유형은 종교학과 결별을 선언하고 보수적 고립주의를 선택한다.

1. 국립대학교 종교학(Religious Studies) 모델 : 신학으로부터의 독립

우리나라에서 종교학, 즉 종교연구는 국립대학교 차원에서는 대단히 위축되어 있다. 원광대학교의 원불교학과, 선문대학교의 신학과처럼 대진대학교의 대순종학과는 특정한 종교사상의 교리화와 합리화 및 과학화를 추구한다. 앞의 세 사립대학교는 원불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일명 통일교), 대순진리회라는 신종교 공동체의 세계관에서 종교적 가치의 건학이념을 기반으로 건립한 4년제 사립대학교라는 점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의 모델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종교학의 이론과 실천이 보편화된 영미의 사례와 달리, 서울대학교에만 종교학과가 설치되어 있을 뿐, 부산대학교, 경북대학교, 전남대학교, 충남대학교 등에서 종교학과는 찾을 수 없다. 2025년 구성된 한국종교학회 상임이사들 가운데,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도 있지만, 경상국립대학교 등 일반학과에 임용된 학자들도 있다. 따라서 학회 운영, 임원 구성, 학술대회 진행 등에서 국립대학교만으로는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특정 종교를 연구하는 학자들과의 대화와 연대 그리고 협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종교학이 서울대학교 출신만의 리그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립대학교 종교학자들은 특정 교단과 상관이 없어도 되지만, 위에 언급한 종단 배경 사립대학교 교수진은 거의 예외 없이 원불교 교무, 가정연합 신자, 대순진리회 도인이다. 국립대학교든 종립대학교든 교수가 교육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신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들에는 종교적 배경이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신학과, 교학과, 종학과에서는 학업을 마치고 그 종단에서 종교 지도자나 해당 기관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싶은 사명감으로 학생들이 교계의 재정적 지원을 학부 때부터 받게 된다. 가톨릭 수도사들이나 신학자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은 이제 개신교 신학생들의 급감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대전 지역의 기독교학과나 신학과들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입학생의 감소와 질적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또한 학부 교육뿐만 아니라 교단 신학교육의 핵심을 이루는 신학대학원 교육도 지원율 감소와 고령화로 이론연구보다는 현장 목회에 집중하고 있다. 배출된 졸업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거나 감소하는 상황에서 종교학이든 신학이든 전공자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종교학이나 신학(종학/교학)이 지닌 중요성은 크지만, 교단을 포함한 사회의 수요는 분명히 줄어들고 있다.

개신교, 특히 성공회와 장로교가 국교(state religion)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영국, 특히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경우를 살펴보면 종교학과 신학의 묘한 갈등과 경쟁의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국교는 장로교이지만 신도의 급감으로 교회의 연쇄적인 폐쇄가 이어지면서 대학 학부교육에서 신학 전공자보다 종교학 전공자가 크게 늘고 있다. 신학을 공부해도 사역할 수 있는 현장이 없다는 이유이지만, 전통적으로 국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애버딘대학교, 글래스고대학교,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에도 신학이 아닌 종교학의 대체가 뚜렷하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학 전공의 부흥은 일시적인 ‘착시현상’인지 종교학자를 정교수로 채용하는 경향은 줄거나 다른 분야 교수로 대체되고 있다. 경험주의 전통이 강한 영국 학계에서 종교학 이론가의 설 곳은 줄고 있고, 대신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 개별 종교를 사상적으로 가르치는 학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영국의 종교 다원주의 경향을 반영하듯이, 옥스퍼드대학교나 글래스고대학교 등 유수의 대학교에서 힌두교나 이슬람 신학을 교수하는 연구자들의 새로운 채용이 늘고 있다. 최근 서강대학교에서도 불교학자가 은퇴한 후에 이슬람 전공자를 종교학과에서 채용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버지니아대학교나 캘리포니아대학교처럼 주립대학교 시스템 아래에서 종교연구는 전통적인 신학교육과 큰 차이가 있지만, 정작 미국 종교문화의 뿌리는 개신교 전통에 두고 있으므로, 하버드대학교, 예일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시카고대학교, 브라운대학교 등의 명문 사립대학교는 유니테리안교회, 회중교회, 장로교회, 침례교회 등의 종교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에모리대학교, 듀크대학교 등은 미국연합감리교회의 배경을 지닌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미국의 신학교육은 목회자 양성의 흐름이 강하다. 연구 중심 대학교 외에도 프린스턴신학대학원, 시카고신학대학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등 개별 종단의 신학교육도 감소하는 추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학교육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8)

대순종학은 독립성과 함께 수월성의 차원에서 후속 연구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할 것이다. 이는 종교학과 신학의 분리된 교육 시스템 안에서도 대순진리회를 포함한 증산계 신종교와 민족종교 그리고 한국종교를 아우를 수 있는 종교전문가의 양성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9) 21세기 학문적 담론을 주도하면서도 공적인 영역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교전문가의 양성이 요구되고 있다. AI 시대를 넘어서 AX 시대에 종교의 변화와 혁신을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대순종학 전문가가 한국 사회에서 필요하고, 한국종교학계에서도 학회의 리더십과 운영 및 활동에 꾸준한 발표와 참여 그리고 학술지 게재를 통해서 그 연구의 가능성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는 대순종학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그 외연을 확대해 나가는 길이다.

2. 학문적 신학(Academic Theology) 모델 : 종교학과 신학의 대화 모색

특정한 종교를 연구하는 신학은 다양한 종교들과 합리적 대화가 가능한가? 대진대학교 부설 대순사상학술원에서 출간되는 저널 『대순사상논총』에서 다양한 종교들과의 관계는 다채롭게 모색되고 있는 것일까? 한국기독교 신학의 보수화와 현장화가 강화되면서 종교 간 대화나 다문화, 다종교, 다인종의 공존과 상생을 지향하는 이론 신학이나 교리적 실천학의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과거 한국감리교회에서 다원주의나 자유주의 신학자의 급진적 이론이 파문을 일으켜 종교재판으로 교단을 떠나는 사건 등은 언제든 한국 사회에서 반복될 수 있다. 특히 개신교의 새로운 종파의 흐름이라 할 수 있는 신천지, 하느님의 교회, JMS 등의 사회문제화는 학문적 발전과 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10) ‘이단’이나 ‘사이비’ 담론이 지닌 전통성에 대한 일방적 주장의 정치화는 학문적 대화의 가능성마저 사전에 차단하는 경향을 보인다. 학문적 신학의 자유를 개인 학자의 차원에서 일탈과 상상력 정도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종교적/종교학적, 신학적/교학적 토양에서는 종교학과 신학의 협력은 물론 대화조차도 쉽지 않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신학교육은 국교로서의 면모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21세기에도 여전히 그 의미가 크고 유효하다. 캔터베리대주교의 이력 가운데 옥스브릿지 신학교육은 필수조건이 되었고, 한국, 홍콩,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학문적 신학을 공부하는 유학생들과 그 유럽 신학의 전통을 잇는 이민공동체의 종교활동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학문적 신학하기는 전통적인 방법보다는 혁신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급변하는 사회의 욕구에 부응한다. 여기서 종교학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종교학 정교수를 찾기가 쉽지 않은 반면, 신학 정교수 자리는 전통의 이름 아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대학교도 학부에 신학 전공보다 종교학 전공이 절대적으로 많지만, 그들을 교육하는 교수진의 구성은 신학자들이 월등히 많다. 성서신학을 대표하는 구약학, 신약학, 조직신학, 기독교윤리학, 교회사, 공공신학이 중심을 차지하면서도, 서구 기독교 전통을 넘어서 세계의 크고 작은 기독교 전통들을 다채롭게 연구하는 세계기독교(world Christianity) 전공과 함께, 다른 종교를 연구하는 종교학(Religious Studies)은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종교학의 대가로 알려진 미르치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도 인도철학을 공부하였지 종교학을 수학하지 않았다. 조너선 스미스(Jonathan Z. Smith, 1938~2017)도 유대인으로서 기독교 신학을 예일대학교에서 공부하기는 했지만, 종교학자로서의 길을 창조적으로 독학으로 모색하였다.11)

한국학계에서 한국종교학회가 모학회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의 재정적 지원을 2024년부터 꾸준히 받으며 상반기와 하반기 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신종교학회와 한국문학과종교학회 및 한국평화종교학회 등과의 활발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한국종교학회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출신 학자들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대안적 성격의 신종교연구, 문학적 종교연구, 평화종교학 등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국신종교학회의 경우에, 대순종학과 교수가 한국신종교학회장으로 3회 연임하면서 동시에 신종교학자로서 한국의 신종교 연구의 외연을 진작하고 학문적 성과를 해외에 소개하는 데 기여하였다. 또한 한국종교학회에 상임이사로 활동하는 대순종학과 교수는 학문적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한국종교학회 내에서 대순종학의 자리를 독립성과 독창성의 차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025년에 1차례 한국연구재단의 학술분류표에 대한 개정 신청을 하였지만, 개정 근거를 보다 강화하여 2026년에 연구재단에 대순종학의 분류를 추가 신청할 예정이다. 다만, 학회의 차원에서 대순종학만큼, 일본종교나 원불교학의 자리를 함께 논의의 선상에 제기해야 할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대진대학교의 대순종학과는 후학양성은 물론, 대순종학의 학술화와 세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대진대학교가 2016년 세계신종교학회를 한국에 유치한 이력에도 잘 나타나고 있고, 5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종교학회 학술대회는 물론 다양한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이 대순종학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협력하고 있다.

3. 고백적 신학(Confessional Theology)의 회귀 : 보수적 고립주의의 등장

한국 개신교 신학이 교육과 사역의 현장에서 크게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2026년에도 한국종교 지형에서 전체 인구의 20퍼센트에 육박하는 최대 종교공동체이다. 개신교 신학은 대형교회 중심의 기복신앙과 번영신학에 힘입어 정치와 경제는 물론 사회의 전 사회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흔히 진보적 신학으로 대표되는 통일신학, 민중신학, 해방신학, 여성신학, 문화신학 등의 자리는 좁아지고 있지만, 개신교 신학의 전통성을 강조하며 전도와 선교를 강조하는 ‘고백적 신학’(confessional theology)이 회귀하고 있다. 절대절명의 위기 속에서 마지막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이제 한국 신학교육에서 만학도의 등록이 크게 늘고 있고, 전문가들이 나중에 신학을 공부하여 전문인으로서 새로운 전문인 신학의 장을 열기도 한다.

2025년 12월 3일 윤석열(1960~)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비상계엄 전후 광장을 채운 개신교 목회자와 신학은 보수주의의 재결집이었다. 2026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에서도 내란 청산을 위해 특검들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계몽령을 주장하는 윤 전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의 반격과 대응도 지속되고 있다. 반공주의를 외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깃발 아래 모인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다.12) 대통령의 지지도는 60퍼센트를 선회하고 있지만,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며 정치와 종교에 대한 불신이 크다. 이는 종교공동체의 정치문제에 대한 침묵으로 나타나는 비정치화로 나타나고 있고, 광장에서 현 정부와 북한 공산당 및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기독교인들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사회개혁은 지지하는 진보적 목소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자유라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증폭되고 있다. 고백적 신학은 학문적 신학과는 달리, 목회나 사목의 현장과 적용에 집중한다. 포교나 전도와 선교를 강조하는 선교신학이나 상담과 코칭을 강조하는 기독교상담학 등이 실천신학으로서 기존의 성서학, 교회사, 조직신학 등을 대체하고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실천적 응용종교학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내부자를 위한 신학, 외부자를 고려하지 않는 신학, 다시 말해 단절과 고립의 신학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순종학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학문적 자유를 외치며 창조적 신학을 할 것인가? 교단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고백적 신학을 할 것인가? 학문적 신학과 고백적 신학의 이분법을 초월한 제3의 길을 걸을 것인가?

가톨릭 신학의 퇴조와 개신교 신학의 급감이 체감되는 현실 속에서 대순종학은 하나의 신학이나 교학으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앞에 언급한 서울대학교의 국립대학법인의 모델도, 종단을 배경으로 한 사립대학교의 학문적 신학의 모델에서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없다. 학문적 신학이 고백적 신학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종교공동체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성장을 위한 신학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가톨릭과 개신교, 즉 기독교 신학의 선택처럼 동어반복의 신학을 양산하면서 남미 아마존 지역의 부족 언어로 남을 것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대순종학은 학제 간 연구나 융복합 연구를 통하여 대화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를 포함한 대화의 장에서 학술적 토론과 창조적 담론이 형성될 것이다.

공론의 장은 중세 시대의 광장과 같다. 교황이나 국왕의 권위에 진리의 진위가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연구와 치열한 논쟁의 결과로 민주주의의 꿈을 실현한 피렌체의 르네상스부흥처럼 신 중심 사고에서 인간 중심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울대학교 정진홍 명예교수는 종교학은 신학이 아니라 인간학이라고 하였다.13) 문제는 인간학 즉 인간연구로서 종교학의 입지가 최근에 급격하게 한국학계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가톨릭대학교의 종교학은 무속 전문가 박영일 교수의 은퇴와 함께 막을 내렸고, 『종교문화연구』라는 전문학술지까지 꾸준히 출판했던 한신대학교의 종교문화학과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하여 모집정지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종교학자의 자리는 교양학부나 대학원 과정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순혈주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하여 다각적으로 노력을 경주했지만, 종교학의 외연을 획기적으로 넓히지 못했고 결국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자가 종교학의 미래, 특히 한국 내에서의 종교학자가 가야 할 길을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신학의 상황도 종교학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학문적 위축의 충격이 크기 때문에 그 여파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Ⅲ. 종교학의 매트릭스와 대순종학의 길

종교학과 신학의 성공 사례가 있다면 대순종학이 그 길을 차용하거나 모방하는 방식으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겠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외 추세를 대략 보더라도 종교학이나 신학의 르네상스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14) 그러나 대순종학은 종교학과의 협력을 통하여 보다 다양한 연구경향을 국내외에 소개하고 종교 간 대화와 협력에 기여할 수 있다.15) 다만 이러한 노력이 개별 연구자의 차원에서 창조적 종교학의 시도 정도로 그친다면 그 지속성과 신뢰성 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K-종교로서 대순종학의 가능성은 기대 이상으로 무한하며, 보기에 따라서는 새로운 전환의 시대, 패러다임의 변혁을 맞고 있다. 경제력과 국방력을 넘어서 이제는 정치력과 종교력의 차원에서 한국의 종교문화는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3월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케이팝 데몬 헌더스>(2025)의 위력은 한국문화, 특히 종교문화에 대한 관심을 전 세계에 불러일으키고 있다.16) 이미 2025년 8월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세계종교학회 세계대회에서도 대순진리회 등 한국종교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잘 드러난 바 있다.17)

대순종학의 핵심 가치를 해원상생의 가치로 치환할 수는 없겠지만, 기독교와 이슬람의 평화운동처럼 대순종학은 종교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of religion)을 다하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18) 21세기에 대순종학이 이론적 차원과 실천적 차원에서 종교학계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미 대순종학의 대표학자들은 한국종교학회와 한국신종교학회 그리고 여타 유관 학술단체에서 학회장이나 상임이사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학술지로서 『대순사상논총』은 매년 4회 출간되면서 연구재단의 출판지원도 받으며 종교학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고 그 외연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다만 그 중심성과 창조성의 문제는 앞으로 후속 연구자들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대순종학의 차원을 종교학이나 신학의 사례처럼 새로운 유행과 접목하여 인권, 환경, 미디어, 통일, 젠더, 평화 등의 주제와 결합하는 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순종학과의 교수진과 종단 연구진의 협력 연구와 함께 대순진리회 외부 학자들과의 지속적인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 물론 종교나 종단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서도 종교학이나 다른 신학이나 교학의 도전과 응전에 보다 유연하게 학문적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순진리회나 대순종학의 외연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는 앞으로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개신교 신학의 경우에 ‘에반젤리칼’(evangelical)이라 불리는 보수적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칼’(ecumenical)이라는 교회연합운동과 종교 간 대화를 강조하는 진보적 진영의 긴장과 갈등 그리고 대결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19)

윤석열 정부의 12.3 계엄령 선포, 2025년 4월 4일 대통령 탄핵 선고, 6월 4일 새로운 이재명 정부의 출범 과정에서 한국의 종교지형에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광장에 나온 보수적 개신교 정치신학의 모습은 대화와 타협을 모르는 일반적인 진영논리에 흐르는 측면이 강했다. 진보적 개신교 정치신학의 자리는 통일이나 환경 등의 사회문제에 침묵하고 몇 가지 이슈에만 국한되어 매우 제한적인 사안에만 참여했다. 개신교 교회와 신학의 분열된 모습은 대순종학의 상황과 선택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하는 측면이 있다. 증산계 신종교들과의 연합 운동이 가능할까의 문제이다. 종단의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대순종학 학자들의 선택이 궁금하다. 배타적으로 대순종학만의 길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포괄적으로 다른 방면, 다른 종교나 다른 종단(의 신학)과의 대화와 협력이 실질적으로 가능한지의 여부이다.

올해 11월 말에 발표될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결과에서 나타나겠지만, 대순진리회의 인구구성비율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종교인구의 20%(967만 명), 16%(761만 명), 8%(389만 명)에 이르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의 거대 종교 공동체가 과연 1% 미만의 신종교들과 적극적인 대화의 의지도 관심도 필요도 없어 보인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대순진리회는 41,176명인 0.08%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종교인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탈종교화가 한층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순종학은 최근 인구변화에 따른 종교지형 변화에 보다 치밀한 학문적 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20) 나아가 사회적 책임의 차원에서 기부와 사회복지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사회적 실천 차원에서의 노력을 학문적으로 재평가하는 등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기는 일도 큰 과제로 남아있다. 원불교나 원불교학의 경우에 불교와 신종교의 범주에서 동시에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순진리회의 신학으로서 대순종학의 경우에도 한국종교, 도교, 신종교, 콘텐츠학, 철학, 문학, 역사학 등의 차원을 적극 활용하여 학문적 외연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대순종학의 내실화를 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세대 연구자들의 배출과 활동을 위해 외연확장도 병행해야 할 일이다.

대순종학의 발전은 대진대학교 대순종학과의 운영과 대순사상의 연구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기존의 대순종학 교수진들이 은퇴하면서 차세대 교수들로 보강되고 있고, 대순사상학술원도 국내외 학계와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꾸준한 연구 성과를 쌓으면서 학술지 출판과 학회 개최를 통하여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다만 대순종학의 독립성과 창조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대순종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연구자들의 양적, 질적 차원에서의 성장과 지원이 중요하다. 대진대학교의 범주를 넘어서 대순종학과 대순진리회의 사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증가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원광대학교나 선문대학교도 원불교학이나 통일신학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종단 대학교나 종단 연구기관을 넘어설 때 보다 사회적 공신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지렛대가 바로 종교학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최근 종교사회학이 약진하면서 국내외 학자들의 참여와 활동이 활발하다. 2025년 7월 고려대학교에서 제7회 동아시아종교사회과학회(East Asian Society for the Scientific Study of Religion)를 개최한 한국종교사회학회는 「종교와 사회」라는 학술지를 1월과 7월에 두 차례 출간하고 개신교와 불교 및 신종교 전공 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작년 EASSSR 한국대회의 경우에 학술대회 후 서울 시내 불교, 기독교, 원불교 유적지를 방문했을 뿐만 아니라 대순진리회의 영대와 제례공간 방문 등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21)

종교학 방법론의 연구 범주는 사회학을 넘어서, 문학, 철학, 역사학, 심리학, 인류학, 여성학/젠더학, 생태학/환경학 등과 함께 비교종교학의 범주를 고민해 왔다. 막스 뮐러는 종교학자이기 전에 신화학자였으며 동시에 인도전문가였다.22) 게라두스 반 델 레에우도 종교현상학자이면서도 의례학에 조예가 깊었다.23) 종교와 과학, 종교와 예술, 종교와 문학, 종교와 평화 등의 학제 간 연구는 대순종학이 가야 할 미래의 길을 보여준다. 다만, 대순종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그 학문적 담론과 자리에 참석하는 학자들의 수가 줄게 되고 결과적으로 파급력이나 영향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순종학이라는 하나의 종교사상만 연구해도 충분하다는 입장과, 다양한 종교사상과의 교류와 협력 그리고 대화를 토대로 대순종학의 변화를 모색하는 입장이 상호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1995년 설립된 대순종학과가 한국어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30여 년의 역사 속에 Daesoon Religious Studies (1995~2009)를 시작으로 Daesoon Theology (2010~2022)를 지나 Daesoon Studies (2023~)로 영문명이 변경된 것은 대순종학 교수진의 학문적 고민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적응을 의미한다. 물론 각 영문명이 지닌 특징과 차이 그리고 그 한계를 기억하며 명칭 자체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24) 한국종교학회 명칭의 경우에도 한국어 명칭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영문명은 History of Religions에서 Religious Studies로 변경된 바가 있고, 최근 세계학계의 변화에 따르면, Study of Religions 등으로의 변화할 가능성을 지닌다.25)

Ⅳ. 결론 : 학문적 비판과 전략적 침묵

이탈리아 피사대학교의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 1642)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발전시켜 태양중심설을 주장하였지만, 결국에 종교재판장에서 자신의 입장을 철회하고 평생 가택연금으로 세월을 보냈다. 반면에 나폴리 왕국의 도미니코회 수도자 조르다노 브루노(Giordano Bruno, 1548~1600)는 무한 우주론을 주장하다가 자신의 신념을 철회하지 않아서 이단으로 화형을 당했다. 이보다 먼저 중세 피렌체의 도미니코회 수도자 지롤라모 사보나롤라(Girolamo Savonarola, 1452~1498)도 르네상스 시대 교회의 타락과 부정부패를 비판하고 종교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다가 교황 알렉산더 6세가 이단으로 정죄하였다. 사보나롤라는 체포된 채 고문을 받았고,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서 교수형을 당한 후 화형에 처해졌다.26) 이처럼 학문적 주류에 편입하는 방식과 자기 나름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는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이탈리아의 역사적 사례이다.

최근 종교와 정치의 문제는 학문적 담론의 현장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연구 주제이다. 작년 세계종교학회 폴란드 대회에서도 종교와 정치 세션이 학술대회 내내 오전과 오후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한국 종교학계에서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문제 등 종교와 정치의 문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순종학은 종교와 정치의 담론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그 자리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해원상생의 가치와 정신이 분열된 한국 사회와 전쟁이 지속되는 세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를 낼 수 있는지 보다 적극적인 탐색이 필요하며, 한국의 종교문화로서의 가치를 넘어서 인류의 종교문화로서 갖는 의미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내외로 발표하고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종교학과 신학의 관계를 세 가지 유형으로 살펴보았듯이, 학문적 분류체계는 학문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연구재단의 학문 분류에서 대순종학, 원불교학, 일본종교 등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꾸준히 개진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최근 학문적 경향과 사회적 수요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체계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한국종교학회나 한국신종교학회 등 유관학회와 협력하여 종교연구의 기존 분류가 갖고 있는 학술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27) 다만 개별 학자나 종단이 분류의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학회 차원에서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수요조사를 실시한 후 연구재단을 설득할 구체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Notes

1) 이재근, 「세계기독교학의 부상과 연구현황 : 예일-에딘버러 선교운동역사 및 세계기독교학회를 중심으로」, 『한국기독교와 역사』 40 (2014), pp.377-407.

2) 안신, 『종교와 종교학 : 한국적 종교학을 향하여』 (대전: 배재대학교 학술정보처, 2011), pp.99-102.

3) 안신, 『종교와 선교의 이해 : 종교 현상학적 해석』 (대전: 대진사, 2012), pp.72-107.

4) 영국 잉글랜드에 최초로 개설된 랭카스터대 종교학과는 철학과 정치학에 밀려 최근 퇴조하는 분위기이다. 종교학 박사 과정은 제공되고 있지만, 평화학의 차원에서 국제관계대학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5) 안신, 「스코틀랜드 종교현상학파의 ‘기원’ : 니니안 스마트와 앤드류 월스의 종교현상학 연구」, 『종교문화연구』 9 (2007), pp.155-175.

6) 황필호, 「종교학이란 무엇인가 : 종교학과 신학과의 관계」, 『종교학연구』 1 (1978), pp.75-90; 황필호, 「종교학은 비교종교학이다 : 제14차 국제종교학회에 다녀와서」, 『종교학연구』 4 (1981), pp.3-10.

7) 서승숙·안신,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종교인구의 변화와 측정의 문제 : 대순진리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신종교연구』 48 (2023), pp.121-149.

8) 안신, 「종교공동체의 교육적 함의에 관한 연구 : 한국이민교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 42-1 (2020), pp.31-50; 안신, 「미국 사회의 다문화 현상과 종교」, 『종교문화학보』 15 (2018), pp.125-167.

9) 안신, 「한국 신종교연구의 세계화를 위한 과제와 전망 : 한국 신종교학회와 세계 신종교학회의 만남을 중심으로」, 『신종교연구』 26 (2012), pp.205-226; 신광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종교와 신종교학」, 『신종교연구』 45 (2021), pp.1-28; 안신, 「디지털시대에 신종교학의 현재와 미래」, 『신종교연구』 49 (2023), pp.35-60.

10) 이사랑·안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천지(新天地)와 신종교학 : 종교현상학적 해석」, 『신종교연구』 45 (2021), pp.85-109.

11) 방원일, 『조너선 스미스』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25).

12) 신현기,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대한 제도적 설명 : 대통령-의회 갈등이 대통령의 ‘예방적 쿠데타’로 전개된 과정」, 『한국정치연구』 34-3 (2025), pp.71-107.

13) 정진홍, 『한국종교문화의 전개』 (서울: 집문당, 1986); 장석만, 「종교문화 개념의 등장과 그 배경 : 소전 정진홍의 종교문화 개념의 의미」, 『종교문화비평』 24 (2013), pp.13-39.

14) 안신, 「영국과 미국 종교학과의 현황과 전망」, 『종교문화연구』 23 (2014), pp.93-142.

15) 대진대학교 대순사상학술원은 국내외 학자들이 한자리에서 소통하고 대화하며 협력할 수 있는 학문적 자리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2026년 5월 23일 아시아종교연구원(구 한국종교사회연구소)과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여 “현대 사회의 ‘종교’ 경계 만들기”를 주제로 9편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토론되었다.

16) 조현래, 「케데헌 열풍과 한국콘텐츠산업의 정책과제에 대한 고찰」, 『미래성장연구』 11-2 (2025), pp.163-182.

17) 2026년 8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광장에서 청년들이 모여 케데헌의 주제가를 부르며 군무를 추었고, 세계종교학회에서도 대순사상을 다루는 세션들이 구성되었다.

18) 손의성, 「종교의 사회적 책임의 ISO 26000 이해관계자 모델 적용 연구」, 『신종교연구』 44 (2021), pp.153-185; 안신, 「21세기 종교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종교학의 역할」, 『종교연구』 85-1 (2025), pp.9-28.

19) 조해룡, 「선교적 교회론 출현에 있어서 ‘교회와 선교’의 패러다임 변화에 관한 신학 논쟁 :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의 선교신학 논쟁을 중심으로」, 『선교신학』 59 (2020), pp.237-265.

20) 이정찬, 「종교인구통계 해석과 확증편향 : ‘2015 인구총조사’의 개신교 인구 증가 사례를 중심으로」, 『종교학연구』 40 (2022), pp.117-148.

21) 차선근, 『성스러운 건축과 물질종교 : 대순진리회의 영대와 내정, 신앙이 공간 위에 얹어질 때』 (서울: 박문사, 2026).

22) 송현주,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의 불교인식 : ‘열반(Nirvāṇa)’ 해석을 중심으로」, 『불교연구』 55 (2021), pp.195-233; 김진영, 「막스 뮐러의 인종주의적 베다 해석과 오리엔탈리즘」, 『인도철학』 58 (2020), pp.215-244.

23) 안신, 「소전의 반 델 레에우 이해의 특징과 한계 : 종교현상학적 해석」, 『종교문화비평』 24 (2013), pp.292-326.

24) 차선근, 「‘대순종학’의 영문 표기와 지향점」, 『대순종학』 2 (2022), pp.1-32.

25) 세계종교학회는 영문으로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History of Religions로 표기되고 있으나, 영국종교학회는 British Association for Study of Religions로, 유럽종교학회는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Religions로 표기하고 있다.

26) 장금현, 「개혁가 사보나롤라(Savonarola)에 관한 소고」, 『창조과학논문집』 5 (2002), pp.41-52.

27) 차선근, 「『2024 학술표준분류 해설서』의 종교학분야 비판적 검토」, 『종교연구』 85-1 (2025), pp.111-141.

【참고문헌】

1.

김진영, 「막스 뮐러의 인종주의적 베다 해석과 오리엔탈리즘」, 『인도철학』 58, 2020.

2.

방원일, 『조너선 스미스』,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25.

3.

서승숙·안신,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종교인구의 변화와 측정의 문제 : 대순진리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신종교연구』 48, 2023.

4.

손의성, 「종교의 사회적 책임의 ISO 26000 이해관계자 모델 적용 연구」, 『신종교연구』 44, 2021.

5.

송현주,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의 불교인식 : ‘열반(Nirvāṇa)’ 해석을 중심으로」, 『불교연구』 55, 2021.

6.

신광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종교와 신종교학」, 『신종교연구』 45, 2021.

7.

신현기,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대한 제도적 설명 : 대통령-의회 갈등이 대통령의 ‘예방적 쿠데타’로 전개된 과정」, 『한국정치연구』 34-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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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 「스코틀랜드 종교현상학파의 ‘기원’ : 니니안 스마트와 앤드류 월스의 종교현상학 연구」, 『종교문화연구』 9, 200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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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안신, 『종교와 선교의 이해 : 종교 현상학적 해석』, 대전: 대진사, 20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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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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